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은 머리에 있다고도, 심장에 있다고도 일컬어져 왔다. 그러다가 오늘날에는 뇌에 있다는 견해가 확립되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그렇다면 ‘뇌사’한 사람의 넋은…?“이몸이 죽고 죽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하던 옛시조가 생각난다. 그 넋이라는 것, 소위 혼백이란 것, 그것은 우리 몸의 어디에 있는 것일까.고대 희랍의 철학자 플라톤(소크라테스의 제자, BC427~BC347) 은 넋이 머리에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의 제자였던 아리스토텔레스(BC384~BC322)는 그렇지 않다, 넋은 심장에 있다고 주장하였다.이 문제는 그후에도 오랫동안 결정되지 못했으며, 셰익스피어가 활약하던 17세기에도 해결되지 못했다.“자, 말해보렴. 바람기는 어디서 생겨나지? 심장에서 생기나, 아니면 머리에서 생기나?”이 대사는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의 한 구절이다. 이처럼 넋의 거처는 수수께끼였다. 이마적에 와서야 겨우 ‘뇌’ 라는 견해가 확립된 셈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임사 체험―죽음을 경험해본 사람의 말에 의하면, 넋이 육체를 떠날 적에는, 표현할 수 없을만큼 좋은 기분이 된다고 한다. 이점은 동양인이나 서양인이나 마찬가지다. 그리하여 현세(現世) 쪽에서 모두들 자기를 부르고 있더라도, 돌아갈 기분이 되지는 않는다고 한다. 내세(來世) 쪽으로 가고 싶어지는 모양이다.자기의 장례식을 하늘에서 내려다보고 나서 살아 돌아온 사람의 얘기도 이따금 듣게 된다. 자기가 살아나서 보니 곡하는 소리가 들려오고, 자기는 비좁은 관 속에 갑갑하게 눕혀져 있더란다.뇌사(腦死)라는 것, 그것은 의학을 중심으로 하는 생각에 근거를 두고있다. 뇌는 기능을 못하고 죽어있더라도, 심장은 고동치고 있는 경우가 있다.

교통사고로 머리에 큰 상처를 입었을 경우 같은 때 이렇게 되는 수가 있다. 이런 경우에 넋은 어디에 있는지, 필자로서는 알 길이 없다.알츠하이머형 노년치매에 걸린 뇌를 보면 β-단백이 엉겨붙어 있고, 신경세포가 상당히 괴사(壞死)되어 있다.60세 이하에서는 β-단백의 엉김은 별로 없으며, 60대부터는 25%에 해당되는 사람에게서 검출된다. 이런 비율은 나이에 따라 증가되어, 80대에는 70%에 해당되는 사람에게서 검출된다고 보고돼있다. 이 병이 왜 생기는지, 어찌하면 치료가 되는지, 아직 확립되지 못하고 있다. 당뇨병과 더불어, 치료가 가장 어려운 병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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