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해외 자회사 재인수 완료… 글로벌 제과업체로 입지 다져

[뉴시스]
[뉴시스]

 

[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국내 경영 환경이 갈수록 악화하면서 기업들의 탈한국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생산기지와 법인을 해외로 옮기는 추세가 이어지는 것이다. 2013년부터 2018년 말까지 6년간 국내 투자자가 해외에 설립한 신규법인은 1만9617곳으로 2만 사에 육박한다. 반면 해외로 나간 기업들을 국내로 유인하기 위한 유턴법이 2013년 말부터 시행됐지만 실제 돌아온 기업은 소수에 그쳤다.
최근 한국 기업들은 해외 시장에서 법인을 설립하고 직접투자, M&A 등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과도한 규제와 포화된 국내 시장, 높은 운영비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국내 운영 환경과 달리 저렴한 인건비와 법인세 면제, 각종 인센티브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일요서울은 해외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위상을 높이며 활약하는 기업들을 살펴봤다. 이번 호는 롯데지주로 넘겼던 해외 자회사를 모두 되찾아 오면서 글로벌 제과업체로 입지를 다지는 롯데제과에 대해 알아본다.

과자도 한류 열풍… 동남아시아 시장 개척

미얀마 1위 제과기업 인수… 해외 공략 박차

국내 제과 기업들이 내수 시장 성장 한계를 직면하고 해외 시장 진출 속도를 높이고 있다. 국내의 경우 출산율 저하와 수입 및 대형마트 PB 브랜드 확대 등으로 부진한 상황이다. 이에 수익성이 높은 해외시장을 직접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제과 기업 중에는 앞서 본지1347호에서 소개한 오리온과 이번 호에 소개한 롯데제과가 해외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특히 한국산 제과는 한류 열풍 등을 타고 인기가 높아지면서 중국과 인도를 비롯해 러시아 동남아시아 등 신(新)시장 개척에 앞장서고 있다.

미얀마 제과회사 ‘메이슨’ 인수
현지 시장 공략

지난해 1월 롯데제과는 미얀마 제과회사인 ‘메이슨(L&M Mayson Company Limited)’ 인수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섰다. 메이슨 주식의 80%를 인수해 회사를 사들였는데 인수 금액만 약 770억 원으로 알려졌다. 메이슨은 1996년 설립돼 공장 3개, 영업 지점 12개, 물류센터 10개 등 미얀마 전역에 판매망을 갖고 있는 기업으로 비스킷, 파이, 양산빵 등을 생산하는 미얀마 1위 제과기업이다.

특히 롯데제과가 미얀마를 선택한 이유는 중국과 인도를 잇는 동남아시아 요충지이면서 매년 7%가 넘는 높은 경쟁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베트남, 러시아, 인도 현지에 ‘초코파이’ 공장을 설립한 롯데제과는 글로벌 제과업체로 입지를 다져가는 중이다. 특히 동남아 4개국(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필리핀)의 2018년 매출 비중은 전체 해외사업에서 58.4%를 차지했다.

롯데제과는 인수한 현지회사들을 통해 기존 제품에 주력하고 자리를 잡으면 초코파이 등을 생산하고 있다. 수출 대신 현지에서 제품을 생산해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2004년에는 국내 식품기업 최초로 인도에 진출했고 2017년에는 인도 아이스크림 기업인 ‘하브모어(HAVMOR)’를 인수해 아이스크림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7월에는 롯데제과가 2017년 당시 지주회사 출범 과정에서 롯데지주로 넘겼던 주요 해외 자회사들의 재인수를 마무리 지으면서 주목을 받았다. 롯데제과는 롯데지주로부터 ‘Lotte India(롯데 인도)’ 주식 1070만8440주를 677억655만 원에 취득했다. 롯데제과는 파키스탄, 유럽 길리안, 러시아 카자흐스탄 법인을 인수한데 이어 인도 법인 인수까지 마치면서 해외 자회사를 2년 만에 모두 되찾았다.

현재 롯데지주에 남아 있는 롯데제과 해외법인은 중국과 베트남으로 중국법인의 경우 사드 보복 이후 공장 매각 등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며 베트남법인은 롯데 지분율이 44%로 사실상 해외법인 재인수를 마무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성장성 높은 해외법인을 관계사에서 자회사로 다시 편입하면서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효율성, 해외 사업 간 시너지 효과도 높아질 전망이라고 롯데제과는 내다봤다.

해외법인 매출, 실적으로 이어져

롯데 관계자는 “롯데지주와 연내 인도법인 지분을 넘겨받는 방안을 논의해 왔다”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포석이다. 향후 해외 사업 시너지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앞서 언급한 미얀마, 인도뿐만 아니라 롯데제과는 1942년에 설립돼 현지 파스타시장 1위, 스낵시장 2위, 비스킷시장 4위에 오른 파키스탄의 ‘콜슨’도 인수에 성공했다. 콜슨 인수 후 매출을 두 배 이상 성장시켰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현재 7000억 원 수준인 해외 매출을 2022년까지 2조1000억 원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롯데제과는 2023년 매출 목표 4조 원 중 2조1000억 원은 해외에서 벌어들일 계획이다. 수익이 좋은 해외사업 비중이 상승하는 만큼 영업이익률도 10% 이상을 목표로 잡았다.

해외에서 승승장구 중인 롯데제과는 실적 호조로도 이어졌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조881억 원, 영업이익 976억 원, 순이익 30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3.2%, 영업이익은 51.6%, 순이익은 무려 257%나 늘었다. 롯데제과는 해외법인 매출이 반영돼 실적 성장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롯데제과의 해외법인이 관계사에서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해외사업 간 시너지 효과도 높아질 전망이라며 기대하고 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