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의 계절이 시작됐다. 매년 봄철마다 기침이나 눈병 등 각종 질환을 일으키는 불청객인 황사가 올해 발생 빈도나 농도에서 사상 최악일 것으로 예상돼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환경부는 2월 20일 국내 황사 발원지인 내몽골 고원의 훈산다크 사막과 만주지역의 커얼친 사막의 강수량이 겨울철인 지난해말부터 최근까지 극도로 적어 올해 황사발생 빈도와 농도가 사상 최악이었던 지난 2002년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황사철 각종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건강관리법을 살펴보자.환경부는 1월 28일 한·중·일 3국의 기상·환경 전문가들이 참가한 황사국제워크숍에서 한국과 일본 기상청이 중국 사막 현지에 설치한 황사관측망과 황사모니터링 기상탑을 통해 얻은 각종 관측결과를 토대로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환경부는 또 예년에 비해 한달가량 빠른 지난 2월 14일 서울 경기를 제외한 전지역에서 황사가 발생한 점도 이같은 예상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부산의 미세먼지(PM10) 농도는 강서구 대저동이 171㎍/㎥(1㎥당 미세먼지 무게), 사하구 장림동 156㎍/㎥, 해운대구 재송동 131㎍/㎥ 등으로 부산 전역에서 약한 황사현상이 나타난 바 있다.지금까지 최악의 황사현상이 발생한 해인 2002년에는 4월8일 서울의 미세먼지(PM10) 농도가 평상시의 27배인 2,070㎍/㎥에 달해 초등학교 무더기 휴교사태가 빚어지고 항공기 230편이 결항하기도 했다.우리나라에서는 황사를 ‘흙이 비처럼 떨어진다’하여 예로부터 우토(雨土), 토우(土雨), 또는 ‘흙비’라고 불렀다. 황사는 봄철 중국대륙이 건조해지면서 고비 사막, 타클라마칸 사막 등 중국과 몽골의 사막지대 및 황하 상류지대의 흙먼지가 강한 상층기류를 타고 3천~5천m 상공으로 올라가 초속 30m의 편서풍에 실려 날아오는 것이다. 최근에는 내몽골고원 부근에서도 황사가 발원해 우리나라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등 황사발원지가 서쪽으로 확대되고 있다.

황사가 발생하면 석영, 카드뮴, 납, 알루미늄, 구리 등이 포함된 흙먼지가 대기를 황갈색으로 오염시킨다. 한 사람이 흡입하는 먼지의 양은 평상시의 3배에 이르고 금속성분도 종류에 따라 2~10배 많아진다. 따라서 황사가 심할 때는 기관지염이나 천식환자, 평소 눈이 약한 사람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황사가 지속되면 알레르기성 결막염 환자가 늘어난다. 눈이 가렵고 눈물이 많이 나며 빨갛게 충혈되는 것이 주된 증상이다. 이때는 외출을 가급적 삼가는 것이 상책이지만 부득이 외출할 때에는 보호안경을 끼고 귀가 후에는 미지근한 물로 눈과 콧속을 깨끗이 씻어낸다. 그러나 소금물은 눈을 자극하므로 피해야 한다.황사가 폐로 들어가면 기도 점막을 자극해 정상적인 사람도 호흡이 곤란해지고 목이 아프게 된다. 특히 기관지가 약한 천식 및 폐결핵 환자가 황사에 노출되면 호흡이 곤란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외부 공기 노출을 삼가야 한다.

또 실내에서도 공기가 건조해지기 쉬우므로 가습기를 사용해 습도를 높여주어야 한다.황사는 자동차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미세 먼지가 쌓여 부품이 손상되거나 제 기능을 못해 성능이 떨어질 수 있다. 황사가 계속되면 창문을 닫고 흡입공기 조절레버를 외부 공기가 들어오지 않도록 조작해 놓아야 한다. 또 자주 보닛을 열어 에어클리너 필터와 각종 전기장치에 끼인 먼지를 털어내는 것이 좋다.알레르기 환자는 예방약 복용황사는 알레르기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황사현상이 본격화되면서 이들 질병이 악화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황사의 모래 먼지 자체는 황토 성분이어서 성분상으로는 인체에 크게 해롭지는 않다.

하지만 크기가 매우 작은 미세 분진(0.2~10㎍)이 기관지로 흘러들어오면 인체가 평소보다 3배 이상의 먼지를 들이마시게 돼 천식을 유발하며 기침은 물론 가슴통증과 호흡곤란 증세까지 나타날 수 있다.특히 기관지 천식 환자는 이맘때면 황사는 물론 공기 속에 흩날리는 꽃가루 때문에 증상이 크게 악화된다. 예방을 위해선 가능한 한 외출을 삼가고 외출때는 마스크를 사용해야 한다. 자주 수분을 섭취하고 기도내 습도를 적당선 이상으로 항상 유지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매년 황사로 인해 알레르기 질환이 심해져 고생하는 사람이라면 약물 예방치료를 해주는 것도 권장된다.약물에는 ‘크로몰린’같이 기도에 직접 뿌려주는 약물도 있고 ‘오논’, ‘싱귤레어’와 같이 하루 한 번 복용하는 것도 있는데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안심하고 사용해도 된다.

눈 충혈되고 까끌까끌 황사 눈병 조심황사로 인해 안과에는 결막염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황사에 들어있는 철, 규소, 카드뮴 등과 대기중 오염물질이 눈 속에 들어가 염증을 일으킨다.결막염이 생기면 눈이 충혈되고 눈물이 많이 흐른다. 눈 속에 모래알이 들어간 것처럼 까끌까끌하고 눈 주위가 붓기도 한다. 치료는 주로 항생제를 사용하는데 대개 1주일 정도면 증상이 많이 가라앉는다. 콘택트렌즈 착용자는 황사에 포함된 중금속과 먼지가 렌즈 표면에 달라붙어 결막과 각막을 자극해 염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황사 기간에는 안경을 쓰고 다니는게 바람직하다. 예방을 위해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고 생리식염수로 눈을 씻어주거나 인공눈물을 점안해주는게 좋으며 소금물은 눈을 자극하므로 피한다. 결막염 초기 증세가 의심될 경우 얼음찜질을 해주면 증세를 누그러뜨릴 수 있다.

하지만 자가진단해 안약을 장기간 사용하면 녹내장이나 백내장 등 더 큰 병을 불러올 수 있어 반드시 전문의 처방에 따라 안약을 써야 한다. 피부 관리법 에센스 등 이용 보습에 유의건조한 공기와 올해 유난히 기승을 부리는 황사는 봄철 피부를 위협하는 불청객. 실내 공기마저 오염되어 있어, 피부가 혹사를 당하기 쉽다. 꽃가루나 황사, 먼지는 가려움 따가움은 물론 피부염과 알레르기를 일으킨다.요즘같은 날에는 화장보다는 세안에 신경을 써야 한다. 외출후 집에 오자마자 화장을 지우고 이중세안을 해야 한다. 자극을 줄이기 위해서는 미지근한 물과 저자극성 클린싱 제품, 미용비누를 사용하도록 한다.

얼굴을 너무 강하게 문지르지 말고 깨끗한 물로 여러번 씻어내는 것이 좋다.일주일에 한두 차례 정도는 스크럽이 들어있는 필링이나 각질 제거제를 이용해 세안을 한다. 세안후 스팀타월로 핫팩을 해서 피부의 노폐물을 완전히 걷어 낸다. 피부가 유난히 지치고 퍼석거릴 때는 영양크림과 에센스를 섞어 3~4분간 마사지한 뒤 스팀타월로 닦아낸다. 눈 주위는 에센스와 아이크림을 섞어 바른 후 거즈나 얇게 편 솜을 약 10분간 얹어두면 촉촉해진다.살균효과가 있는 소금도 피부 트러블 예방에 효과가 있다. 식염수를 화장솜에 묻혀 반복해서 닦아내면 뾰루지가 잘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너무 자주 하는 것은 피한다.얼굴이 가렵고 열이 나거나 발진이 심하면 차가운 수건으로 피부를 진정시켜 준다.

물에 적신 수건을 비닐에 싸서 냉동실에 넣었다가 사용하면 간편하다.피부가 민감할 때 화장품을 바꾸는 것은 좋지 않다. 새로운 자극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화장품 업계 관계자들은 “평소 바르던 화장품을 최대한 활용하여 기초 손질은 간단하게 하고, 에센스를 이용해 보습에 신경을 쓰라”고 조언했다.한편 정부는 황사 발생전 단계별 국민행동요령으로 가정에서 황사가 실내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창문 등을 점검하고, 실내 공기정화기와 가습기 등을 준비하며, 외출시 보호안경이나 마스크, 긴소매의복 등을 준비하도록 권고하고 있다.전문의들은 “호흡기 알레르기 환자가 황사에 노출되면 호흡곤란이나 폐렴 등을 앓을 수 있다”며 “외출 때 마스크를 쓰고 집에 들어와서는 깨끗하게 씻고 공기정화기 가습기 등을 트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자료=겨례의 자연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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