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LG·SK 코로나發 공장 ‘가동 중단’ 

반도체, 자동차, 가전 공장들이 차례로 가동중단에 들어가면서 코로나發 제 2의 경제위기 도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일요서울, FDA]
반도체, 자동차, 가전 공장들이 차례로 가동중단에 들어가면서 코로나發 제 2의 경제위기 도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일요서울, FDA]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현대자동차의 인도, 러시아, 터키, 미국, 체코, 브라질 공장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가동을 멈췄다. 기아자동차는 미국, 슬로바키아, 인도 공장이 가동을 중단했거나 멈출 예정이다. 반도체도 심각하다. 지난해 7월 일본의 주요부품 3종 수출규제로 어려움을 겪은 상처가 낫기도 전에 네덜란드와 미국의 장비 공장들이 ‘가동 중단’에 들어가면서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가 직격탄을 맞게 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유럽 및 남미 가전 공장들도 연이어 ‘셧다운’에 돌입했다.

 

자동차 시장 수요절벽 만나…중국 수출 90% 대 하락
반도체 생산, 장비 부품 공장부터 도미노 가동 중단 우려

 

2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글로벌 7개국 공장 가운데 중국을 제외하고는 모두 멈췄다. 기아차는 중국과 멕시코 공장만 가동되고 있으나, 미국 자동차 시장과 직접 관련이 있는 멕시코 공장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절벽을 만나면서 가동을 중단할 가능성이 커졌다.

현대차가 판매절벽과 글로벌 공장 ‘가동중단’으로 고민에 빠진 사이 현대차의 주가도 절반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13만 원대에서 급락한 이후 겨우 8만 원선으로 회복은 됐으나, 6년 연속 신차 실패로 걷잡을 수 없이 하락하던 2018년 보다 더 내려갔다.
 
가동이 유지되고 있는 중국 공장도 사정은 좋지 않다. 중국내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90%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현대차 중국시장 판매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 비해 90%대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불황과 공장의 ‘가동중단’에 따른 여파가 국내 자동차 부품 업체들까지 도미노현상을 만들어 낼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국내 한 자동차 부품업체 관계자는 “현대차를 포함한 국내 자동차 기업과 중국, 미국, 유럽 자동차 기업에 주요 부품을 제공하고 있다”며 “당장은 기존대로 납품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걱정은 큰데,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 없어 대책을 세울 수도 없다”고 말했다.

자동차 시장이 얼어붙고 공장이 가동을 멈추는 가운데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은 반토막 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식을 사흘간 677억 원어치 사들이면서 주가 방어에 나서기도 했다. 

반도체 세계 3대 장비공장 ‘STOP’

삼성전자 반도체도 올해 상반기 상황은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코로나19에 반도체 관련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부품업체들이 타격을 입고 있다. 가동 중단 및 출하가 인하에 미국과 유럽 수요 급락까지 맞물리면서 어느 곳 하나 쉽게 막을 수 있는 곳이 없다. 증권가에서는 이미 수익감소를 전망하고 있다.

미국 반도체 장비 기업 램리서치(Lamresearch)는 지난 3월 17일 미국 프리몬트와 리버모어 공장의 가동 중단에 들어갔다. 최초 3주간 공장 가동을 멈출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바이러스 확산 추세가 심각단계에 놓이면서 언제 재가동에 들어갈지 예측할 수가 없게 됐다.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MAT)도 지난 3월23일 코로나19 전염병이 공급망과 제조 운영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태라며, 미국정부의 폐쇄 명령과 전 세계 항공사 일정의 축소로 물류 운영이 중단됨에 따라 올해 2분기 사업 전망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장비기업 ASML은 이보다 앞서 재택근무 및 2개조 편성에 들어갔다. 27일 기준으로 전날 보다 852명 증가한 6412명이 확진됐다. 프리츠 반 하우트 ASML 최고책임자는 “지금까지는 생산이 정상 유지돼 왔다”며 향후 확진자 확대 및 정부의 조치에 따라 상황이 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ASML은 10나노 미만 극미세 공정을 구현하는데 필요한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삼성전자 경기 화성 공장에 지은 파운드리 생산라인은 ASML 장비를 기반으로 한다. 이로써 올해 비메모리 분야 확대의 원년으로 삼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계획에도 차질을 빚게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LG전자 가전 공장도 가동 중단

ASML 측은 “클린 룸에서의 작업이 코로나19 바이러스로부터 보호되는 환경을 만들어 생산에 차질은 없으나, 가장 큰 위험은 5000여개 공급 업체의 잠재적 붕괴에 있다”며 “그 가운데 790 개는 ASML 시스템 생산에 직접적인 재료와 장비를 제공한다”고 말해 ASML에 부품을 제공하는 업체들의 위기가 반도체 생산 공정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냈다.

한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계 최대 가전 공장등도 가동중단에 들어가 업계에서는 “생산과 공급에 지장이 없지 않다”는 전망이 나왔다. 

삼성전자의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 유럽의 TV 공장과 남미 브라질의 가전 공장이 가동 중단에 들어갔다. LG전자의 폴란드 TV공장도 폴란드 정부의 요청에 따라 코로나 대응 위해 공장 근무 인력을 줄이고 생산량 조절에 들어갔으며, 미국 테네시 공장은 가동이 중단됐다. 멕시코 공장도 조치를 기다리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자동차, 반도체, 전자 등 산업계는 코로나發 제 2의 경제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미국이나 유럽 상황이 좋지 않아 각국이 대응 방안으로 이동금지나 공장 가동 중단 등의 조치를 내려 이에 따르고 있으나 하루빨리 회복되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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