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계 비공식 회동 막후 >>
김대중 전대통령(DJ)의 동교동계가 통합민주당 박상천 공동대표의 ‘배제론’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기 시작했다. 지난 3일 DJ의 비서 출신 인사들은 저녁 만찬 회동을 갖고 ‘대통합’을 위한 전도사가 되기로 입을 모았다. 김태랑 국회 사무총장의 초청 형식으로 열린 이 자리에는 열린우리당 이석현 의원, 탈당파인 이강래 최성 김동철 전병헌 의원을 비롯, 통합민주당 김홍업 의원 등이 참석했다. 같은 당 배기운 윤철상 조재환 설훈 전의원 등도 모습을 드러냈다.
동교동계의 연이은 의기투합은 DJ의 정치력을 확산시키는 동시에 범여권 통합 움직임의 주도권을 쥐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동교동계를 비롯한 범여권 호남 인사들의 ‘박상천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통합민주당이 박상천 김한길 공동대표 체제로 출항한 지 채 한달도 지나지 않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지역 정가의 시선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김효석 의원은 지난 3일 “범여권 통합이 안 되면 내년 총선출마를 포기하겠다”고 조건부 불출마를 선언했다. 사실상 ‘소통합’에 방점을 찍으며 ‘배제론’을 주장하고 있는 박 공동대표에게 경고장을 던진 셈이다.

김 의원은 이에 앞서 이낙연 신중식 채일병 의원, 박광태 광주시장, 박준영 전남지사, 정균환 김영진 전의원 등 민주당 핵심 인사들과도 만나 ‘소통합 무의미, 대통합 추진’에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측 관계자는 “박 대표 등 지도부가 ‘배제론’에 얽매인 채 대통합에 나서지 않는다면 중대 결단할 인사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탈당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박 대표는 민주당 대표시절부터 “잡당식 정당은 있을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중이다.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 파장은 즉각 범여권 전체로 번져갔다.


‘김효석 파문’ 일파만파

열린우리당 김성곤(전남 여수시갑) 서갑원(전남 순천)의원과 탈당파 그룹 김동철(광주 광산) 지병문(광주 남구) 의원 등도 “대통합 불발시 총선을 포기하겠다”
며 김 의원을 후원하고 나섰다.

동교동계의 움직임은 더욱 의미 심장하다. 최근 비공식회동을 가진 DJ 비서출신 인사들은 대통합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참석한 인사측의 한 관계자는 “지금 대통합을 이뤄내지 못하면 대선 승리가 어렵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며 “7월 안 대통합 신당 창당에 대한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DJ 비서 출신 인사들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탈당파 등 현재 소속과 상관 없이 대통합의 분위기를 만드는 데 적극 앞장설 것이라는 게 이 인사의 말이다.

호남 지역 의원들과 동교동계의 움직임은 박 대표 등 통합민주당 지도부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DJ의 복심이라 할 수 있는 동교동계 인사들이 ‘대통합 지지’ 입장을 밝힌 것은 민주당의 정통성 계승을 강조하는 박 대표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다.

지난 재보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한 DJ의 차남 김홍업 의원도 ‘대통합론’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는 터여서 박 대표가 ‘배제론’을 유지할지는 미지수다.


“제2의 한화갑 될 수도”

일단 박 대표 등 지도부는 손학규 전경기지사와 정동영 전열린우리당 의장 등 범여권 내 유력 대선주자들을 끌어들여 상황을 반전시킬 계획이다. 박 대표는 이와 관련 “중도개혁 노선에 동의하는 한 통합민주당 후보 경선에 참여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공개적인 구애를 보냈다.

민주당 내 일각에서는 박 대표가 민주당 한화갑 전대표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 전대표는 대표직 재임 시절 ‘통합’을 강조하는 DJ와 일정 부분 거리를 두면서부터 관계가 소원해졌다. DJ는 한 사석에서 분당의 책임이 한 전대표에게도 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호남 지역 의원들과 동교동계는 사실상 통합민주당의 핵심이다. 이들의 ‘대통합’ 압박 속에 박상천호가 순항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통합민주당, ‘대권 경쟁’ 카운트다운

통합민주당 이인제 의원이 ‘대선 3수’를 선언함에 따라 당내 대권 경쟁에도 불이 붙고 있다.

박상천 김한길 공동대표는 손학규 전경기지사, 정동영 전열린우리당 의장 등 외부 유력주자 영입을 시도하고 있고 당내 인사들의 ‘출사표’도 연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김영환 전의원이 지난달 중순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며 가장 먼저 출마 선언을 했고 지난 5일에는 이 의원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의원은 이 자리에서 과거의 경선 불복과 탈당에 대해 사과하면서 “혼란에 빠진 나라를 다시 세우기 위해 세 번째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추미애 김민석 전의원도 출마를 준비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조순형 의원도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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