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죽느냐. 사느냐.’ 4·15 총선 결과에 따라 미래통합당의 운명이 좌지우지 된다. 4·15 총선 결과가 짧게는 2년을 담보하는 보증수표다. 밀리면 부도 사태를 맞게 된다. 이 때문에 통합당은 과반 확보를 위해 미래한국당 위성정당을 만들어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며 온갖 전략과 전술을 쏟아내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대선, 재보궐 선거, 지방선거 등에서 모두 패배한 통합당은 문재인 대통령 임기 후반기에 치르는 이번 총선이 주도권 다툼을 넘어 2022년 체제의 향배를 가르는 전환점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함 때문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통합당이 과반을 확보하면, 문재인 대통령은 권력 공백 현상이나 권력통제 불능 상태로 빠질 수 있다. 반대의 경우 통합당은 비대위 체제는 물론 미래한국당의 독자적 행보 등 극심한 내홍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 과반의석 승리시 공수처 폐지 등 정국주도권 현정권 집중포화
 선거 패배시 황교안 차기 대권주자 줄낙마보수 암흑기도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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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대선,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미래통합당은 214·15 총선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얻어 20대 국회에서 강행 처리됐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법 등을 21대 국회에서 폐지하고, 문재인 정부 정책에 제동을 걸겠다는 방침이다. 총선을 앞두고 새로운보수당과 통합하고, 거센 비판 여론에도 비례대표 위성정당을 만든 것도 과반 의석을 확보해 의회 권력을 쥐겠다는 것이다.

승리만 해봐!” 단단히 벼르는 통합당, 그러나...

통합당이 바라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단독 과반 의석을 넘어 180석을 확보하는 것이다. 국회선진화법의 패스트트랙 지정 요건인 180석 이상을 확보한다면 여권 반발도 뛰어넘을 수 있다. 또 제1당으로 국회의장 자리를 거머쥐게 된다.

다만 180석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통합당은 단독 과반 의석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통합당은 문재인 정권의 핵심 정책에 대한 문제를 집중부각시키며 정권심판론에 대한 국민 지지를 끌어모으겠다는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1일 미래통합당과 비례대표 위성장당인 미래한국당은 원팀을 강조하며 정책 공동 선언식도 개최했다. 두 당의 공동선언 여섯 가지 항목은 Δ나라와 경제 살리기 Δ소득주도성장 및 탈원전 폐지 Δ굴욕적 대북정책 폐지 및 한미동맹 기반 안보태세 구축 Δ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담은 공직선거법 정상화 및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폐지 Δ울산시장·조국 전 장관 부정부패 사건 진상규명 Δ맞춤형 복지 등을 내세웠다.

또 통합당 김종인 선대위원장은 이번 선거는 근본적으로 지난 3년 동안 문재인 정권의 치적, 리더십에 관한 평가라며 현재 대한민국 경제 상황이나 코로나19 대응, 또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와 최근 윤석열 검찰체제를 둘러싼 논란 등을 보면 현 정권의 실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해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을 어떤 생각에서 했고 또 조국 사태 후 윤석열 체제를 왜 와해시키려 했는지 보면 현 정부가 어떤 정부인지 잘 알 수 있다.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고 해결하는 리더십 자체가 완전히 부서졌다고 혹평했다.

그런 차원에서 통합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면 가장 먼저 검찰 힘 보태기로 공수처 견제에 나설 공산이 크다.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연루 가능성을 겨냥, 추미애 법무부 장관 탄핵을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고위직 연쇄 인사를 통해 윤석열 검찰총장의 손과 발을 자르고, 정권을 겨냥한 수사까지 저지했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검찰 인사 농단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탄핵 추진을 총선 공약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통합당은 범보수 연대를 할 가능성이 있다.

또 윤 총장에게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그런 차원에서 특별검사를 추진 중이다. 보수야당은 특검을 통해 난폭한 정권의 권력 사유화를 막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주도권을 쥐게 될 국회 입법권과 예산심의권을 앞세워 정책 백지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예산심의권을 최대한 활용해 정권이 역점을 둬온 정책을 되돌리거나 최소한 수정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크다. 박근혜 정부 시절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 드라이브를 걸었던 노동·고육·공공·금융 4대 구조개혁은 실종됐다. 공공성을 무너뜨리고 재벌특혜만 키운다는 비판만 받은 바 있다. 일련의 과정을 살펴보면 통합당이 과반 의석수만 확보해도 유권자들이 문재인 정권 심판에 힘을 실어줬다고 보고, 문재인 정권에서 추진하는 정책들에 대해 제동을 걸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당내 상황은 복잡하다. 총선에서 승리했다고 해도 황교안 대표가 종로 선거에서 패배한다면 대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질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 한 관계자는 김종인 위원장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선거유세를 하고 있고, 황 대표는 종로 선거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종로에서 패배하면 황 대표는 정치 생명에 큰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황 대표는 공천 과정으로 인해 통합당의 텃밭인 대구와 경북 지역 민심을 잃어버린 상태라며 총선 승리와 종로 승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지 못하면 황 대표를 대신할 대권 주자 찾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패배시 선거 4연패...탄핵이후 2차 시련기..재건축해야

통합당 최악의 시나리오인 제1당 탈환 실패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의 승리를 의미하며 통합당은 대선과 지방선거, 두 번의 총선 등 네 차례 연속 패배하게 된다. 무엇보다 문재인 정권을 향한 통합당의 비판의 목소리 역시 탄력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임명을 놓고도 무조건적인 반대가 어렵다. 더욱이 울산시장·조국 전 장관 부정부패 사건 진상규명도 흐지부지 마무리될 소지가 있다. 2년 뒤 정권 창출도 쉽지 않다.

특히 당내 분란은 최정점에 다다를 수밖에 없다. 지도부 총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이 불가피하다. 보수진영의 유력 대권 주자인 황교안 대표 역시 대권 가도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통합당 한 관계자는 총선에서 패배한다면 사실상 정치인 황교안은 더 이상 없다고 보면 된다황교안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들조차 황 대표를 외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나아가 보수진영 후계를 놓고 내분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비박계와 친박계간의 싸움이 벌어질 개연성이 어느 때보다 짙다. 통합당 한 의원은 과반을 넘겨준다면 네 탓 공방이 벌어질 게 불 보듯 뻔하다이 과정에서 이른바 당내 잠룡들이 정치적 상처를 받는다면 그 여파가 다음 대선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악의 경우 다시 보수 분열로 분당 수순을 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통합당 안팎에서는 제1당이 되지 않으면 미래통합당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독자적 노선을 선택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통합당 한 관계자는 통합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면 당내 계파 갈등이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여, 한국당 당대표인 원유철 의원이 한국당 지분을 가지고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 유승민 전 대표가 원내대표로 당선됐을 당시 정책위의장은 원유철 의원으로 두 사람은 러닝메이트로 호흡을 맞췄으나 유 전 대표가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의 불협화음으로 원내대표 사퇴를 하면서 원 의원이 원내대표를 이어받은 상황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번 총선 결과가 보수의 부활이냐, 보수의 몰락이냐를 판가름할 지표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기우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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