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열병’원인과 예방‘열’동반한 설사·복통 증상, 이질·장티푸스 등 의심 등산·여행시 피부 노출 최소화 … 예방접종은 필수 “갑자기 몸에서 열이 나요.” 추석이 지나면서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가을철 유의해야 할 질병중에는 ‘열병’을 꼽을 수 있다. 가을철 열병은 초기에 고열·오한·두통 등 독감 같은 증세를 보이는데, 증상이 가볍다고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적절히 치료치 않아 그 화를 당하기 일쑤다. 가을철 열병에 대해 살펴봤다.산행이나 해외여행 등 나들이가 많은 가을. 바깥출입이 잦은 계절에는 ‘열병’을 조심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열병은

일반적으로 겨드랑이에서 측정한 체온이 36.4도에서 37.2도 사이에 속하면 이를 정상체온이라 한다. 그런데 37.5도 이상의 체온을 보이는 경우는 몸 안에 침투한 병원균에 대한 인체의 면역반응. 특히 2∼3일 이상 37.5도 이상의 체온을 보인다면 병원균 감염을 의심해봐야 하며 이처럼 열을 동반하는 모든 질환을 통틀어 ‘열병’이라 한다.이런 열병의 원인은 각종 바이러스나 세균들에 의한 감염이 가장 많다. 그리고 각종 암, 결체조직 질환, 약제에 의한 열 등이 있다. 열병은 공통적으로 근육통, 두통, 식욕부진과 오한을 동반하므로 흔히 감기몸살로 생각하고 동네 약국에서 임의로 ‘처방’투약하여 정확한 진단과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지속되는 열을 수반하는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열병클리닉과 같은 전문화된 클리닉에서 면밀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불명열(不明熱)과 노인열병

대개 열은 일정한 증상과 함께 나타나기 마련인데 간혹 특별한 증상을 보이지 않으면서 열만 계속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는 대개 현증(외관상 나타난 증상)이 없이 진행중인 감염성 질환(결핵, 장티푸스 등)과 여러 가지 악성 암들 그리고 류마티스 등 결체조직 질환이 그 원인인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는 ‘불명열’이 질병의 유일한 신호이므로 각종 혈액검사, 방사선 검사, 조직검사, 세균배양 검사, CT, MRI 등 모든 검사를 동원해 열의 원인을 꼭 밝혀내야 한다.‘노인열병’은 몸이 노쇠해지면 면역체계가 약해진 노인들에게 자주 일어는 질병. 이런 경우 결핵, 요로감염, 각종 농양 등에 쉽게 감염되고 노환자체에서 오는 다양한 질환으로 열이 나는 경우가 잦다. 대개 가볍게 넘기기 쉽지만 고령자에게는 단순한 질환도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세심한 관찰, 조기진단과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증상

대개 ‘열’은 두통과 함께 동반하게 된다. 열과 함께 구토가 나고 의식이 불분명해지면 장티푸스, 결핵성뇌막염, 뇌염, 뇌종양, 뇌혈관 기형 등을 의심해 봐야 한다.소화기 계통에 이상이 있을 때도 열이 심하게 난다. 열과 함께 설사, 복통, 구토, 혈변, 점액변 등의 증상을 보일 때는 콜레라, 살모넬라, 이질, 장티푸스, 바이러스성 장염, 담낭염, 복막염 등의 질환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이와 함께 열이 나고 기침, 가래, 흉통, 호흡곤란, 혈담 등의 증상을 보일 때면 폐렴, 늑막염, 폐농양, 폐결핵 등의 질환에 걸렸을 가능성이 높다.잦은 소변, 배뇨통증, 혈뇨, 옆구리 통증 등과 함께 열이 난다면 신우신염·방광염 등의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이밖에 열을 동반한 피부발진(가려움증)이 있을 때는 바이러스 질환 등 감염질환, 홍반성 루프스, 류마티스 관절염, 약물오남용 등이 원인일 수 있다. 또 열과 함께 임파선이 붓는 질환, 열과 함께 관절이 붓고 관절통이 오는 질환 등이 있다.

▲열병과 여행

추석 연휴가 길다 보니,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 이에 따라 해외 여행을 다녀온 여행객들은 ‘열병’에 주의해야 한다.기후, 풍토의 차이가 있는 해외를 여행할 때 풍토병, 유행병에 대한 정보, 그리고 예방접종을 소홀히 하면 열병에 걸리기 쉽다. 먼저 해당지역에 대한 의학정보를 챙기고 여행시 주의를 기울이며 필요하다면 예방접종을 하고 떠나는 것이 좋다. 해외 여행 후 1개월간 주의깊게 자신의 몸상태를 살피고 이상이 발견될 때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추석때 성묘를 하거나 화창한 가을을 맞아 등산, 나들이 등이 잦은 사람들도 열병에 주의해야 한다. 가을철 야외활동 등으로 인한 유행성출혈열, 쯔쯔가무시병, 렙토스피라병 등의 열병에 대해 각별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벌초할 때, 나들이길, 오가는 산길, 들길에서 각종 열병에 걸리는 사례가 해마다 증가 추세. 유행성출혈열은 쥐의 폐에 있는 바이러스가 소변을 통해 사람의 호흡기로 감염되는 질환으로, 감기로 오인해 방치하면 신부전증, 저혈압 등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무서운 병이다.렙토스피라는 피부상처를 통해 전염되는 세균질환이며 쯔쯔가무시병은 진드기의 유충에 물려 발병하는 질환이다.

▲예방은

그렇다면 이런 가을철 열병은 어떻게 예방해야 할까. 우선 예방접종이 필수적이다. 파상풍이나 풍진 등에 대한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또 심장이나 폐의 만성질환자, 당뇨, 신부전, 빈혈, 천식, 면역억제자, 65세 이상 고령자와 환자가족들은 독감 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특히 위생업소 종사자, 간이급수 지역등 불안전 수질지역 주민, 어패류 취급자, 과거 2년간 환자발생지역 주민들은 ‘장티푸스’등의 질환에 대비,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또 나들이나 성묘때 야산과 수풀에 무심코 들어가지 않는 게 좋다. 성묘 등의 부득이한 경우엔 긴팔·긴바지 옷으로 피부 노출 부위를 최소화해야 한다. 산이나 풀밭에 앉거나 눕거나 옷을 던져 놓는 것도 삼가야 한다. 호수나 고인 물에 꼭 들어가야 한다면 장화나 고무 장갑 등을 착용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도움말:고려대학병원 열병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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