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11월 7일(현지시간) 열린 기자회견에서 백악관 직원이 CNN 짐 아코스타 기자에게 마이크를 받으려 다가가던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들을 바라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코스타 기자와 언쟁을 벌였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뉴시스]

[일요서울] 일반 대중의 마스크 착용 필요성에 거리를 둬 왔던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이르면 2일 오후(한국시간 3일 오전) 새 지침을 발표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날 백악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에서도 관련 발언이 이어졌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이르면 이날 중 CDC 지침 변경에 따라 모든 미국인을 대상으로 공공장소 천 마스크 착용 권고에 나설 예정이다.

CDC는 당초 신종 코로나19 미국 내 대규모 확산 국면에서도 최전선 의료인을 위한 마스크 비축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일반 대중의 마스크 착용 필요성에 거리를 둬 왔다.

그러나 최근 '무증상 감염' 사례가 늘면서 마스크 착용 필요성이 대두됐다. 로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은 이와 관련해 지난달 31일 NPR 라디오 인터뷰에서 "상당수 감염자가 무증상"이라며 "25% 정도"라고 했었다.

아울러 CDC는 지난달 말 무증상 감염 위험을 지적하며 얼굴에 꼭 맞고 여러 겹의 천으로 구성된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메모를 백악관에 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뉴욕 등 미국 내 코로나19 핫스폿에서 N95 마스크 등 의료물품 고갈이 현실이 되고 있는 만큼, 의료용 마스크 대신 천 마스크 착용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 백악관 코로나19 TF에서도 마스크 지침에 관한 질의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정부 차원의 마스크 착용 권고 여부에 관한 질문에 "(새 권고가) 곧 나올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권고를) 의무적으로 따라야 하진 않을 것"이라며 "어떤 사람들은 그렇게 하길 원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원할 경우 사람들은 마스크를 착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또 목에 스카프를 두르는 시늉을 하며 "만약 사람들이 스카프를 착용하고자 한다면 그럴 수 있다"며 "많은 경우에 스카프가 더 낫다. (스카프는) 더 두껍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한편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소속 데버라 벅스 조정관은 일반 대중에 대한 마스크 착용 권고가 자칫 '자택 격리' 메시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논의 초반에 반대 의견을 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벅스 조정관은 이날 백악관 공식 채널로 생중계된 TF 정례 기자회견에서도 마스크 착용이 기존 '사회적 거리 두기', '자주 손 씻기' 등 지침을 대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그는 또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으로 얼굴을 만질 경우 똑같이 감염이 이뤄진다며 "사람들이 단지 마스크를 썼다고 해서 '나와 다른 사람이 보호를 받는다'라고 생각하길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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