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까지 사업 확장...“동남아 시찰, 해외 진출 가능성↑”

호반건설 서초 신사옥. <호반건설 홈페이지>

 

[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국내 경영 환경이 갈수록 악화하면서 기업들의 탈한국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생산기지와 법인을 해외로 옮기는 추세가 이어지는 것이다. 2013년부터 2018년 말까지 6년간 국내 투자자가 해외에 설립한 신규법인은 1만9617곳으로 2만 사에 육박한다. 반면 해외로 나간 기업들을 국내로 유인하기 위한 유턴법이 2013년 말부터 시행됐지만 실제 돌아온 기업은 소수에 그쳤다.
최근 한국 기업들은 해외 시장에서 법인을 설립하고 직접투자, M&A 등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과도한 규제와 포화된 국내 시장, 높은 운영비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국내 운영 환경과 달리 저렴한 인건비와 법인세 면제, 각종 인센티브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일요서울은 해외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위상을 높이며 활약하는 기업들을 살펴봤다. 이번 호는 국내 건설 시장 성공을 발판 삼아 해외 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호반건설에 대해 알아본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 등으로 건설시장 분위기는 얼어붙었다. 정부가 시행하는 주52시간 근무제 등은 건설업계 생산 환경을 저하시킨다는 분위기다. 국내 건설업계는 국외 건설사와 인건비 경쟁에서도 밀리는 상황이다. 또 금융지원도 열악해 정부의 근무시간 규제에 업계는 답답함을 호소 중이다. 원가상승 또한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주52시간 근무제를 적용할 때 한 회사의 현장 30곳 공사 기간은 평균 4.2개월 더 소요되고 공사 기간 지연 시 현장 1곳당 156억여 원에 달하는 지체보상금이 발생한다.

업계, 해외 주택사업
시도 가능성 제기

건설업계 분위기가 침울한 가운데 국내 건설 시장에서 기틀을 잡은 호반건설이 해외 진출을 모색 중이다. 사실 호반건설은 해외건설종합서비스에서 발표한 ‘2019년 종합건설업자 시공능력평가’에서 10위 안에 든 건설사 가운데 해외사업을 하지 않는 유일한 곳이다. 업계에서는 호반건설이 해외 플랜트 사업보다 해외 주택사업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해외 주택사업의 경우 해외 플랜트 사업보다 상대적으로 진입장벽 및 위험도가 낮기 때문이다. 특히 신중한 스타일을 보여 온 호반건설이기에 해외사업 진출 가능성에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12월 총 70개 협력사를 초청해 3차에 걸쳐 동남아 시장 개척을 위한 해외 시찰을 진행했다. 지난해 11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1차 시찰을 시작으로 태국 방콕에서 2차 시찰을 진행했고 베트남 호치민에서 3차를 진행했다. 호반건설은 현지 전문가 초청 세미나. 현지 건축물 견학, 해외 판로 개척 및 사업 현황 조사를 하며 협력사 간 상호협력 증진을 위한 소통의 시간을 마련했다. 2018년과 올해 각 200억 원씩 총 400억 원의 상생협력기금을 출연하기도 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동남아 시찰은 협력사들과 해외 시장 개척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소통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국내 사업 활약 발판
사업 영역 확장 눈길

지난 2년간 호반건설은 호반그룹과 함께 약 6000억 원 규모를 투자해 여러 건의 거래를 성사시키며 발을 넓혔다. 호반건설은 2018년 말 연결기준 보유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6300억 원, 유동자산 2조6900억 원, 재고자산 용지는 4200억 원 규모를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호반건설은 국내에서의 사업 활약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지난해 말 호반건설 계열사인 ‘호반프라퍼티’가 삼성금거래소의 지분 43%를 사들였고 지난해 6월에는 가락시장 도매시장법인 ‘대아청과’를 564억 원에 인수하며 사업 영역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2011년에는 판교 스트리트형 쇼핑몰인 ‘아브뉴프랑’을 론칭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아브뉴프랑 판교점을 시작으로 2015년 아브뉴프랑 광교점, 2018년 아브뉴프랑 광명점을 성공적으로 론칭해 운영 중이다.

2016년에는 울트라건설을 200억 원, 2017년에는 제주퍼시픽랜드를 800억 원에 인수하는 등 기업 인수합병(M&A)에서도 꾸준히 모습을 드러냈으며 또 최근 3년간은 레저사업 영역 확장에도 주력하고 있다. 2018년에는 자산 6000억 원 규모의 리솜리조트를 인수 후 ‘호반호텔앤리조트’로 사명을 바꿔 출범시켰다. 지난해에는 덕평CC, 서서울CC를 인수해 현재 국내 7곳, 해외 1곳의 리조트와 골프장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호반건설은 사업 다각화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투자 및 지원 사업인 액셀러레이터 사업까지 진출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액셀러레이터 법인인 ‘플랜에이치벤처스’를 설립하고 모기업과 시너지 창출을 위해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진행 중이다. 플랜에이치벤처스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진행하는 2019년 하반기 창업 지원 프로그램 팁스(TIPS)의 신규 운영사로 선정됐다.

호반건설은 제주도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지난 1월 호반건설은 제주도 ‘오등봉 근린공원 민간특례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최종 평가 결과 호반건설 컨소시엄(호반건설, 청압기업, 리헌기술단, 대도종합건설, 미주종합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호반건설은 오등봉공원에 ‘건강한 도시숲’과 ‘문화품격 제주 예술공원’의 조성을 제안했다. 제주시 중심권 녹지 축인 오등봉공원 52만㎡(15만7300평) 부지에 콘서트홀, 어울림광장 등 예술공원을 조성해 기부채납했다. 또 일부 부지에 공동주택 등 비공원 시설을 신축할 예정으로 사업 규모만 총 1조 원에 달한다. 앞서 호반건설은 인천 연희공원, 경북 안동 옥송상록공원, 경북 경산 상반공원 등 전국 6곳의 민간공원 특례사업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해당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기도 했다.

최승남 호반그룹 부회장은 “불확실한 경쟁 상황 속에서 호반건설은 올해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며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올해 1만5000여 가구 분양을 성공적으로 이뤄내기 위해 노력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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