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시민당 신현영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권인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원장 등 비례후보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시민당 신현영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권인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원장 등 비례후보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더불어민주당이 참여하는 비례대표 연합정당 더불어시민당과 정봉주 전 의원, 손혜원 의원이 주도하는 비례대표 독자정당 열린민주당이 지난 26일 '친문(親文) 적통 경쟁'을 본격화하고 나섰다.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은 같은 날 다른 장소에서 각각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한 정권 재창출을 외치며 4·15 총선에서 민주당 정신을 계승한 자당을 지지해줄 것을 앞다퉈 호소했다.

연일 강도 높은 톤으로 열린민주당을 비판하고 있는 더불어시민당은 이날도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한 곳으로 힘을 모아줘야 한다"고 피력했다. 범여권 성향 유권자들의 표가 분산될 것을 우려한 조치로 보인다.

다만 총선 이후 민주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열린민주당은 시민당의 이같은 '선 긋기'에도 자당 역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정당임을 표방하며 언론과 검찰, 국회 개혁에 적극 나설 것임을 강조했다.

더불어시민당 비례후보 30명 중 소수정당 및 시민사회 몫으로 선정된 10명의 후보들은 총선 후보자 등록 첫날인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총선에 도전하는 각오를 밝혔다.

이 자리에는 비례후보 앞순위를 부여받은 신현영(1번)·김경만(2번)·권인숙(3번)·이동주(4번)·용혜인(5번)·조정훈(6번)·윤미향(7번)·정필모(8번)·양이원영(9번)·유정주(10번) 후보가 참석했다.

비례후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저희가 우리 이웃을 대신해 정치에 나선 이유는 역설적으로도 미래한국당과 미래통합당 때문"이라며 "불의한 특권정치 세력은 여전히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지난 국회에서 보여준 야당의 국정발목 잡기는 국민의 분노와 함께 왜 정치개혁이 필요한지를 여실히 증명했다"면서 "이런 야당에게 다시 국회를 내줄 수는 없다"고 했다.

특히 "국회가 개혁의 발목을 잡고 있는 한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 성공은 결코 완성될 수 없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은 결국 정권 재창출"이라며 "문재인 정부 성공을 지키고 민주당 성공을 위해 저희도 나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승리를 위해서는 힘을 한 군데로 몰아주셔야 한다"며 "더불어시민당과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와 한 배를 타고 이 격랑을 당당히 헤쳐나가 위대한 대한민국의 위대한 시대를 보란듯이 펼쳐가겠다"고 약속했다.

열린민주당 김의겸 후보를 비롯한 비례대표 후보자들이 26일 서울 여의도 열린민주당사에서 열린 공약정책회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열린민주당 김의겸 후보를 비롯한 비례대표 후보자들이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열린민주당사에서 열린 공약정책회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에 앞서 열린민주당도 같은 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총선 공약정책 회의를 갖고 자당의 정체성과 선명성을 재확인했다. 이 자리에는 정봉주 전 의원과 손혜원 의원을 비롯해 비례후보 19명이 모두 참석했다.

비례후보 1번을 부여받은 김진애 전 의원은 "18대 국회에서 '4대강 저격수'로 활동하며 많은 국민이 기억해줬다"면서 "아마 저의 가치는 반(反) 이명박과 관련한 활동에 많이 집중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열린민주당이 '열린 공천'을 했다는 게 상당히 감탄스럽고 민주주의의 새로운 장을 보는 것 같다. 그래서 열린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상당한 기대가 있는 것 같다"며 "기대만큼 열심히 해서 국회를 개혁하겠다"고 밝혔다.

비례후보 2번인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 비서관도 "짧은 기간 동안 열린민주당에 보내주신 시민들의 성원은 그간 마음 속 깊이 갖고 계셨던 열망의 표출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열망을 받아 안아 이 시대가 가장 원하고 있는, 과거로 끊임없이 회귀하려 하는 저항 세력들을 선거를 통해 확실히 심판하겠다"며 "촛불시민의 개혁인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의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약속했다.

비례 4번인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은 "저는 언론개혁 분야에 특별히 관심이 있다"며 "언론인들과 충분히 소통하면서 언론개혁 분야에서 새로운 개혁안을 만들어내는 데 성심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국 법무부' 검찰개혁추진단장을 지낸 비례 8번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은 검찰개혁을 강하게 피력했다.

황 전 국장은 "어차피 제가 할 일은 다 정해진 것 같다. 검찰개혁을 완수해야 한다"며 "작년에 1차 검찰개혁을 하다가 어중간하게 된 부분이 있다. 마무리지어야 할 일이 21대 국회의 과제다. 그것을 마무리짓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또 "정치 분야에서 기득권이 상당히 있다고 본다. 어깨에 힘주고 거들먹거리는 풍토가 형성돼 있다고 본다"며 "정치 기득권 체제에 도전해보고 싶다. (검찰개혁과 함께) 두 가지가 앞으로 가야 할 큰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정봉주 전 의원은 "어제오늘 10% 넘는 지지율이 나왔는데 첫 출발이 좋다"며 "많은 태클과 견제구가 들어오는데 신경쓰지 말고 뚜벅뚜벅 우리 걸음만 전진하면 국민께 큰 희망이 될 것 같다. 여러 후보들의 선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 일정 등도 잇따라 잡으며 민주당 계열 적통성을 더욱 부각하는 모습이다.

더불어시민당은 보도자료를 내고 "당 지도부와 비례후보들이 오는 27일 서울 동작동 현충원 김대중 대통령 묘역과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다"고 밝혔다.

이어 "더불어시민당 이름으로 출마하는 비례후보 전원이 처음으로 함께 하는 일정을 민주당 뿌리인 두 전직 대통령 묘역 참배로 시작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열린민주당도 오는 29일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할 계획이다. 당은 이날 공지를 통해 "29일 정오 무렵 노무현 대통령 묘역 참배가 예정돼 있다"며 "당 지도부 및 후보단이 모두 참석한다"고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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