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수환자를 뒤집어 놓거나 목에 손가락 넣는 것은 금물뱀에 물리고 곤충에 쏘였을 때는 초기 응급처치가 중요날씨가 더워지고 여름휴가철이 다가오면서 각종 사고가 빈발하게 된다. 이런 사고들은 미연에 주의하고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러나 일단 사고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기본적인 응급처치법을 익혀두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는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신속하고 올바른 응급처치를 받으면 회생할 수도 있는 환자가 주위 사람의 무지로 인해 사망하거나 영구적인 장애가 남는 일이 없도록 의료인은 물론 일반인들도 최선의 노력을 다 해야 한다.여름철 야외에서 흔히 발생하는 사고는 익수사고, 독사교상, 벌이나 벌레에 물리는 것 등이다. 이런 상황에 처했을 때를 대비해 기본 응급처치법을 알아두면 유익하다.

익수사고 응급처치법

피서철을 맞아 전국의 해수욕장과 계곡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더위를 잊기 위해 물놀이를 즐기는 것은 좋지만, 종종 물에 빠져 안타까운 생명을 잃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익수 사고를 미연에 예방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기본적인 응급조치를 알아두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익수 때의 응급처치는 다른 여타의 원인에 의한 심장정지 때와 마찬가지로 물에서 구조해 내자 마자 머리를 뒤로 젖히는 것이 우선이다. 그 다음 기도를 열어주고, 호흡이 없으면 구강대 구강으로 인공호흡을 시켜준다. 또 맥박이 느껴지지 않으면 심장 마사지를 시행하는 기본 인명구조술을 시행한 뒤 병원으로 신속히 후송할 것. 주의해야 할 점은 일반적으로 물을 토하게 해야 살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 때문에 환자를 거꾸로 뒤집어서 등을 두드리고, 입에 손가락을 넣어서 물을 토하게 만들려고 하는 조치다.

이는 아까운 시간만 낭비할 뿐 아니라, 환자가 소생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회마저 잃어버리는 경우가 되기 십상이다. 인공호흡으로 환자의 자발호흡이 돌아오게 되면 저절로 물을 토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익수 사고때 또 한가지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찬물에 빠지면 우리 몸의 체온이 떨어지기 때문에 다행히도 뇌손상의 후유증이 비교적 적을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 뇌는 약 4내지 6분 정도만 산소나 피가 공급되지 않으면 뇌세포들이 죽기 시작하여 회복 후에도 심각한 신경장애를 남길 수 있는데, 체온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이 시간이 길게는 수십분까지 길어질 수 있다. 그래서 익수 때는 보통 상황에서와는 달리 현장에서 호흡이나 맥박이 없다고 해서 섣불리 사망을 단정지어서는 안되며 반드시 기본 인명구조술을 시행하면서 병원에 옮겨 병원에서 전문소생술을 시행한 후에 사망여부를 판정 받아야 한다.

뱀에 물렸을 때 처치

우리나라에는 살무사, 불독사, 까치살무사 등 약 3종의 독사가 분포해 있으나 사람을 급사시킬 정도의 맹독성을 갖고 있는 것은 없다. 따라서 독사에 물렸을 때는 현장에서 독이 전신에 퍼지는 것을 막아주는 최소한의 조치와 함께 신속하게 병원으로 후송해 시간이 지연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전신에 독이 퍼지는 것을 막아주는 방법은 첫째, 환자를 안정시키고, 물린 자리를 비눗물로 부드럽게 세척한다. 그런다음 물린 부위를 가능하면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하고 심장이 있는 가슴부위보다 낮게 위치시킨다. 환자가 놀라서 많이 흥분하거나, 아파서 물린 자리를 흔들거나, 진정시키기 위해 술을 먹이는 것은 혈액순환을 빠르게 하여 오히려 독을 빨리 퍼지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절대 삼가야 할 일이다. 둘째, 팔다리를 고무줄로 칭칭 감아서 오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독은 주로 피부 가까이에 있은 임파선을 따라 정맥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팔다리를 묶을 때는 얇은 고무줄 같은 것보다는 탄력성이 덜하고 넓은 스타킹 같은 것으로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너무 조이지 않도록 묶는 것이 좋다. 그것도 물린지 30분 이상 경과한 경우는 의미가 없으므로 묶지 않는 편이 오히려 좋다. 셋째, 물린 부위를 소독되지 않은 칼이나 유리로 깊게 절개해 오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된다. 그러나 근육막까지 깊게 절개하면 상처부위가 괴사되고 잘 아물지 않아 오히려 전신적인 치료보다 절개부위의 치료 때문에 오랫동안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원칙적으로 피부절개는 병원까지 후송시간이 30분 이상 걸릴 때 필요하며, 1cm길이로 0.3cm깊이 정도로 얕게 해야 한다. 일반인들은 하지 않는 편이 좋으며, 입안에 상처가 없는 사람이 물린 부위를 그냥 빨아주는 것으로 족하다.

벌에 쏘였을 때

벌에 쏘여도 사람이 사망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뉴스를 통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벌에 쏘였을 때의 증상은 국소적인 통증과 부종이 전부이며 소독과 얼음 찜질 정도면 호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벌에 쏘여 전신적인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과민반응(알레르기 반응)에 의하며 이는 약 5%정도에서만 발생하고, 쏘인지 1시간 이내에 나타난다. 알레르기 반응은 경미하게는 전신적인 가려움증과 두드러기가 나타나고, 조금 심해지면 기침과 호흡곤란이 나타나고, 더욱 심해지면 혈압이 떨어지면서 의식을 잃게 되어 사망하게 된다. 결국 벌에 쏘였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는 가를 자세히 관찰하는 것이다. 즉 벌에 쏘인 후 전신이 가렵고 마른기침을 하면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진행하는 징조이므로 즉각 병원으로 후송해야만 불행한 사태를 막을 수 있다. 이러한 사고들은 대부분 현장에서 맨 처음 일반인들이 목격하게 되고, 또한 일반인들에 의한 초기의 응급처치가 제대로 되었느냐에 따라 환자의 결과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반드시 알아두어야 한다. <도움:응급의학과 민용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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