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로 본 세계사] 저자 황윤 / 출판사 살림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도자기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토기의 사용은 과거 수렵, 채집에서 농경생활로 전화되면서 식량을 저장하고 식수를 담아 두는 필요성에서 시작되었다. 식탁에 올라오는 그릇과 접시, 컵도 사실은 전부 도자기라 할 수 있다. 따뜻한 차 한 잔을 담는 머그컵 또한 도자기다. 그러고 보면 우리 집 거실이나 부엌에서 사용하는 그릇의 대부분은 도자기요, 전 세계 어딜 가도 애용하는 생필품으로 안착된지 오래 됐다. 이렇듯 도자기는 공예품이자 실용품으로 인식되지만 현대인들에게는 그리 큰 관심의 대상은 아니었다. 그러나 역사속 어디에서나 쓸모있었던 도자기는 인간의 의식주 생활속에  밀접하게 자리하면서 세계의 역사와 시대의 기량과 문화적 자태를 품고 있다. 

 

‘박물관 보는 법’의 저자로 잘 알려져 있는 황윤 작가의 ‘도자기로 본 세계사’는 탁월한 역사적 혜안과 인문학적 통찰력으로 멀게만 느껴지는 도자기를 감상하는 안목을 한 단계 높여준다. 

특히 도자기는 동양에서도 중국의 발명품이라고 알려졌기 때문에 그 유래와 성장과정을 중국에 초점을 두었다. 중국 상나라의 원시 청자부터 청자, 청자 백자, 채색 자기 등으로 이어지는 도자기의 흐름을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독자에게 들려준다. 

저자는 도자기에 얽힌 세계사를 사려 깊게 독자에세 알리면서 “새로운 도자기 양식이 등장할 때마다 제작기술과 양산 체재가 발전하면 소비층이 점차 확산되고 중국을 넘어 세계로 도자기가 퍼져 나간다. 예컨대, 청자백자는 원나라 때 실크로드를 통해 서아시아 지역으로 건너가고, 명청 시대에는 유럽, 인도, 동남아시아로 수출된다. 서양은 동양의 도자기에 크게 매료되어 거대한 수입 시장이 된다. 18세기부터는 유럽 도자기가 자체 생산되기 시작해 19세기에는 전 세계를 휩쓴다. 책에서는 동양의 발명품인 도자기가 어떻게 전 세계인의 관심을 받게 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저자는 도자기를 연구하기 위해 세계 박물관 현장을 누비며 책을 집필하기 위한 자료를 모았다. 책을 통해 어느 박물관에 가면 어떠한 도자기 컬렉션을 즐길 수 있는지 상세하게 들려준다. 도자기를 감상하면서 도자기 흐름을 한눈에 읽을 수 있는 흐름을 짚어주는 박물관 몇 곳을 추천하기도 했다. 

동아시아의 다양한 청자를 볼 수있는 박물관으로 난징 육조 박물관, 타이완 고궁 박물관, 오사카 시립 동양 도자 미술관 등을 소개하고 청화백자의 진수의 맥을 짚어 줄 수 있는 곳으로 베이징 고궁 박물관, 일본 이데미쓰 미술관 등이라고 말한다. 유럽의 세브르 국립도자기박물관과 서아시아 도자기 전시관에서는 동아시아를 넘어 세계 도자기 교류를 확인할 수 있는 곳이라고 짚어준다. 책을 읽고 나면 직접 다녀 보고 싶은 욕구와 더불어 도자기의 진수를 느끼고 감상하는 안목이 한 단계 높아졌음을 스스로 느끼게 된다. 

세계사를 읽어 내는 방법은 인물과 국가 사건을 중심으로 한 연계성을 두고 확인하는 절차로 이루어진다. 그러한 중심에는 상품이나 상용화된 물건으로 수많은 사람과 세월을 거쳐간 흔적을 따라가면서 현재의 흐름을 이해하는 방법도 있다. 저자는 그 대표적인 방법으로 도자기를 연구하는 법을 택했고 도자기가 만들어졌던 당시 사회의 모습과 흐름을 읽고 역사의 흐름을 해석했다. 

저자는 책을 통해 “중국의 백자가 서아시아의 코발트와 만나서 청화백자가 탄생한 예에서 볼 수 있듯이, 다양한 문화에 대한 이해와 접목은 자신이 알고 있던 것을 넘어서는 새로운 창조도 가능케 한다. 나만의 생각을 넘어 다양한 가치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도 도자기의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다. 도자기는 하나의 공예품이자 실용품이지만 그만큼 사람과 가깝게 지내며 발전했기에 문화와 역사를 품고 있다. 도자기를 통해 세계와 역사를 읽는 눈이 생긴다면 다른 공예품도 가치를 파악하고 해석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이것이 스스로 찾아가며 습득하는 진짜 살아 있는 역사 공부가 아닐까 싶다” 고 밝히면서 도자기를 문화화 교류가 빚어낸 인류의 창조물이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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