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회장 연임 도전 과제…생명보험 ‘반드시’ 확대하라 

윤종규 회장의 연임과제로 떠오른 생명보험 분야 확대를 위해 KB금융그룹이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일요서울]
윤종규 회장의 연임 과제로 떠오른 생명보험 분야 확대를 위해 KB금융그룹이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일요서울]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KB금융그룹이 리딩 금융그룹 지위 재탈환에 대한 꿈에 한 발짝 다가가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의 새 주인을 찾는 경쟁에서 압도적 차이로 우세를 보이며 최대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바짝 추격하는 입찰 경쟁자들도 있으나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까지 나서서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성공하면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윤 회장의 연임 도전에도 큰 밑거름이 될 전망이다. 

 

KB금융그룹, 가장 미약한 생명보험 분야 확대 위한 절대적 과제
푸르덴셜생명 인수전 참가 MBK파트너스 최대 난적으로 떠올라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어려움이 많았다. 이른바 라임사태와 DLF, 키코사태 관련 징계 등 금융권 안팎을 넘나드는 이른바 악재들이 각 금융그룹의 기강을 흔들어 댔다. 금융 업계의 소란한 분위기 속에서도 KB 금융그룹은 올해 타 금융 기업들에 비해 이사회 구성 등을 포함해 변화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 왔다. 이런 가운데 KB금융그룹이 최근 푸르덴셜생명을 계열사로 편입시키고 다시 한 번 리딩 금융그룹의 위상을 재탈환하겠다는 꿈을 이루고자 한다.

입찰 경쟁 우위 2조2000억 원 제시

업계에 따르면 KB금융이 제시한 푸르덴셜생명 인수가격은 2조2000억 원으로 입찰 경쟁자들의 평균 제시 가격 1조5000억 원에 비해 압도적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입찰 경쟁에 나선 사모펀드사들이 만에 하나 이를 달성하게 됐을 시의 우려에 대한 목소리까지 나온다. 

푸르덴셜생명 입찰에는 전략적투자자(SI)로 KB금융지주와 대만 푸본생명이 참여했고, 재무적투자자로 MBK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 한앤컴퍼니 등 사모펀드 3사가 참여했다.

국내 금융권에서는 사모펀드사들이 이번 경쟁 입찰에 참여하는 것은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고 나서 실질적인 경영을 진행하지 않고 이후 자산을 부풀려 재매각을 통한 이익을 챙기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여러 기업들에 사모펀드사들이 주주로 있는 경우는 많지만 실제적인 경영을 수행하기보다 이른바 ‘먹튀’를 위한 전초로 봐야한다”며 “이들은 투자자들을 모아 펀드를 운영하며 기업들의 자산을 부풀려 다시 매각하는 사례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번 푸르덴셜생명 인수에도 뒤늦게 참여 의사를 밝힌 MBK파트너스의 경우 KB금융지주의 업계 최대 경쟁 그룹인 신한금융지주에 오렌지라이프(전 ING생명)의 매각을 통해 2조2000억 원의 차익을 거둔 바 있다. 

KB, 생명보험사 인수 강행 의지

한편 KB금융그룹은 이번 인수와 관련 강행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주총에서 “보험업은 괜찮은 비즈니스”라며, 프로덴셜생명에 대해 “관심을 갖고 봤던 생보사 가운데 견실한 회사였고 탑클래스였다”고 말했다. 이어 “저금리를 먼저 경험한 유럽과 일본 등에서 보여준 보험업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은행보다 높아 어려운 환경일수록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KB금융이 오렌지라이프(ING생명) 인수하면서 업계 1위로 올라선 신한금융을 제치고 다시 한 번 업계 1위를 재탈환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와 관련 KB금융그룹 관계자는 “비은행 분야 강화와 리딩뱅크로의 도약을 위해 반드시 성공시킬 것”이라는 의지를 확인시켜줬다.

푸르덴셜생명 인수는 KB금융의 입장에서는 미약한 생명보험 분야의 확대를 위한 절대적인 과제로 볼 수 있다. 현재 KB생명을 보유하고 있긴 하지만 은행이나 증권, 카드, 손해보험 등에 비해 매우 미흡한 상황이라는 게 KB 측의 입장이다.

이는 지난해 경쟁사인 신한금융그룹의 ING생명 인수에 자극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보다 앞선 2005년에도 메가뱅크로의 업그레이드를 꿈꾸며 외환은행 인수전에 참여한바 있으나, 이마저도 하나은행과의 경쟁에서 고배를 마셨던 뼈아픈 경험이 있다. 

윤종규 회장, 입찰 경쟁 '변수' 극복할까

아울러 이번 푸르덴셜생명 인수는 윤종규 회장의 연임도전과 관련된 최대의 과제이자 명분이 될 전망이다. 혹시 실패하더라도 윤 회장의 임기 중에 생명보험사 인수는 추진될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이 나올 만큼 필승의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윤종규회장이 취임하면서 은행장직을 분리하면서 KB금융그룹을 지주사로서 안정 궤도에 올려놓고, 지배구조를 탄탄하게 만들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더욱이 최근 금융권을 감싸고 있는 라임사태, DLF, 키코사태 등 3대 악재로부터도 떨어져 있다. 

다만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서 어떤 변수가 작용할지는 아직 예측하기가 힘들다. 푸르덴셜생명을 매각하는 골드만삭스 측에서 이미 본 입찰을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경매호가 방식의 입찰을 추가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가격을 좀 더 높여보겠다는 계산에서 추가적인 조치를 취한 것이겠지만, 인수전에서 가장 유리한 입지에 있던 KB금융그룹으로서는 난처할 수 있다는 설명을 내놨다. 지난달 19일 치러진 본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던 MBK파트너스가 마감일 이후 뒤늦게 입찰의사를 드러내면서 더 큰 금액 제시가 가능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본 입찰에서 KB금융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을 제치고 가장 높은 인수가를 제시했으나, MBK의 추가로 다시 한 번 ‘불꽃 튀는’ 눈치작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이후 푸르덴셜생명 매각 측에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