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제각기 다른 생명을 지니고 태어나는 것같다. 그리하여 어떤 자각이 왔을 때, 하느님이 축복으로서 뇌 모르핀(쾌감 호르몬)을 주니, 그거야말로 사는 즐거움의 발견이다.아주 막말로 하자면, 사람은 ‘쾌감원칙’ 에 충실하게 살고있는 동물이다. ‘뇌 모르핀’ (쾌감 호르몬) 이라는 관점에서 사람을 바라보면, 뇌 모르핀을 분비하는 노릇만을 기를쓰고 추구하고 있는 모습이 떠오른다. 그것을 저급한 욕망으로 충만시키고 있다면, 우리는 파충류나 가축과 큰 차이가 없는 존재로 떨어져버린다.다행한 노릇은 뇌 모르핀 계통과 전두연합이 연동되어 있다는 점이다.

전두연합에는 사람의 지혜가 저장되어 있어서, 그것이 쾌락신경과 직결되어 있으므로, 사람은 즐기면서 높은 경지로 올라갈 수 있는 것이다. 예컨대 어린애가 진흙탕에 넘어졌다고 치자. 그런 때 자기 옷이 흙투성이가 되면서도 도와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전혀 못본체 해버리는 사람도 있다. 이때, 도와준 사람의 심리는 대체 어떠한 것일까. 자진해서 제가 진흙 투성이가 되면서까지 남을 도왔으니까, 누가 보더라도 훌륭한 행위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것도 자기의 뇌가 요구해서 한 결과니까, 좋은 기분을 맛볼 수 있었을 것이다.

도와주려 하지 않았던 사람은, 자기의 뇌가 요구하지 않았던 것이다. 요구하지 않건만 의무나 책임감에서 했다면, ‘노르 아드레날린의 세계’니까 결국은 자기가 손해다. 그런 줄 아니까 도와주려 하지 않았던 것인데, 그런 사람은 결국 하느님한테서 축복받지 못하는 사람일테지. 온세상을 둘러봐서 ‘뇌 모르핀’ 을 제멋대로 나오게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요가의 행자일 것이다. 육신을 최대한 아프게 해서 뇌 모르핀을 내는 훈련을 쌓았으므로, 언제 어디서나 쾌감을 느낄 수 있다. 부럽다면 부럽다고도 하겠지만, 자진해서 제자가 되어 가르침을 받을 기분은 들지 않는다. 솜씨좋은 마술사를 만난 듯한 놀라움은 있으나, 결코 정신적으로 높은 경지에 있는 것같지는 않다.

그들의 뇌 모르핀 분비는, 별로 높은 수준은 아닌 듯싶다. 사람은 제각기 다른 사명을 지니고 태어나는 것같다. 그리하여 어떤 자각이 왔을 때, 하느님이 축복으로서 뇌 모르핀을 주어, 더할 나위 없는 충실감과 도취감, 그리고 전향적인 사고방식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그거야말로 사는 즐거움의 발견이다. 자기의 사명을 깨달았을 때, 그 이후의 인생은 영원히 두절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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