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요직 독식한 검찰 하나회 명단”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 [뉴시스]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 [뉴시스]

 

[일요서울]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시절 검찰개혁 추진지원단을 이끌었던 황희석(53·사법연수원 31기) 전 법무부 인권국장이 윤석열 검찰총장 등을 ‘국정농단·쿠데타’ 세력으로 지목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2일 황 전 국장은 이날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검찰발(發) 국정농단 세력, 쿠데타 세력 명단 최초 공개’라는 글을 올렸다.

 

명단에는 윤석열‧여환섭‧윤대진‧한동훈·박찬호·이두봉 등 포함

“사실 확인은 기본...진중권은 소설가” “정치검사 리스트가 정확한 표현”

 

황희석 전 국장은 “평소 추적하면서 쌓아온 제 데이터베이스와 경험, 그리고 다른 분들이 제공한 정보에 기초한 것”이라며 “아직도 고위직에 그대로 많이 남아있다. 국민들이 야차(夜叉·귀신)들에게 다치지 않도록 널리 퍼뜨려 달라”고 적었다.

황 전 국장이 “쿠데타 세력”이라며 지목한 검사는 모두 14명으로 윤 총장 및 검찰 고위 간부들이 포함돼 있다. 여환섭 대구지검장과 윤대진 사법연수원 부원장, 한동훈·박찬호·이두봉 검사장 등이 명단에 포함됐다.

명단에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뇌물 의혹 사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 삼성 관련 의혹과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의혹,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및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사건 등의 수사를 지휘한 검사 등이 포함돼 있다.

 

황희석 전 국장

“조국 사태는 검찰 쿠데타”

 

황 전 국장은 이날 비례대표 정당 열린민주당의 비례대표 후보자로서 참석한 기자회견에서도 “‘조국 사태’는 정확히 규정하자면 검찰 쿠데타”라며 “쿠데타를 진압하기 위해 애를 쓰다가 새로운 꿈을 가지고 올해 검찰개혁을 완수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올해 안에 반드시 정리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법조계에서는 전직 법무부 국장이자 검찰개혁을 추진하던 황 전 국장이 후보 출마와 함께 이 같은 글을 올린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경율 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은 SNS에 해당 명단에 대해서 “황 후보(황 전 국장)의 말을 빌리자면, 현 정부가 갖고 있는 법무부 블랙리스트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진중권 전 교수

“출마용으로 만든 건가”

 

황 전 국장의 이 같은 발언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진 전 교수는 지난 24일 황 전 국장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비롯한 14명의 검사 명단을 작성한 것과 관련, 이날 페이스 북에 올린 글에서 “그 해명에는 블랙리스트 작성 동기가 전혀 안 나타나 있다”며 “블랙리스트 작성 시점은 나중에 검찰에서 밝혀야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 리스트는 어떤 시점에 어떤 동기에서 어떤 용도로 만든 건가. 이번에 그냥 출마용으로 만드신 건가”라며 “정치 검사 리스트? 검찰에 있다가 정치인으로 변신한 유일한 놈이 (황희석) 본인이다.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8번 황희석 후보님. 이 분이 개그를 하시나”라고 비아냥거렸다.

진 전 교수는 또 “진중권은 소설가”라는 황 전 국장의 발언을 언급한 뒤 “소설은 자기가 썼죠. 조국=조광조, 윤석열=대윤”이라며 “역사 판타지 소설(을 쓴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황 전 국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진 전 교수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사실 확인을 전혀 하지 않는 게으름부터 지적하겠다”며 “사실 확인은 기자라면 기자, 학자라면 학자의 기본 아닌가. 그렇기에 진중권은 소설가”라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는 “내가 공개한 리스트는 퇴직한 뒤인 2020년 1월 중순 추미애 장관 하에 이뤄진 검찰 고위간부인사까지 포함해서 만든 것”이라며 “검찰 요직을 독식한 검찰 하나회 명단”이라고 주장했다. 또 “검찰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수사권과 기소권을 남용하며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를 뒤흔들고 좌지우지하려고 갖은 음모를 꾸미던 정치검사 리스트가 정확한 표현”이라고 덧붙였다.

 

열린민주당 비례 8번

2017년 9월 인권국장 임명

 

황 전 국장은 지난 24일 열린민주당의 4·15 총선 비례대표 후보 발표에서 8번에 배치됐다.

열린민주당은 이날 오후 3시부터 10시까지 총선 비례대표 후보 명부 확정을 위한 전당원 투표를 진행, 98.0%의 찬성률로 비례대표 후보 명부를 승인했다.

변호사인 황 전 국장은 2017년 9월 박상기 전 법무부장관 시절 탈(脫) 검찰화 방침에 따라 비(非) 검사 출신으로 인권국장에 임용됐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때는 장관 직속 기구로 출범된 검찰개혁 추진지원단 단장에 임명됐다. 그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사무차장과 대변인 등을 지냈고, 2006년 사법개혁추진위원회에서도 활동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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