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정권심판론 살리기 ②‘반조국 정서’ 자극 ③도덕성 논란 후보 때리기 

[일요서울 | 윤사랑 기자] 21대 국회의원 선출을 4.15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권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여야의 명운이 걸린 이번 총선 결과에 따라 향후 불어닥칠 후폭풍이 거대하기 때문이다. 특히 미래통합당은 최근 정권심판론 바람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애를 태우는 분위기다. 이번 총선의 최대 변수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관련 민심 흐름이 변화 기류를 보이고 있어서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와는 달리 정부의 대응이 긍정적 평가를 받으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오히려 상승했다. 이에 ‘코너’에 몰린 통합당은 김종인 카드를 꺼내들고 반전을 시도하고 있다. 통합당이 김종인발 반전 카드로 승기를 잡을 수 있을까. 

-김종인, 코로나19 대응책 제시로 ‘대안 정당’ 부각 ‘효과’는 글쎄...

여의도 한 식당에서 식사중인 황교안 대표와 김종인 위원장, 뉴시스

코로나19 사태 초기만 해도 정부의 부실 대응 논란으로 정부여당에 대한 민심 이반 현상이 심화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총선 패배 위기감이 확산됐었다. 중국인 입국 금지 미시행으로 인한 굴욕 외교 논란에 더해 마스크 대란까지 일어나면서 민심은 더욱 악화되는 듯 했다. 미래통합당도 이에 발맞춰 정권심판론을 부각시켜 대여 공세를 퍼부었다. 그러나 최근 해외에서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극찬하면서 분위기는 급변했다. 해외 호평으로 정부에 대한 우호적인 평가 추세가 형성됐고,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도 상승했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달 30일~지난 1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천514명을 대상으로 실시(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한 문재인 대통령 국정 지지도 조사 결과 긍정 평가는 0.3%포인트 오른 52.9%로 집계됐다. 부정 평가는 0.1%포인트 내린 44.0%였다. 

리얼미터는 “2주 연속 문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 평가가 부정 평가보다 높은 것은 작년 7월 5주차·8월 1주차 조사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정당지지도는 민주당이 1.6%포인트 내린 43.0%로 나타났고, 통합당은 1.8% 내린 28.2%였다. 통합당 창당 후 처음으로 30%대 아래로 떨어지면서 최저치를 보였다.  

비례대표 정당투표에서 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1주 전보다 2.3%포인트 하락한 25.1%로 나타났다. 여권은 친문재인 비례정당이 두 개 존재하면서 지지가 갈리고 있다. 민주당이 참여한 더불어시민당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9.0%포인트 내린 20.8%로 집계됐고, 열린민주당은 2.6%포인트 오른 14.3%로 상승세를 보였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통합당, 정권심판론 안 먹혀 반전 카드 ‘골몰’

총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상승 흐름을 보이고 통합당의 지지율은 보수 통합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통합당은 반전 카드를 모색하고 있다. 우선 가장 먼저 꺼내든 것이 ‘김종인’ 카드다. 

불발된 듯했던 통합당의 ‘김종인 영입’은 극적으로 이뤄졌다. 통합당 박형준·신세돈 공동선대위원장은 지난달 26일 선거 대책을 총괄할 선거대책위원장으로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통합당은 김종인 전 대표를 구원투수로 영입해 총선 체제를 재정비하고 대여 공세 메시지도 다시 가다듬었다.

통합당은 정권심판론 바람이 가라앉지 않도록 부채질을 더욱 강화함과 동시에 한동안 잠잠했던 반조국 정서를 자극했다. 지난해 정국을 뒤흔들었던 ‘조국 사태’를 다시 상기시키면서 민주당 후보들의 도덕성 문제도 파고들었다. 

황교안 대표는 지난 2일 자신의 종로 선거 유세에서 “조국 사태를 보면서 문재인 정권 위선의 진면목을 보셨다. 이런 정권 밑에서 우리가 그냥 살 수 있나”라며 “이제는 변해야 한다.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은 지난 1일 선거전략대책회의에서 “이번 총선은 ‘조국 살리기’와 ‘윤석열 죽이기’를 노골적으로 바라는 세력을 심판하는 선거”라며 “이들의 생각을 따라가 보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말처럼 ‘조국 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를 이들이 진행하고 있다는 의심이 든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사람이 먼저인 나라가 아니라 조국이 먼저인 나라를 볼지도 모르겠다”며 “기회의 공정은 아빠찬스, 과정의 공정은 문서위조, 결과의 평등은 부정입학이 되는 나라, 위선이 정의가 되는 나라를 우리는 결코 볼 수도 없고, 봐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통합당은 서울 동작을에서 나경원 후보와 맞붙은 부장 판사 출신 민주당 이수진 후보에 대한 공세도 퍼부었다. 김우석 선대위 상근수석대변인은 지난 2일 논평을 내고 일부 언론의 이 후보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측이 긴밀한 관계라는 의혹 보도와 관련 “‘사법농단의 최초 폭로자’, ‘인사 불이익을 받은 블랙리스트’라며 자신을 홍보하던 이수진 후보의 민낯이 드러나며 이 모두가 쇼였음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며 “이 후보는 지금까지 드러난 거짓말 의혹에 대해 솔직히 밝히고 사퇴하는 게 답”이라고 공격했다.    

특히 통합당은 코로나19 사태 관련 정부의 경제 대응책을 집중 성토하며 차별화된 대안 제시로 능력 있는 대안 정당 이미지 구축에도 나섰다.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위기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워 대안과 해법을 제시하는 데 활동의 초점을 맞추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이 경제 관련 특단의 반전 카드를 준비 중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야당 지지자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통합당은 우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산하에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각 분야 전문가 위주로 꾸려진 ‘비상경제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비상경제대책위는 김종인 위원장이 위원장을, 신세돈 공동선대위원장이 부위원장을 맡았다. 대책위 아래에는 금융·거시·고용 분과, 예산·교육·의료 분과, 정보·산업·경영 분과, 복지·에너지·농업 분과 등 4개 분과를 뒀다.

통합당은 정부가 소득 하위 70% 가구에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에 대해 “총선을 겨냥한 매표”라고 강력 성토하며 ‘대통령 긴급재정명령권 발동’과 예산 100조 투입을 주장하고 나섰다.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은 최근 선거전략대책회의에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결정과 관련 “전후 사정을 살펴본 결과 명확해진 것은 명백히 총선을 겨냥한 매표 욕망에 의해 결정됐다는 것”이라며 “총선 앞두고 돈 풀기로 표 구걸하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거센 비판을 가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지난 1일 정강·정책 연설문을 통해 코로나19에 대응할 경제 대책에 대해 “헌법 제76조는 대통령에게 긴급재정명령권을 주고 있다”며 “국회 소집을 기다릴 여유가 없다면 헌법이 규정한 대통령 재정경제 명령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올해 예산 512조의 20%가량인 100조 원을 전용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민생경제를 살리는 데 투입하자고 주장했다. 

통합당 내에서는 김종인 위원장이 코로나19 관련 추가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통합당 관계자는 3일 ‘일요서울’과의 통화에서 “경제 관련 조치는 비상경제대책위에서 마련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김 위원장이 감염병 방어 체계 구축에 관한 구상을 조만간 내놓을 계획이라고 들었다”고 전했다.

통합당 “초반 판세 신경 쓸 필요 없어, 유권자 응답할 것

통합당은 코로나19 대응으로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상승했지만 결국 이번 총선은 정권 심판 성격으로 치르게 될 것이라며 선거 결과에 자신감을 표출하고 있다.

김종인 위원장은 지난 2일 경기 권역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지난 3년은 우리나라에서 그동안 잘 간직해 온 모든 질서가 파괴된 그런 3년이었다”며 “이번 선거에서 정부의 실정을 유권자들에게 낱낱이 밝히면 그에 대한 응답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통합당이 열세로 나타난 것과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그렇게 신뢰하지 않는다”며 “초반 판세에 대해 너무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남은 2주 동안 여론이 어떻게 형성되느냐에 따라 결과를 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진복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지난 2일 한 방송에 출연해 “최근 김종인 위원장이 들어온 뒤 수도권에서 2~3%포인트가 오른 것 같다”며 “(공천) 10일이 지난 지금 (통합당이)서서히 상승세를 타는 게 데이터로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통합당 관계자는 ‘일요서울’과의 통화에서 “공식선거운동이 이제 시작됐고 분위기는 이미 바뀌고 있다고 본다”며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는 이미 끝났지만 국민들이 겉으로 말을 잘 안 하기 때문에 여론조사에는 잘 반영이 안 되는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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