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빈 [뉴시스]
조주빈 [뉴시스]

 

[일요서울] ‘n번방’, ‘박사방’ 등 텔레그램 성착취 범행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높아지는 가운데, 최근 5년간 이 같은 '디지털성범죄'가 매년 수백~수천건씩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3일 경찰청에 따르면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중 음란물 제작·배포 사건은 지난 2018년 기준 한 해 542건이 발생해 전년(2017년) 273건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이전 2014~2016년에는 각각 630건, 531건, 623건이 매년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관련 법률에 따르면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제작할 것이라는 정황을 알면서 제작자에게 알선한 자는 3년 이상의 징역(제11조 4항)에 처해진다. 관련 음란물을 배포·제공하거나 공연히 전시 또는 상영하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3항)에 처한다.

또 영리 목적으로 판매·대여·배포·제공하거나 소지·운반, 공연히 전시 또는 상영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2항)에 처해진다. 제작·수입 또는 수출할 경우,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1항)에 처하게 된다. 조주빈의 혐의 중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부분이 11조1항이다.

동법상 아동 음란물 소지(5항)의 경우, 2018년 444건이 발생해 전년(199건)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2014년에는 94건, 2015년에는 109건, 2016년에는 200건의 범행이 벌어졌다.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임을 알면서도 소지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통신매체이용 음란) 역시 2018년 1365건을 기록, 최근 5년간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2014~2017년 각각 1257건, 1135건, 1109건, 1249건 등 매년 1000건을 웃도는 범행이 빚어졌다.

통신매체이용 음란은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전화, 컴퓨터 등 통신매체를 통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음향, 그림, 영상 또는 물건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사람에게 적용된다. 이를 어길 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음란한 부호·문언·음향·화상 또는 영상을 배포·판매·임대하거나 공공연하게 전시한 이들을 처벌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음란물 유포)도 2018년 3833건을 기록하면서 최근 3년 중 가장 많이 발생했다.

연도별로는 2016년 3777건, 2017년 2646건이다. 이 중 일반음란물 유포 행위는 2016년 2515건, 2017년 2043건, 2018년 2661건이다. 아동음란물을 유포한 경우 2016~2018년 각각 1262건, 603건, 1172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관련 법률을 어길 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지난해 자료는 아직 통계가 확정되지 않아 2018년이 현재로서 파악할 수 있는 가장 최근 수치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미검거된 경우도 있기 때문에 발생 건수가 입건 건수가 다를 수 있다”며 “다만 검거율이 상당해 어느 정도 (발생과) 입건 수는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수치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기록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경찰 범죄 통계는 단속 여부와도 굉장히 관련있기 때문에, 실제로 발생한 건수를 그대로 반영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금년에 만약 (박사방 회원) 1만5000명(닉네임 1만5000개·중복제외)을 (음란물) 소지죄로 처벌하면 갑자기 1만5000건이 되는 건데, 이는 증가한 게 아니라 원래부터 있었던 게 드러나는 것이다. 따라서 수치 증감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효린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활동가는 “온라인 공간에서 발생하는 범죄 행위가 일일이 신고되는 상황이 아니다.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라며 “웹하드 카르텔, 텔레그램 성착취 문제들이 어느날 갑자기 생기는 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익명성이라는 특성을 이용한 탓에 정체를 숨기기도 용이하고, 피해 당사자가 미처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한편 텔레그램 성착취 공동대책위원회는 n번방, 박사방 등 대화방의 참가자를 단순 합산한 결과 26만여명이 나온다고 추산했다. 경찰은 박사방에만 1만명이 동시접속한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뉴시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