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임상학적 발현 증상 더뎌 생물학적 특성 고려한 조기 진단 어려워⋯

최근 환자 중에 과거 위암을 조기 발견하여 완쾌되고 건강한 생활을 하다가 급작스럽게 생긴 황달로 검사 후 췌장암 진단을 받았다. 몇 년 동안 다른 질환으로 지속적인 치료를 받던 환자라 오랫동안 지켜본 바로는 특별히 증상이 없었으나 갑자기 생긴 황달 증상으로 급하게 검사 받아보시라 권유하였고, 검사 후 진단 통보로 필자도 상당히 당황했다.  

췌장암이란 췌장에 생긴 암세포로 이루어진 종괴로, 조직학적으로는 췌장 선암(pancreatic ductal adenocarcinoma)이 모든 췌장암의 90%를 차지하며 통상 췌장암으로 통용되고 있다. 췌장암은 후복막에 깊이 위치하고 두께가 얇은 췌장의 해부학적 특성으로 인해 조기 증상이 없으며 비교적 초기부터 활력 장기로 침윤하므로 절제 가능한 예가 적고 수술후의 이환율이 높으며 근치적 절제율의 향상을 보이고 있으나 장기 생존율이 낮은 소화기암 중 가장 예후가 불량한 암의 하나다.

국가 암 정보센터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2016년 한 해 동안 췌장암의 발생률은 9위였으나, 2012년~2016년의 5년 상대 생존율은 췌장암이 11.4%로 가장 낮았다. 또한 2018년 미국에서 발표된 통계에 따르면 췌장암 발생은 55,440으로 10대 암에 들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사망자 수는 9위를 차지했으며 2008-2014년 5년 상대 생존율은 9%에 불과했다.

발생 빈도가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내는 암으로 임상적으로 증상의 발현이 늦으며 신경조직의 친화도가 높고 원격전이가 조기에 발생하는 생물학적 특성과 주요 맥관이 근접주행하고 후복막강에 위치하는 해북학적인 특징으로 인해 조기 진단과 외과적 접근이 어려우며 치료 후에도 생존율이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예후가 매우 불량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즉, 발생초기 진단 가능한 특이적 증상이나 징후가 없고, 발병 초기부터 매우 악성의 경과를 보이며, 주변에 주요 혈관들이 위치하여 상대적으로 작은 종양도 근치적 절제가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증상 없이 초기에 발견되더라도 수술 후 미세전이 및 림프절전이가 많고 대부분 재발하기 때문에,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 치료가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생존율에 큰 변화는 없다.

체장암의 조기 증상은 비특이적인 경우가 많으며 상복부 불쾌감, 식욕 감퇴, 소화불량 등이 나타나며 암이 진행되어 췌장 주위 신경총의 침윤에 의한 심한 복통 또는 담관, 위장관의 폐색에 의한 황달, 구토증의 증상이 발생한 후 진료를 통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췌장암으로 진단된 환자의 내원 시 주증상으로 황달 47.4%, 복통 40%로 진행암의 증세가 87.4%에 달하였으며 3기와 4기의 진행암으로 진단된 경우가 전체의 84.2%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췌장암의 진단에서 위치 진단과 원격전이 여부와 절제 가능성의 판단에서 컴퓨터 단층촬영이 가장 유용하며 팽대부의 병변이나 췌장염의 동반의 판별과 컴퓨터 단층촬영으로 확인이 어려운 작은 병변의 진단에는 내시경적 담췌관 조영술이 사용되며 최근에는 비침습적인 자기공명 담췌관 조영술의 유용성이 강조되고 있다.

췌장암의 경우 경피적 생검은 수술대상이 아닌 경우에는 출혈, 누공, 암 파종등의 가능성을 고려하여 시술하지 않고 있으며, 췌장암의 조기진단을 위한 종양표지자로서 CA19-9는 약 80%의 진단율을 가지며, CA19-9와 CEA가 췌장암과 양성 병변의 감별에 100%의 특이도를 보이며 특히 CA19-9는 암이 진행할수록 수치가 상승한다고 보고 하였다.

췌장암의 치료는 초기에 주위 림프절로 전이가 발생할 뿐 아니라 대부분 진단 시에 방사선학적으로는 감지못하는 잠재성 미세간 전이가 발생되며 항암제에 대한 감수성이 낮고 지난 수년간 시행된 신약의 제 2상 연구결과를 종합하면 20%이상의 반응률을 나타낸 약제는 없으며, 여러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15% 이상의 반응률을 나타내는 약제도 5-FU(5-fluorouracil)를 제외하고는 없으며 5-FU 자체도 반응율이 0-60%까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어 모든 환자에게 시행할 수 있는 표준 항암 치료에 대해 논란이 있음을 보고 하였다.

상기한 여러 가지 원인으로 췌장암의 경우 근치적 절제술이 시행되며 근치적 절제술의 경우에도 반수 이상에서 재발하며 생존율은 10% 정도이다.

한의학에서는 암(癌)을 옹저(癰疽)와 적취(積聚)등에서 취급하고 있으며, 그 원인으로 풍(風), 한(寒), 서(暑), 습(濕), 조(燥), 화(火)의 육음침습(六淫侵襲)에 해당하는 외인(外因)과 칠정내상(七情內傷), 음식노권(飮食勞倦) 등의 발생 원인에 의해 기혈어체(氣血瘀滯) 담습응취(痰濕凝聚)의 병기가 발생되고 기체혈어(氣滯血瘀), 진고담결(津枯痰結)의 병리적 현상이 발생되어 결국 암이 형성되는데, 암을 비롯한 모든 질병은 인체를 정체관적 개념에서 정기(正氣)와 사기(邪氣)의 성쇠에 의해 발생된다고 했다. 치료에서는 변증시치(辨證施治)에 근거하여 초기의 적괴불대(積塊不大), 정기미허(正氣未虛)한 경우에는 행기활혈(行氣活血), 연견소적법(軟堅消積法)을, 중기의 적괴점대(積塊漸大), 정기점상(正氣漸傷)하여 사성정허(邪盛正虛)한 경우에는 공보겸시법(攻補兼施法)을 말기의 적괴견경(積塊堅硬), 정기손상(正氣損傷)이 심한 경우에는 부정배본법(扶正培本法)을 사용한다. 비록 여전히 서의학적인 수술, 화학요법, 방사선요법 등이 암 치료의 가장 중요한 근간을 이루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으나 그 부작용과 치료 한계로 다양한 방면의 치료적 접근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특히 한의학이 서양의학의 단점과 한계를 보조하는 수단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암은 그 차체로 무섭고 치료가 어려운 질환이지만 그중에 특히 췌장암은 예후가 불량하고 조기 진단이 어려운 질병이니 평소 생활습관을 바르게 하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겠다.

<참보인 한의원 원장>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