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귀고 있는 여성과 단 둘이 있을 때, 그녀가 어렴풋이 다른 남자도 자기를 따른다른 인상을 풍겼다고 하자. 십중 팔구 남자는 그 미지의 남자에게 야릇한 경쟁심을 느끼게 될 것이다.아직 자기는 그녀에게 반했다든지 할 정도는 아닌데도, 단지 라이벌이 있다는 의식 때문에 그녀에게 애정을 느끼게 되는 경우도 있다.그러나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것은 애정이라기보다는 소유욕인지도 모른다.여성은 남자의 이런 특성을 잘 알고 있으며, 때로는 의도적으로 그것을 이용하려고 든다.

그러나 알고 보면, 자기에게 향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려는 트릭인 경우도 많다.따라서 그런 경우의 남자는, 존재하지도 않는 가공의 사내를 라이벌로 여기고, 그 라이벌에게 지지 않으려고 그녀한테 열을 올리는 셈이다. (아, 죄 많은 여자여!)그러니까 당신의 그녀가 혹시 다른 남자의 존재를 내비치거든, 그녀의 언사를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실제로 그런 남자가 있는 거라면, 얘기 어딘가에 구체성이 있을 것이다.만일 그저 추상적으로만 내비치는 얘기라면, 단순한 트릭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남자가 진지해질 때
다방같은 데서 젊은 남녀가 대화하는 걸 보면, 두 사람의 인간관계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는 경우가 많다.인간관계의 윤활유로서의 대화, 혹은 상대방의 마음을 떠보려는 부류의 대화라면, 그들은 친구 이상의 사이는 아니라고 볼 수 있다.그런데 남자의 화제에 변화가 오는 시기가 반드시 있다. 자기의 세계를 상대방 여성에게 알려주고 싶고, 상대방이 꼭 알아줘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그렇게 되는 것이다.그것은 상대방에 대한 호의가 깊어졌다든지, 혹은 결혼 상대자로서 생각하게 된 증거다. 그래서 상대방이 잘 알지도 못하고, 재미도 없는 전문적인 얘기를 하게 되는 것이다.

현명한 여자라면, 그런 경우에 상대방의 진정을 헤아릴 수 있다. 어떤 남자라도, 자기가 좋아하는 여성에게 인정받고 싶어질 것은 당연하다. 거기에 대한 대처가 중요하다.가령 기타를 치는 것이 장기인 남자라면, 그녀에게 기타를 쳐보이고 싶을 것이다. 산을 좋아하는 남자라면, 같이 등산하자고 할 것이다. 화제에 있어서도 반드시 그런 경향, 그런 변화가 나타나게 마련이다. 남자가 진지하게 자기를 얘기하기 시작했을 때, 그때가 두 사람의 인간관계의 갈림길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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