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해석] 저자 말콤 글래드웰 / 감수 김경일 /역자 유강은/ 출판사 김영사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낯선 환경에서 낯선 타인을 만났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르는 사람을 안다고 착각하는 오류에 빠지기 쉽다. 모르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자각하는 순간 소통과 이해에 대한 불협화음은 이미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찰은 무고한 사람을 체포하기도 하고 판사는 죄지은 사람을 석방시키기도 한다.  믿었던 외교관이 타국에 기밀을 누설하기도 하고 고객 우선 펀드매니저가 투자자를 상대로 사기를 치는 세상이다. 이렇듯 우리가 모르는 사람을 안다고 착각해서 빠질 수 있는 여러가지 사례를 독자에게 알리고 관계회복을 돕는 유명 작가 말콤 글래드웰의 신간 ‘타인의 해석’이 출간됐다. 책에서는 타인과의 상호작용에서 범할 수 있는 오류를 항목별로 짚어내고 그 원인을 인간 본성과 사회 통념에서 찾아내 진실에 다가가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저자는 세계적인 경영사상가로서 ‘아웃라이어’로 이미 잘 알려진 작가다. 책에서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저지를 수 있는 수많은 착각 중에 ‘관계와 신뢰회복’을 통한 ‘소통과 이해’라는 화두에 중점을 두었다. 

결국 책은 타인을 이해하는 방법에 대해 다룬 조언으로 이루어 졌다고 보면 된다. 낯선 상황에서 낯선 사람을 대할 때 범한 오류와 그로 인한 비극적 결말을 보여주고 전략의 수정을 제시하는 내용을 다룬다. 

사실 저자에겐 이 책을 쓰게 된 동기가 있다. 사건은 백인 경찰관과의 실랑이로 벌어진 흑인 샌드라 블랜드의 비극적 결말을 초래한 사건때문이었다. 선입견이라는 시선으로 바라본 서로의 감정은 일을 원활하게 해결해내지 못하고 고조된 감정싸움으로 번져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만든 일이다. 저자는 이 비극의 시작은 “낯선 이와 이야기하는 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가운데 낯선 이와의 대화가 틀어지면다”고 판단한다. 모든 문제의 발단은 타인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하고 생기는 오해와 갈등에서부터 비롯된다며 타인을 오해하는 3가지 이유를 정리해 낸다. 가장 먼저 타인이 정직할것이라고 가정한다는 진실기본값 이론이다. 둘째는 타인의 태도와 내면이 일치한다고 착각하는 투명성관념 맹신 이론이다. 셋째는 행동과 결합하는 맥락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결합성무시 이론으로 추려냈다. 

특히 저자는 “무엇보다 낯선 이를 해독하는 우리의 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몇 가지 단서를 설렁설렁 훑어보고는 다른 사람의 심중을 쉽게 들여다볼 수 있다고 여긴다. 낯선 이를 판단하는 기회를 덥석 잡아버린다. 물론 우리 자신한테는 절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우리 자신은 미묘하고 복잡하며 불가해하니까. 하지만 낯선 사람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당신이 모르는 사람을 만났을 때 알아야 할 단 하나의 진실은 이것이다. '낯선 사람은 쉽게 알 수 없다는 것'” 이라고 독자에게 강조한다.

책은 유강은이 옮겼고 김경일 교수가 감수했다. 이 책을 접한 성북동 소재 어느 독자는 “이 책은 내가 기대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방향이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흥미진진했고 명심해야 할 묵직한 교훈을 전해 준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를 내기 위해 수많은 연구와 사례를 소개한다. 하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너무나 당연해 보이기에 무시하고 넘어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책을 읽고 직접 사례를 보면서 앞으로 낯선 이들과 대화할 때 평생을 가져야 할 올바른 태도를 배운 것 같다”는 서평을 남겼다.

저자는 영국에서 태어나 캐나다에서 자랐고 토론토대학과 트리니티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했다. 한때 워싱턴포스트지에서 경제부, 과학부 기자와 뉴욕 지부장을 지녔다. 타임지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에 한 명으로 지목되기도 했고 윌스트리트저널에서 뽑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사상가 10인에 들기도 했다,

저자의 또 다른 저서로는 ‘아웃라이어’, ‘사피엔스의 미래’, ‘블링크’, ‘티닝 포인트’,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다윗과 골리앗’ 등이 있다. 저자가 발표한 여섯권의 책은 모두 뉴욕타임즈 베스트 셀러에 오른 경영 저술서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이 책과 함께 읽을 만한 책으로는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가',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다소 곤란한 감정', '심리학을 만나 행복해졌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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