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에게서 수줍음을 없앤다면, 여자의 아름다움은 반으로 줄어들고 말 거라고 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자진해서 벌거벗어 온몸으로 애정을 받아들이고, 스스로 희열감을 만끽하는 아내가 있는 건 무슨 까닭일까.이처럼 벌거벗고 싶은 아내의 심리에는 복잡한 요소가 있으며, 사람에 따라서도 꽤 다른 동기가 뒷받침되는 것으로 보인다.맨먼저 들 수 있는 요인으로서 여성의 자기애적인 심리가 있다. 자기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거나 상상함으로써 만족감을 느끼거나 흥분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그 예를 들건대, 여성은 아름답게 화장하거나 치장해서 누가 봐주지 않더라도 자기도취를 느끼는 성향이 있다. 온종일 거울을 보고 있어도 실증이 나지 않는다는 여성의 대부분은 이런 경향을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까닭이라고 한다.벌거벗은 자기의 모습을 스스로 보고 그 아름다움을 생각하며 자기 도취하는 심리는, 확실히 여성적인 향락심리로 여겨진다. 그래서 동성애나 동성끼리의 동반자살이 남성보다 여성쪽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일테지.그러한 자기애적 성향과 안팎을 이루는 심리가 피학심리(被虐心理)다. 남이 자기의 육체를 지켜보고 있다는 수동적인 기분이 흥분을 일으키는 모양이다.예컨대 누드사진을 보고 망칙하다고 짜증내는 여성이 있는가 하면, 대견스럽게 지켜보는 여성도 있다. 여기서 잠깐 심리분석을 해볼 필요가 있겠다. 망칙하다고 짜증내는 여성 심리에는, 질투 감정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누드 사진을 찍는다면 이보다 훨씬 아름답게 찍힐 거라는 자신감과 아울러, 이따위 사진이 이성을 매혹시킨다는 사실에 대한 착잡한 감회. 그것들이 범벅이 되어 망칙하다는 노여움으로 표현되는 것 같다.그 밑바닥에는 자기도 이렇게 남들에게 보여진다면 하는 미묘한 욕구가 작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 모델과 자기를 동일시하여, 자기의 육체를 보여주고 있는 것같은 착각을 일으켜, 거기서 만족이나 쾌감을 느끼는 여성조차 나오는 셈이다. 물론 여기에는 본능적으로 피학성 욕정이 있기 때문이라고 여겨지는 것이다.위의 두가지 잠재심리와는 별도로, 아내가 침상에서 벌거벗고 싶은 심리에는 자기의 성감대를 최대한 애무받고 싶은 감정이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잠옷을 입고 있느니보다 나체인 편이 자극이 강할 건 당연하니, 본능적으로 그런 자세를 즐기는 것도 탓할 게 못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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