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연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 직무대행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미래통합당 회의실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에 참석하며 기자들의 질문공새를 받고 있다. 2020.03.25. [뉴시스]
이석연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 직무대행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미래통합당 회의실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에 참석하며 기자들의 질문공새를 받고 있다. 2020.03.25. [뉴시스]

 

[일요서울] 미래통합당은 25일 4·15 총선 공천과 관련,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을 무효화하고 인천 연수구을 후보로 민경욱 의원을 다시 공천했다.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통합당 지도부는 이날 저녁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이진복 총괄 선대본부장은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또한 공천관리위원회의 단수 추천을 철회하고 부산 금정구, 경북 경주 지역구에 대해 26일 하루 동안 여의도연구원에서 여론조사를 통해 경선을 하기로 했다.

경기 의왕시과천시는 신계용 전 과천시장을 단수추천했다. 화성시을은 임명배 당협위원장을 공천했다.

이 본부장은 연수을 민경욱 의원 재공천과 관련해 "법률적으로 그렇게 심한 사항이 아니라는 판단 하에 민경욱 후보로 최종 결정했다"고 전했다.

앞서 공관위는 민경욱 의원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이 제기되자 공천을 무효화하고 유승민계 민현주 전 의원을 공천했다. 연수을은 공관위의 민현주 전 의원 단수공천 결정을 황교안 지도부가 무르고 경선 끝에 민경욱 의원이 이기는 등 엎치락뒤치락한 바 있다.

이 본부장은 부산 금정·경북 경주 경선 결정과 관련해선 "최고위가 공관위 입장을 고려해 시간이 없어서 두 지역에 대해 각각 후보들에게 동의를 구해 여의도연구원에서 내일(26일) 하루동안 여론조사를 벌여 이기는 사람을 공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금정은 백종헌 전 부산시의회 의장과 원정희 전 금정구청장 간 경선이 확정됐고, 경북 경주의 경우 김석기 의원과 김원길 당 중앙위원회 서민경제분과위원장 등 후보들의 동의를 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당은 총선 공식 후보 등록 하루 전인 25일까지도 공천을 둘러싸고 황교안 대표와 공관위간 샅바싸움이 벌어진 양상이다.

황교안 대표가 새벽에 전격 최고위를 열고 지역구 4곳 공천 재의를 요구하자, 공관위는 오후 회의에서 부산 금정, 경북 경주 등 2곳만 수용하고 연수을 민경욱 의원 공천을 무효화하는 '선상반란'을 일으켰다.

이에 황 대표가 심야 최고위를 재소집해 공관위의 저항을 제압한 격이다. 공관위가 재의 요구를 수용하는 형식을 취하며 공천한 부산 금정(원정희 전 구청장), 경북 경주(김원길 위원장) 마저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더욱이 이석연 공관위원장 직무대행이 "공관위는 지금 회의를 끝으로 해산된다"고 선언하며 최고위로 공을 넘겨, 이대로 공천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비공개 최고위에는 황 대표, 심 원내대표를 비롯해 김광림, 김영환, 이준석, 조경태, 신보라 최고위원, 김재원 정책위의장, 이진복 총괄 선대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회의 도중 조경태 최고위원은 "제대로 공천을 해야지"라며 "공천관리위는 떠나면 그만인 것이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무슨 책임을 졌느냐"고 고성을 질렀다. 조 최고위원은 황 대표를 겨냥해 "대표라는 사람이 나라를 잃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개인적으로 상당히 유감"이라며 "공관위와 마지막까지 조율이라는 측면에서 지난 4~5시간 사이 매끄럽지 못한 의사결정이 많았던 것으로 보여 우려스럽다"고 했다.

그는 공천이 취소된 의왕과천 등 청년 공천과 관련해선 "공관위가 생각하는 원칙과, 최고위 구성원들의 원칙이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 다소 아쉬운 지점이 있다"고 말했다.

신보라 최고위원도 "공관위와 최고위의 공천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보여지게 한 것 같아서 국민에게 송구하다"고 토로했다. 청년 공천에 대해선 "한 청년이 정치적 과정에서 희생양이 된 것이 아닌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로써 공천을 둘러싼 혼란은 일단 종지부를 찍었지만, 황 대표와 공관위 간 줄다리기 대상이 된 부산, 인천 등 지역들에선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인천 연수구을의 민경욱 의원, 민현주 전 의원은 최고위 회의장 앞에 차례로 모습을 드러냈다. 연수을은 공천 결정이 수차례 번복된 지역이다. 민 전 의원은 입장하는 최고위원들에게 '민경욱 허위사실 공표죄 사안의 심각성'이라는 제목의 유인물을 전달하기도 했다.

의왕과천 공천이 철회된 이윤정 후보는 성명을 내고 "공천 절차를 밟은 과정을 묵살하는 이러한 초법적인 행태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최고위에서는 공청 취소의 결정 근거에 대해 밝혀주시기 바란다"고 반발했다. 이 후보는 공관위 회의장을 찾아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밖에 김세연 의원(부산 금정)은 당초 금정 공천을 받았던 백종헌 전 부산시의장의 공천 결격 사유를 열거한 문자를 기자들에게 돌렸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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