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제작된 것으로 알려진 임수경 포스터. [VOA]
북한에서 제작된 것으로 알려진 임수경 포스터. [VOA]

 

[일요서울ㅣ조주형 기자] '임수경 무단 방북(訪北) 사건'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달 31일, 외교부가 공개한 24만 쪽에 달하는 외교문서에 해당 사건을 제외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임수경 무단 방북(訪北) 사건'은 지난 1989년 대학생임에도 불구하고 무려 약 2달간 북한으로 무단 입북한 사건으로, 당시 한국 사회에 미친 파장은 결코 작지 않았다.
 
당시 무단 입북했던 임수경은 이후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의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인물이다. 임 전 의원은 지난 2012년 6월, 탈북자 출신 대학생에게 "대한민국 왔으면 입 x치고 조용히 살어 이 변절자 xx들아"라는 발언을 했던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그런 인물의 무단 방북 사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개인 관련 문서'라는 명분으로 추가 설명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며 여론의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야당에서는 "결국 총선을 앞두고 문(文)정권의 아킬레스건인 전대협 관련 기밀 문서를 어떻게 해서든 국민들의 알 권리로부터 분리시켜놔야 한다는 절박감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합리적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다"며 "'북한' 이야기만 나오면 한없이 작아지고 침묵하는 문재인정부가 떳떳하게 기밀 문서 해제를 통해 국민들의 의구심을 해소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임수경 무단 방북(訪北) 사건'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全大協)'의 주도로 추진됐다. 전대협 의장으로는 현재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이인영 의원과 송갑석 의원이 있으며 문재인 정부 첫 번째 청와대 비서실장을 했던 임종석 전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전대협은 해산 이후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으로 명맥을 이어갔다. 그러나 결국 법원으로부터 이적단체 판정을 받았다.

 
한편 외교부가 제외시킨 '임수경 무단 입북 사건'에 대해 '중앙일보'는 지난 1989년 9월8일 자에 사건 수사결과 발표 요지를 보도했다.
 
해당 사건에 대한 수사 기관의 수사결과를 담은 요지 전문(全文)을 다시금 공개한다.

[임수경 양 국가안전기획부(國家安全企劃部, 약칭 안기부) 수사결과 요지(要旨)]
 
지난 6월30일 임수경(21·외국어대 용인분교 불어4)은 「전국대학생대표자 협의회」 (이하 「전대협」) 대표임을 자처하고 북한이 연공 통일전선 확대와 반미. 통일투쟁선동 등 대남 정치공세를 위해 개최한 제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이하「평양집회」)참가 차 밀 입북하여 북한의 극진한 환대와 통일영웅이라는 부추김에 도취된 나머지 47일 동안 북한의 정치선전 선동대로 활동하는 등 극렬한 반국가 이적활동을 하다가 8월15일 판문점의 군사분계선을 불법적으로 넘어 남하하였음.
 
국가안전기획부는 8·15실정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임수경의 신변을 확보, 밀입북경위와 체북행각 등을 집중 규명하는 한편, 그 배후에서 임수경의 밀입북을 모의·조종하였거나 지원한 관련혐의자 63명을 검거 조사하였음.
 
이번 사건은 북한이 「평양집회」를 대남 정치 공세에 최대로 활용하여 반미·연공 통일전선 확대로 우리사회 내부를 교란시켜 적화통일의 결정적 여건을 조성할 목적 하에 북한의 대남 사업담당 비서 허담(60)이 관장하고 있는 「조국평화 통일위원회」(이하 「조평통」)와 「통일전선부」등 대남 공작 기구를 총동원하여 북한의 해외공작전위조직인 「재미 한국청년연합」(이하「한청련」), 「재 유럽 민족민주운동협의회 (이하「유럽 민협」,「재일한국 민주통일연합」(이하「한통련」),「호주 한국민족자료실」(이하「민족자료실」)등을 조종,「전대협」의 핵심,「주사파」인 정은철·박종열 등과 연계하여 추진한 북한의 치밀한 공작이었음이 밝혀졌음.

가, 국내외 조직의 연계공작
 
북한은 정치선전장인 이번 「평양집회」에 「전대협」대표를 참가시켜 반미·연공 통일전선을 구축한다는 의도 하에 대남 공작총책 허담이 장악하고 있는 「조평통」과 「통일 전선부」등 대남 공작 기구를 총동원, 해외 친북 반한 단체들을 전위 조직화하여 일본지역을 날으는 새의 「몸통」, 미주 지역을 「오른쪽 날개」 유럽지역을 「왼쪽 날개」로 삼아 이른바 「대남 포위공격 전선」을 구축하고 국내 「전민련」·「전대협」등과의 연계공작에 주력하여 왔음.
 
-88년8월l5일 남북 학생회담기도 시 재미 「한청련」은 이번 「평양집회」에 참석한 정기열과 이상연 (31·「한청련」회원, 문규현 1차 밀입북주동자 이행우의 자) 등을 입국시켜 연세대에서 개최된 이른바 남북학생회담 출정식에 참가, 학생들을 선동토록 하였고,
 
-특히 「조총련」이 급조한 「재일 교포 학생연합」 (대표 이수남·재일 조선대4년)은 88년8월초 재일 조선대생 최영훈(가명)을 은밀히 국내에 침투시켜,
 
당시 「전대협」의장 오영식에게 남북 학생회담 추진자금 2천만 원을 제공하고, 남북학생회담 성사를 위해「전대협」대표를 일본으로 밀항, 입북 시킬 것을 모의하는 등 해외 전위조직과 국내 친북 세력의 연계공작을 꾸준히 추진하여 왔음.
 
나, 「전대협」침투과정
 
이번 임수경 밀입북사건은 이와 같이 북한의 해외 전위조직과 국내 친북 세력이 연계된 가운데
-북한이 공개적으로는 「조평통」「조선학생위원회」등을 동원하여 「전대협」에 평양집회 참가요청서 발송, 「전대협」「전청협」대표와의 실무회담제의, 조선학생위 부위원장 리찬이 체코에서「전대협」의장 임종석에게 참가촉구 전화를 하는 등 선전선동 공세를 취하는 한편,
 
-그 이면 공작으로 대남 비밀 공작기구인 「통일전선부」를 동원, 88년9월 북한을 방문한 재미 「한청련」회원이며 「조국통일 북미주협회」회장인 양은식 (53·76년부터 10회 방북, LA민족학교강사) 과 89년3월 방북 한 정기열에게 각각 『「한청련」이 중심이 되어 해외교포와 국내「전대협」등이 평양집회에 참가토록 하고 평양집회 후 국제평화 대 행진을 주도하라』고 지시하여, 이들이 재미「한청련」을 실질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LA민족학교」책임자 윤한봉과 함께 추진한 공작으로 밝혀졌음.

가, 임수경 선발과정
 
임수경은 대학입학 후 지방분교생이 된데 대한 열등의식에서 자신을 과시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념서적 탐독에 몰두, 좌경의식화 되어 각종 학내 외 시위에 가담하는 등 행동대원으로 적극 활동하다가 특히 3학년이 되면서부터 총학생회 총무부 차장직을 맡으면서부터 체계적인 의식화 학습을 받고 북한의 대남 적화 혁명노선과 동일한 「민족해방 민중 민주주의혁명」(N-LPDR) 이념과 김일성 주체사상으로 무장된 소위 「주사파」로 변모하였음.
 
4학년이 되면서 애인관계인 윤원철 (23·외대용인분교총학생회)의 추천으로 「용인·성남지역 총학생회연합」(이하 「용성총련」) 의 「평양집회」준비위원회 정책기획실장으로 들어간 이후 「전대협」의 「평양집회」준비위원회 정책기획실장 박종열과 「평양집회」참가투쟁 등에 앞장서 왔음.
 
박종열은 임수경의 과시적이고 충동적인 기질과 사상적 무장 정도를 검증한 결과 임수경이 「평양집회」에「전대협」의 대표로 보낼 적격자라고 내심 판단하고 임수경과의 면담을 통해 그의 전과관계, 아버지의 직업, 가족관계, 재일 친척 유무, 해외여행 경험 등을 구체적으로 심사한 바,
 
-전과가 없고, 일본에 펜팔 하는 친구가 있으며 총학생회 간부출신이라 대중성이 있을 뿐 아니라 아버지가 공직에 있어 해외에 나가는데 용이하다고 판단, 「평양집회」참가대표로 선발하기로 하였음.
 
임수경은 89년6월30일∼8월15일 47일간 북한에 체류하는 동안 국빈에 준하는 최고의 대우를 받는 가운데 모든 행동을 북한의 안내 지도 원 및 경호원과 함께 하면서 ▲7월1일∼7월8일 평양집회 행사참가 ▲7월9일∼7월19일 김일성 종합대학 등 방문·금강산관광 ▲7월20일∼7욀27일 국제평화 대 행진 참가 ▲7월27일∼7월31일 판문점을 통한 귀환시도 및 단식농성 ▲8욀1일∼8월11일 평양 외국인법원 입원 ▲8월11일∼8월14일 평양시내관광·각종야유회·평양군중 환송 식 참석 등 북한이 정해준 일정에 따라 활동하였음.
 
또한 임수경은 체북 기간 중 ▲성명발표4회 ▲기자회견7회 ▲군중집회 등 참석연설12회▲선전시설 견학33회 ▲대학방문6회 ▲연회참석7회 ▲평양집회행사 참석9회 ▲공연·영화 등 관람9회 등을 통해 북한의 정치선전 대원이 되어 북한의 대남 전략전술에 적극동조하는 반국가 이적활동을 서슴없이 자행하였음.
 
가, 북한의 세뇌선전공작
 
북한은 임수경에게 최신형 벤츠승용차1대 및 운전기사와 안내지도원 정명순(여·41)을 고정배치 하는 것은 물론, 김일성 종합대학 학생위원장 고응삼 (정치경제학부5년)·평양연극영화대 학생 김순영 (배우학부4년)등 대학생7명 (남5·여2)을 신변안전 및 동태감시 담당경호원으로 배치하였고
 
-1개 층 전체가 하나의 객실로 외국 국빈 방북 시나 사용하는 고려호텔38층 (소위『초대층』) 에 투숙시켜 고급 외제비품 및 기호에 맞는 식단을 짜서 제공하는가 하면 「평양집회」개막식 때 여타 참가자 입장 시와는 달리 임수경 입장과 동시 김일성 부자를 비롯한 10만 군중이 일제히 기립하여 박수와 함성으로 환호하고

김일성 주최 리셉션에서 김일성이 『통일을 위하여』라고 건배를 하는 등 최대의 환대를 베풀었으며 「조평통」위원장 허담, 부위원장 전금철·윤기복, 「조국전선」의장 여연구, 「인민무력부장」오진우등 대남 공작기구 간부 등 북한권력의 핵심인물들과 면담을 시키는 등 최고의 국빈 대우를 하였음.

 
또한 북한은 금강산. 만경대·혁명열사 능 등 선전시설33개소 견학 및 김일성 종합대·김형직 사범대 등 6개 대학을 방문시키면서 임수경을 김형직 사범대 명예학생으로 등록, 북한학생들이 임수경을 혁명열사로 추앙토록 하였으며 만수대 미술창작 실로 하여금 임수경 석고상을 제작, 전시케 하여 마치 임수경이「통일의 꽃」인양 찬양· 미화하여 환상에 젖도록 하는 등 세뇌공세를 퍼부었고
 
-심지어 북한주민을 동원하여 임수경이 묵고있던 호텔 방의 절반을 채울 정도로 선물공세를 하는 한편 장주희라는 할머니(81)로 하여금『고향이 경북 성주인데 미국 놈들 때문에 못 가 원통하다』며 북한 돈 3천 원 (1백 원짜리 30장) 을 주게 하고,
 
-김일신(7)·오은별(8) 등 어린이를 시켜 『언니, 남반부에 가면 미제가 잡아죽이니 같이 살아요. 언니는 조선의 꽃이에요』라고 울게 하여 감성에 호소하는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환심공세를 퍼 귀환이후에도 대북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세뇌공작을 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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