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숙의 몸과 인문학] 저자 고미숙 / 출판사 북드라망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TV 프로그램에 나와 전신성형을 하는 사람들은 말한다. 못생겨서 무시당했다고, 그래서 자신감을 얻고 싶었다고. 새빨간 거짓말이다. 자신을 무시한 건 바로 자신이다. 자신이 이미 자신을 하찮게 여기고 있는데 남들이야 당연한 거 아닌가. 실제로 우리는 우리 자신을 포함하여 가족 친지들의 이목구비도 잘 모른다. 이목구비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이목구비가 만들어 내는 표정과 생기를 보기 때문이다. 표정과 생기는 포착 불가능하다. 그래서 진정으로 타인들과의 소통을 원한다면 기운의 배치를 바꾸어야 한다. 활발하면서도 여유 있게.” 

조선시대 의관 허준이 중국과 조선의 의서를 집대성해 1610년에 저술한 의서인 동의보감에서 나오는 몸과 우주에 대한 의역학을 현대인의 삶에 비추어 재해석한  책 ‘몸과 인문학’의 저자 고미숙 고전평론가가 강조한 말이다. 

현대의학에서 나오는 정과 기와 신에 대한 기본적인 원류를 동의보감에서 찾아 우리 사회의 문화, 정치, 경제 등을 진단한 인문 비평 에세이로 동양의학과 역학에 대한 입문서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저자는 몸, 교육, 정치.사회, 경제, 여성, 가족, 사랑, 운명이라는 심지를 세우고 새로운 시선으로 현대인들이 제대로 알아두어야 할 인문학을 제시한다.  

특히 저자는 우주와 같은 몸을 삶의 ‘구체적인 현장’이자 ‘유일한 리얼리티’라고 강조한다. 건강은 삶에 대한 지혜와 결부시켜 이해해야 한다고 독자에게 강조하면서 여성성과 지혜를 결합하기도 하고 정치와 양생이 마주하는 합일점을 찾으면서 교육의 원리와 음양의 이치가 교차하는 지점을 찾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특히 동의보감 식으로 해석한 양생의 방법을 짚어준 부분이 인상적인데, 생명의 정, 기, 신을 자양하는 수련법을 위해서는 사회적 윤리를 닦는 ‘수양’과 생사의 관문을 넘는 ‘수행’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서 저자는 “생명의 핵심이 ‘수승화강’이듯 잘 산다는 건 사회적으로 좋은 관계를 맺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관계의 능동성과 생리적 순환은 함께 가기 때문이다. 한편, 삶과 죽음은 하나다. 죽음에 대한 성찰과 훈련이 없이 잘 산다는 건 불가능하다. 늘 두려움과 공포를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 원초적 불안으로부터의 자유, 이것이 곧 수행이다. 따라서 양생에는 수련과 수양, 또 수행이라는 ‘세 바퀴’가 필요하다. 이것이 곧 ‘좋은 삶’을 위한 최고의 기술이다”고 전한다.

이 책을 접한 한 독자는 “문체가 구어체로 강연을 듣는 것처럼 이해하기 쉬웠고 몸이라는 관점에서 사회 현상을 이해하는 색다른 시선이 열린 것 같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다르게 느껴지고 사회현상을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이 인문학의 참맛인듯하다”하는 서평을 남겼다.

강원도 정선군의 작은 광산촌에서 자란 저자는  춘천여자고등학교를 거쳐 고려 대학교 박사학위를 마치면서 몸과 삶과 글의 일치를 강조하며 ‘ 아는 만큼 쓰고, 쓰는 만큼 사는’ 길을 걷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저자의 또 다른 저서로는 열하일기 삼종세트(‘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삶과 문명의 눈부신 비전 열하일기’, ‘세계 최고의 여행기, 열하일기’ (전2권), 동의보감 삼종세트(‘동의보감,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을 찾아서’,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 : 사주명리학과 안티 오이디푸스’, ‘고미숙의 몸과 인문학 : 동의보감의 눈으로 세상을 보다’), 달인 삼종세트(‘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 ‘사랑과 연애의 달인, 호모 에로스’, ‘돈의 달인, 호모 코뮤니타스’), ‘한국의 근대성, 그 기원을 찾아서’, ‘이 영화를 보라’, ‘임꺽정, 길 위에서 펼쳐지는 마이너리그의 향연’, ‘윤선도 평전’, ‘두 개의 별 두 개의 지도 : 다산과 연암 라이벌 평전 1탄’’세계 최고의 여행기 열하일기 상,하’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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