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발 ‘자가격리’,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국사회 풍경을 바꾸고 있다. 당장 인륜지대사인 결혼이 연기되고 그러잖아도 우울한 장례식장 분위기를 더 암울하게 만들고 있다. 대의 민주주의 ‘꽃’으로 불리는 선거가 다음 달로 다가왔지만 정당과 출마자들 그리고 언론만 관심이 높지 일반인들은 냉담하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들은 한숨이 깊어 가고 월급쟁이들은 하루하루 힘들게 버텨내고 있다. 취업을 앞둔 청년들은 기업들이 코로나발 불경기로 신규채용을 미루면서 본의 아니게 자가격리 신세로 전락했다. 먹고 살기 팍팍하니 우리 지역에 누가 출마하느냐는 무관심하다. 여야 출마자들도 마스크를 쓴 채 한정된 지역에서 선거운동을 하다 보니 유권자가 후보자 보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선거 전문가들은 올해 총선이 역대 선거 중 투표율이 가장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의무적으로 투표를 하던 노인층은 코로나 공포심으로 투표를 위한 외출이 꺼려질 수밖에 없다. 젊은층은 젊은층대로 투표를 할 동인을 찾기가 어려운 현실이다.

그나마 정치에 민감한 30·40·50대가 투표장에 나서야하지만 여야가 비례대표 정당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선택을 강요하는 꼼수 행태가 못마땅한 것도 사실이다. 그나마 중도층에서 지역구 후보자에겐 소신투표를 하고 비례대표 투표에선 진보정당을 찍어 왔지만 최근 정의당의 비례공천 명단을 보면 ‘애들 장난하는’ 것 같은 어리숙함에 한표 던지는 것을 머뭇거리게 만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4.15총선의 최대 변수로 투표율이 부상했고 여야 희비를 교차하게 만들 공산이 높다. 콘크리트같은 진보 보수 양 진영 지지자들이 얼마나 많이 투표장에 가느냐에 따라 후보자들의 당락과 당의 운명이 갈릴 전망이다. 

이럴 경우 승리는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승리할 공산이 높다. 촛불세력, 친조국 세력 등 친문 지지층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세력보다 세가 강하고 전략적 투표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노인층의 투표 불참이 현실화된다면 보수정당으로선 치명적이다. 

젊은층의 투표 불참은 아무래도 진보층에게 불리하겠지만 역대 총선에서 투표율이 고연령대보다 낮았다는 점에서 당락을 좌우할 변수는 아니다. 여기에 더해 중도층마저 투표장에 안 갈 경우 한줌의 여야 강성 지지자들에 의해 민의가 왜곡될 수 있다. 결국 코로나 정국이 아이러니하게도 야당보다는 여당에게 호재가 될 공산이 높다.

결국 대의민주주의 꽃인 선거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선 젊은층부터 노인층까지 투표장에 나서야 한다. 다수가 참여할수록 민의가 왜곡될 소지가 적고 여당 심판론이든 야당 심판론이든 평가가 나오고 정치권이 결과에 정신을 차리고 국민을 바라보며 일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저조한 투표율에 의한 민심왜곡의 최대 피해자는 국민이다. 오만해진 여당과 자포자기를 넘어 자해 수준의 정치가 불러온 국민적 폐해는 20대 국회에서 많이 목도했다. 더 이상 여야 권력게임에 국민이 놀아나선 안 된다. 4.15총선일 투표장에 많은 국민이 나서야 한다. 코로나 공포심보다 필자는 왜곡된 민심으로 선출된 자들의 타협 없는 오만과 패배자들의 자해 정치가 더 공포스럽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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