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학적으로 보아 여성의 눈물샘이 남성보다 발달되어 있는 것도 아닌데, 여자들은 곧잘 눈물을 보인다. 슬플 때라면 또 모르지만, 기뻐도 눈물을 보인다. 그 까닭을 분석심리에서 보면 이렇다.즉, 여성은 눈물을 흘림으로써 카타르시스(정화작용) 로 쾌감을 느낀다. 또한 동시에 눈물에 젖어있는 자신을 즐기는 심리도 작용되고 있다.또 눈물을 보이면, 상대방이 그 이상 공격해 오지 않는다는 것을 여성은 비록 무의식적일망정 계산하고 있다. 그래서 ‘눈물은 여자의 무기’ 라는 말이 예전에는 유행했었다.

곤충계를 보면 위험이 닥치면 몸을 동그랗게 움츠리거나 혹은 죽은 체하는 곤충이 있다. 그것을 ‘의태에 의한 도피’라 하는데, 여자의 눈물에는 그와 상통하는 바가 있다.그리고 여자는 마치 어린애가 뭘 사달라고 우는 경우처럼, 눈물에 의해 어떤 것을 바라고 있다. 응석이나 투정의 일종이라고나 할까…그러니까 여자는 눈물에 의해서 쾌감과 도피와 이득을 아울러 기대하는 셈이다. 그렇지만 여자를 이렇게 만들어놓은 것은, 필경 여자의 눈물을 사랑하는 남성이 아닐까?

보수적 여성관 못버리는 남자

남자는 현상에 안주하지 못하고, 항상 개혁을 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알고 보면, 여성보다도 훨씬 완강한 보수성을 지니고 있다.남자는 자기의 사회적인 지위와 가정등 현재 자기가 향유하고 있는 기반이 얼마나 어렵사리 구축됐는가를 아는 까닭이다. 따라서 그 기반을 위협하는 온갖 변화에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남자의 보수성은 특히 여성관에 있어서 가장 두드러진다. 대외적으로는 “여성의 사회참여가 더욱 요청된다” 고 하면서도, 정작 자기 아내는 직장을 갖지 못하게 하는 따위다.

남자는 성장 과정에서 ‘남자는 직업, 여자는 가사’ 라는 환경을 익혀 왔으므로, 사회적으로 남녀의 위치가 바뀌는 것을 극도로 경계한다.남녀의 입장이 같아지거나 혹은 역전될까봐 두려워한다. 그러므로 남자가 사귀고 있는 여성에게 ‘직장에서 출세하는 길’ 따위를 일러주는 단계라면, 아직 그녀를 결혼 상대자로서는 여기지 않고 있다고 봐야 한다. 결혼에서만은 본성을 드러내지 않을 수 없으니까. 남자가 결혼 전에 여성의 직업에 관해서 넓은 이해를 보였다고 해서, 결혼 후에도 그런 이해가 유지되리라고 생각해선 안된다. 남자는 그만큼 양면성이 현저한 동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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