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5일 서울 마포구 창전동에 마련된 4.15 총선 개표 방송 상황실을 찾아 출구조사 결과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5일 서울 마포구 창전동에 마련된 4.15 총선 개표 방송 상황실을 찾아 출구조사 결과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4·15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비례대표 의석 한 자릿수를 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당을 이끄는 안철수 대표의 향후 행보에도 먹구름이 꼈다.

15일 발표된 방송3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국민의당은 비례대표 2~5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KBS 2~4석, MBC 3석, SBS 3~5석으로 예측했다.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고 비례대표 후보만 낸 국민의당이 목표치로 삼은 정당 투표율은 20%, 두 자릿수 의석수 확보였다.

그러나 출구조사 결과에서 국민의당은 5석 이하의 의석을 얻는 데 그쳤다. 비례대표 의석 전망에서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에 이어 정의당(4~8석)에 뒤지는 전망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안 대표가 평가를 받으려면 지지율 10%, 의석 최소 5개 등 정의당 수준은 돼야 제3세력 대표로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정치권에선 국민의당이 유의미한 의석수를 확보해 의회 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경우 안 대표가 3당 대표주자 입지를 다지고 다시 대권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20대 총선에서와 같은 '녹색 돌풍'은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안 대표는 1년4개월만인 올해 초 정계 복귀를 선언하고 바른미래당을 탈당, 국민의당을 창당해 비례 후보만 내겠다고 선언했다. 자신 역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대구 의료봉사와 435km 국토 대종주에 나서며 사실상 안 대표 개인 역량으로 분투해왔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도 기성정치에 실망한 중도 유권자들을 향해 "기득권 양당을 견제하는 합리적 균형자 역할을 해내겠다"며 지지를 호소했으나, 선거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모습이다.

'새 정치'로 대표되는 '안철수 브랜드'의 신선함이 예전 같지 않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도 거대 양당의 경쟁 구도가 심화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

향후 안 대표는 독자 노선을 고수하기엔 정치적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이란 분석들이 나온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안 대표의 대권 마지막 기회는 보수 진영에서 경쟁하는 것밖에 남지 않았다. 보수가 위기인 상황에서 확실히 자기의 마지막 승부수로 (보수를) 선택하면 가능할 수 있다"며 "통합당 측에서도 분위기 전환 카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미래통합당과 통합을 추진해야 하지 않겠나. 외연 확장이란 상징성에서 통합당 쪽에서도 흡수통합 형태를 고려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역시 "얻은 의석수는 관계가 없다. 큰 정당에 들어가서 치열한 투쟁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안 대표는 출구조사 결과 발표에 대해 "거대 양당에 맞서 최선을 다해서 노력했다고 생각한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겸허하게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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