눈으로 보아서 욕정을 느낀다는 것은, 냄새를 맡거나 피부로 만지는 것과는 달라서, 사람에게만 주어진 고급한 욕정 방법이다. 빛깔 중에서 가장 성적 흥분을 일으키는 것은 빨강 계통이라고 한다. 빛깔 중에서 가장 자극이 강한 빛깔이 빨강인데, 그것도 너무 짙으면 성적 쾌감과는 멀어지는 것같다. 그와는 반대로 파랑과 초록은 조용한 빛깔인데, 억제된 빛깔로 간주된다. 그러나 이것도 일반적인 얘기일 뿐, 그밖의 복잡한 조건이 혼합되면 반대현상도 생길 수 있다. 붉은 입술연지는 분명히 이런 시각자극에 의한 효과를 기대하는 것일테지. 원숭이의 궁둥이가 붉은 것도 자연이 빚어놓은 성적 색채의 발로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

이와는 반대 경우로서, 남성의 수염을 깎고 난 푸르스름한 자국은, 여성에게 남성다운 매력을 주는 모양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그 자극적인 푸르름을 보면, 달려들고 싶어지는 욕정을 느끼는 모양이다.그러나 실제로는 단일색이 독립해서 있는 경우는 드물며, 으례 다른 빛깔과 대비되어 있다. 이러한 색채 조화 중에서 가장 색정적인 경우가 검정과 빨강,검정과 분홍이다.여인의 나체를 그리면서 치모(恥毛)를 빼먹는 까닭은, 아름다움과는 상관없는 욕정을 줄까봐 두려운 까닭이라고 한다. 여인의 피부와 치모와의 조화는 그 너무도 욕정적인 색채 조화이기 때문이다.부부의 침실에는 분홍색 전구를 쓰는 까닭도 욕정을 돋울 목적이란다. 분홍색 전등빛은 방 안을 온통 검정과 분홍 두가지 빛깔로 물들여, 부부에게 특수한 감정을 안겨주는 것이다.

여성의 몸이 지닌 선(線)의 아름다움은 어깨에서 허리·궁둥이·다리에 이르는 완만하고도 긴장된 곡선의 종합미에 있다. 게다가 유방이며 팔, 배에서 넙적다리에 이르는 입체적인 약동미가 곁들여지니, 여체의 아름다움에는 곤혹스러울 따름이다.입체적인 아름다움에는 이른 바 ‘자태’라는 것이 있다. 애인의 눈으로 보면, 사랑하는 여자가 들판을 달려가는 모습이나 장난삼아 운동하는 모습 등도 남자를 끌어당기기에 족한 자태로서 나타난다. 더구나 그런 동작들이 의도적으로 행해지는 경우, 아양떠는 자태가 되어 남자를 현혹 시키기에 족하다.여성의 의상도 문화가 진보됨에 따라서, 성적 효과가 나도록 고안되어 왔다. 네크라인을 유방이 보일 지경으로 파놓는가 하면, 브래지어도 유방을 감추기는 커녕, 도리어 과시할 지경인 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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