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부터 4·15총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었다. 중국발 우한폐렴(코로나19)과 비례대표 위성정당의 난립 등 초유의 혼란 속에서 치러지는 선거다. 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국난 극복’을, 미래통합당은 ‘경제난을 초래한 정권 심판’을 주장하며 총력전에 돌입했다. 양당 모두 지역구 의석 130석, 위성비례정당 의석까지 더해 145석+α 의석 확보를 목표로 하지만 그 결과는 유권자의 선택에 달려있다.

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은 1일 “국난의 시기마저 정쟁으로 시간을 보낼 수는 없다”면서 “이번 선거는 싸우는 사람이 아니라 일할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시중에선 ‘코로나로 죽으나 굶어죽으나 마찬가지’라는 말을 한다”면서 “대통령 긴급재정명령권을 발동해 기존 예산에서 100조 원을 마련하라”며 정부여당을 압박했다.

4.15 총선은 여론조사만 보고 승패를 예단할 수는 없지만, 4년 전 20대 총선처럼 몇 석으로 차기 원내 1당이 갈리는 박빙 승부가 될 가능성이 있다. 그 관건은 중국발 우한폐렴이다. 코로나19가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작용하여 역대 최악의 ‘깜깜이’ 선거가 될 것이란 우려를 떨칠 수 없다.

중국발 우한폐렴의 해외 유입과 집단감염 사례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일 우한폐렴 국내 확진자가 89명 증가해 총 9976명이 됐다고 밝혔다. 최근 신규 확진자 수는 대구경북 지역보다는 수도권 사례가 더 많아졌다. 교회와 의료기관 등에서 집단감염이 나타나고, 해외 유입 인원 중 감염 사례도 지속적으로 발생해서다.

2일까지 우한폐렴으로 사망한 국내 인원은 총 173명이다. 인구 100만 명당 사망자 비율도 3명을 넘어 아시아 19개국 중엔 최악을 기록하고 있다.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 겸 주필은 2일 펜앤드마이크 ‘정규재의 텐텐뉴스’에서 1일 CSSE 통계를 언급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우한폐렴 초기 중국 문을 닫지 않아 사망하지 않아도 될 사람들이 160명 넘게 사망한 것”이라며 “이런 상태에서 방역과 관련한 자화자찬을 할 수 있나. 어느 살인마가 160명을 넘게 죽였나”라고 비판했다.

정부의 평가와 달리 한국은 아시아 내 다른 나라들에 비해 빠른 확산 속도를 보였고, 특히 최근 약 두 달 만에 유독 많은 확진자가 발생했다. 우한폐렴 실시간 상황판 ‘코로나보드(coronaboard.kr)’에 따르면 필리핀에서 해외 감염자 첫 사망 사례가 발생한 지난 2월 2일까지 한국에서는 총 15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홍콩과 대만에서는 각각 14명, 10명의 누적 확진자가, 싱가포르에서는 18명, 필리핀에서는 2명의 누적 확진자가 발생했다.

4월 1일 기준 한국은 총 9887명의 확진자가, 16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홍콩에서는 이날까지 누적 확진자 714명과 4명의 사망자가, 대만에서는 누적 확진자 322명과 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싱가포르에서는 누적 확진자 926명과 사망자 3명을 기록했다. 한국, 싱가포르, 대만, 홍콩 등 ‘아시아의 네 마리 호랑이’ 가운데 중국발 입국을 전면제한하지 않은 한국만 확진자와 사망자가 유난히 빠르게 늘어난 셈이다.

문재인 정부의 방역 실패가 다른 아시아 국가들보다 훨씬 많은 확진자와 사망자를 낳은 셈이다.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전국 의사 1589명을 대상으로 전반적인 정부의 우한폐렴 대응에 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 39.1%가 “올바른 대응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답했으며, 29.8%가 “대응이 다소 부족했다”고 답했다. 반면, 정부의 대응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뒀다”는 16.6%, “매우 잘했다”는 6.1%에 그쳤다. 이 결과만 보더라도 정부는 중국발 입국 전면제한 등 초기 방역에 실패했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정권 임기 중간에 치르는 총선은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인데 코로나 착시가 선거를 왜곡할까 우려된다. 한미일 공조 파괴, 북한에 굴종, 중국에 안보 주권 양보, 소주성, 탈원전, 반기업·반시장, 적폐몰이 재판, 역사왜곡, 울산 선거 공작, 조국 임명, 선거법 폭거가 코로나 뒤에 숨는 선거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번 총선에서 문재인 정권의 3년 실정이 코로나 사태로 정당화되면 정권은 운이 좋을지 모르지만, 나라의 운은 어떠할 것인가. 당장 총선 후 닥쳐올 대공황급 경제 위기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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