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명’ 주제 박사학위 논문 쓰는 연구자 2년에 1명 선발
- 첫 수혜자 한국학중앙연구원 송치욱 박사 선정
- 연구비 수여식: 4월 2일 오후 1시 우락재

[일요서울ㅣ진주 이형균 기자] ‘남명 조식 선생 바르게 알고 널리 알리기’ 길잡이로 나선 국립 경상대학교(GNUㆍ총장 이상경) 김영기 명예교수(진주포럼 상임대표ㆍ경남자치연구원장)의 파격적 결단과 행보가 화제가 되고 있다.

김영기 명예교수(진주포럼 상임대표ㆍ경남자치연구원장)의 파격적 결단과 행보가 화제가 되고 있다. @ 경상대학교 제공
김영기 명예교수(진주포럼 상임대표ㆍ경남자치연구원장)의 파격적 결단과 행보가 화제가 되고 있다. @ 경상대학교 제공

김영기 명예교수는 남명 조식(南冥 曺植; 1501~1572) 선생을 주제로 박사학위 논문을 쓰고자 하는 연구자를 선발해 1000만 원을 장학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장학금 명칭은 ‘남명사랑 수중(守中)연구비’이다. ‘수중’은 김영기 명예교수의 아호이다. ‘남명사랑 수중연구비’는 2년에 1명씩 장학생을 선발해 지급하게 된다.

김영기 명예교수는 “남명을 박사학위 논문 주제로 공부한 학자는 남명이라는 주제를 쉽게 떠날 수 없을 것이다.”라며 “그들이 대학 교수로 진입해 남명 관련 연구를 더 많이, 더 깊이 해낼 것이라 믿는다.”라는 말로 이번 장학금 지급 배경을 설명했다.

김영기 명예교수는 그 첫 수혜자로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16세기 조선의 下學論 硏究- 南冥 曺植과 來庵 鄭仁弘을 중심으로'라는 논문으로 학위를 받은 송치욱(宋致旭) 박사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송치욱 박사의 지도교수는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로서 남명 연구에 평생을 바친 박병련(朴丙鍊) 남명학연구원장이다.

송치욱 박사에 대한 ‘남명사랑 守中연구비’ 수여식은 4월 2일 오후 1시 우락재(憂樂齋: 진주시 동부로 169번길12 윙스타워 A동 1107호)에서 갖는다. 이 자리에서 (사)경남지역사회연구원 ‘남명사랑 守中연구기금’ 김영기대표는 송치욱 박사에게 ‘연구비 증서’와 ‘연구비 1000만 원’을 지급하게 된다.

이 자리에는 박병련 남명학연구원장, 조옥환 부산교통 사장, 우락재 권순기 대표, 정행길 대표, 이정숙 대표, 목정도 대표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김영기 명예교수는 지난해 12월 '남명 조식의 학문과 사상과 실천'(도서출판 우락재)을 출간했다. 이를 계기로 ‘남명을 정확하게 알고, 널리 알리는 일을 하기 위해’ 비영리 단체 ‘남명사랑’을 창립하기로 하고 그 준비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영기 명예교수는 “남명 조식은 내암 정인홍과 함께 소위 인조반정 때 주자학당이 날조한 죄목을 둘러쓰고 역사에서 구축돼 400년 가까이 잊혀졌다. 그리고 남명과 그 제자들이 임란 때 조선을 구한 역사적 공까지 망각됐다. 억울한 일이다.”라고 설명한다.

김영기 명예교수에 따르면, 남명 조식을 ‘민족의 스승’이요 ‘선비정신의 표상’으로 떠올려 숭모하는 일은 근래의 일이다. 경상대학교 남명학연구소와 진주시 봉곡동에 사무실을 둔 ‘사단법인 남명학연구원’이 1990년대부터 활발하게 재조명한 데 힘입은 현상이다.

남명과 남명학파 활동에 앞으로 더 많은 노력으로 환하게 비추고, 밝히고, 가지런히 정제ㆍ정리하는 일이 필요하다. 주자학당은 없던 일도 많들어 적어 세상을 속이면서 남명은 이룬 공도 그들이 깎아 내렸고 묻어 버렸다. 남명 조식 선생을 새롭게 조명해서 제대로 평가해야 하는 까닭이다.

김영기 명예교수는 “이 일을 누가 할 것인가?”라고 묻고 “당연히 역량 높은 전문학자들이 해야 한다.”라고 답한다. 그런데, 남명 연구의 문을 연 제1세대 학자는 연로하고, 제2세대 학자들은 퇴임하는 상황이다. 제3세대 학자가 거의 없다.

김영기 명예교수는 “예견하건대 남명학 연구는 10년 안에 위기를 맞게 돼 있다. 진땀이 나는 상황이다.”라고 지적하면서 “나는 이러한 안타까운 상황을 몇 년 전부터 주목했다. 고심 끝에 남명 조식을 주제로 박사학위 논문을 쓰고자 하는 연구자를 선발해 1000만 원을 장학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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