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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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곽영미 기자] 2020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이 코로나19 여파로 결국 연기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 정부는 지난 24일 성명을 통해 “오는 7월 예정이던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내년으로 연기하되 늦어도 2021년 여름까지는 치르기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유행)이 선포됐음에도 올림픽 강행 의사를 밝혀오던 일본의 백기투항에 올림픽 참여국들은 대체로 “합리적 결정”이라고 환영 의사를 밝히고 있다.

하지만 사상 초유의 올림픽 연기로 인한 후폭풍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개최국 일본의 경제적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도쿄올림픽 조직위는 지난해 12월 대회 진행을 위해 총 126억달러(약 15조70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보고했다. 여기에 올림픽이 1년 연기됨으로써 일본의 경제 손실액이 일본경제신문은 약 6천억엔(6조7천억원)~7000억엔(7조8170억원)에,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5500억엔(6조1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IOC가 2021년으로 연기된 도쿄올림픽의 공식 명칭을 2020 도쿄올림픽으로 유지하기로 한 이유도 이런 경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이다. 이미 ‘2020 도쿄올림픽’이라는 로고가 박힌 메달·물품·기념품을 새롭게 제작하려면 또 엄청난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비용절감을 위해 다방면으로 애쓰고 있음에도 도쿄올림픽은 역대 가장 많은 예산을 쓴 하계올림픽으로 역사에 남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약 149억달러를 쓴 2012년 런던올림픽이 최고 기록이었다.

올림픽 출전 선수들의 자격 유지도 풀어야할 숙제로 남겨졌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출전권을 획득한 선수들은 올림픽이 연기돼도 불이익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선수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IOC에 따르면 도쿄올림픽 전체 참가 선수 1만1000여명 가운데 57%가 선발된 상태다. 유도·레슬링·배드민턴·육상·수영 등 아직 올림픽 출전이 확정되지 않은 43%의 선수들은 기준기록과 세계랭킹에 따라 출전권을 획득하게 된다. 이에 어느 시점에 기준기록과 세계 랭킹이 잡히느냐가 출전권 획득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가장 문제가 되는 종목은 야구·여자배구 등의 구기 종목이다. 국가 자격으로 출전권을 획득한 만큼 대표 선수 변경이 가능하기에 연기 기간 중 교체 요인이 발생하면 대표팀에서 탈락하게 되는 비운의 선수가 될 수도 있다. 특히 올림픽 남자축구는 ‘23세 이하’라는 나이 제한마저 있다. 이에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며 내년 24세가 되는 선수들은 해당 규정이 변경되지 않으면 올림픽 출전이 불가능해진다. 1997년생인 원두재, 이동경, 백승호 등이 여기에 속한다.

올림픽 본선 티켓을 딴 다른 국가들에서도 참가 연령 확대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대한축구협회도 IOC와 FIFA의 공식입장을 기다리며 참가 연령 확대를 위한 공동 대응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다른 국가들의 동향을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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