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권 출신 경영인 변재용 회장에 “비윤리적 자본주의자” 비난 봇물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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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구름빵'의 백희나 작가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 문학상(ALMA)'을 수상하면서 백 작가의 ‘매절계약’ 문제가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문단계와 백 작가 팬들 사이에서는 신인 작가들을 상대로 한 출판계의 불공정 계약 관행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백 작가 팬들 사이에서는 “문단생태계를 망가뜨리는 한솔교육”이라며 “한솔교육에 대해 불매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동화책 ‘구름빵’은 텔레비전 시리즈와 뮤지컬로도 제작돼 인기를 끌었고, 캐릭터 상품으로도 큰 흥행을 거둔 작품이다. 

백 작가는 출판사와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매절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절계약’이란 작가가 출판사에 저작권을 일괄 양도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백 작가는 출판사로부터 받은 저작권료와 지원금이 185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이 책을 출판한 한솔교육은 4400억원의 부가가치를 얻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최근 작가들과 독자들 사이에서 “갑질에 의한 불공정계약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백 작가는 출판사 등을 상대로 저작권 소송을 냈으나 1·2심 모두 패소했다. 
이번 백 작가의 매절계약 사건이 알려지자 일부에서는 “무명작가들에 갑질하며 부당한 계약을 강요한 한솔교육은 이를 시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솔교육에 대해 불매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백 작가의 팬들은 “사회적 기여에 앞장서고 있는 기업인 줄 알았는데 한솔교육의 부도덕함에 실망했다”고 성토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문학계와 출판계의 바른 문화를 선도해야 할 대형 출판사가 이렇게 갑질을 하기 때문에 문단의 발전이 없는 것”이라고 한솔교육을 비판했다. 
이번 백 작가 저작권 문제가 세간에 알려지자 ‘구름빵’ 팬들과 문단계는 “출판계의 거물로 꼽히는 변재용 한솔교육 회장에 불똥이 튀고 있다. 
문단계에서는 “갑의 위치를 이용한 기업의 이같은 행태가 우리나라 문학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장벽”이라고 지적한다. 

백 작가 사건과 관련해 백 작가의 팬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나름 정통 운동권 출신으로 알려진 변 회장이 이런식으로 기업배불리기를 한다면 그가 지난날 싸워온 이념적 가치는 대체 무엇이었나”라고 작심비판했다. 
변 회장은 국내 출판문단계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사진=백희나작가SNS캡쳐]

변 회장은 한겨레신문 창간위원이며 자문위원이기도 하다. 이 신문사 창간위원에는 박원순, 임종석, 조국, 공지영, 김어준, 이수호 등등을 비롯해 수많은 사회각계 각층의 인사들이 이름을 올렸는데, 변 회장도 그 중 한 명이다. 

변 회장은 ‘71동지회’의 일원이다. 71년 박정희 정권의 위수령 발동으로 대학에서 제적된 후 군대에 끌려갔던 당시 학생운동 주역들의 모임을 가리킨다. 
대표적으로 판소리 연출가 임진택씨가 ‘71동지회’ 회원이다. 이 단체의 70, 80년대 학번 세대는 이 단체의 핵심으로 꼽힌다.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여기에 속해 있다. 

기업인 중에서는 증권업계 ‘71동지회’ 회원 SK투신운용 최명의 사장과 웅진닷컴 김준희 대표, 팍스넥 박창기 전 대표 등이 변 회장과 함께 거론된다. 2000년 11월28일 출범한 민주기업가회의는 서울대 운동권 출신 기업인 50여명의 연대 조직인데 여기에 변 회장이 속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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