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종로구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부암동 일대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왼쪽). 황교안 미래통합당 종로구 후보가 종로구 이화동 일대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2020.04.03. [뉴시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종로구 후보가 지난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부암동 일대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왼쪽). 황교안 미래통합당 종로구 후보가 종로구 이화동 일대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21대 총선에서 대권 잠룡으로 거론되는 거물급 인사들의 희비도 극명하게 갈렸다. 당선된 이들은 대권 주자로서 위상과 입지를 더욱 끌어올리게 됐지만 낙선한 이들은 정치 생명도 가늠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종전 대권 경쟁 구도에도 지각 변동이 불가피하게 됐다. 기로에 선 잠룡 8인의 총선 결말을 짚어봤다.


이낙연 '승리' 황교안 '당 대표 사퇴'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종로에서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를 상대로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이들의 대결은 각각 현 문재인 정부와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총리였다는 점과 여야 거대 정당 수장들의 대결이란 점에서 시선을 집중시켜왔다.

최종적으로 이 후보가 승리했고 황 대표는 낙선이 결정된 15일 당일 즉시 기자회견을 통해 사퇴를 발표했다. 황 대표는 1년 2개월만의 당 대표 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당권을 내려놓았으며, 대권 행보 역시 멈추게 됐다.

이 전 총리는 이번 승리를 발판으로 삼아 유력 대선주자로의 입지를 굳혔다. 그는 이번 당선으로 '호남 출신'이라는 지역적 한계도 확실히 뗄 수 있게 됐다.


'험지 도전' 민주당 김부겸, 통합당 오세훈 고배


험지에 출사표를 냈던 잠룡들은 모두 고배를 마셨다. 김부겸 민주당 후보는 여권의 험지 중 험지, 적진 한 가운데 있는 대구 수성갑에 세 번째 도전장을 냈지만 낙선했다. 60.8% 득표율의 주호영 통합당 후보에게 밀려 38.3%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포함해 민주당에서 20년 집권한 서울 광진을에 도전했다. 그는 지난 2018년 말부터 지역구를 잡고 1년 넘게 바닥을 다져왔다. 가족까지 총출동하는 등 막바지 선거운동에 총력을 다했다.

그러나 오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 대변인 출신 고민정 후보에게 막혀 결국 꿈을 접었다. 고 후보와 초접전을 벌였지만 근소한 차이로 패배의 쓴 잔을 마셨다.

대구 수성을에 출마하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3일 대구 수성구 두산오거리에서 출근길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대구 수성을에 출마하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3일 대구 수성구 두산오거리에서 출근길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무소속 배팅' 홍준표·김태호 극적 생환


무소속으로 출마한 대권 잠룡으로는 대구 수성을에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대표, 경남 산청군·함양군·거창군·합천군에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있다. 이들은 통합당 소속으로 고향 출마를 원했지만 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의 험지 출마 요구를 거부하다 결국 컷오프(공천배제)됐다. 

이들은 모두 극적으로 살아 돌아왔다. 통합당 공천을 받지 못해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 전 지사는 42.5%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19대 대선에서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후보로 나섰던 홍 전 대표는 대구 수성구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친정인 통합당 후보를 눌렀다.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지난해 12월31일 신년 특별사면을 받고 정치적 족쇄에서 벗어났다. [뉴시스]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지난해 12월31일 신년 특별사면을 받고 정치적 족쇄에서 벗어났다. [뉴시스]

'돌아온 지역 맹주' 김두관·이광재 '승리'


지난 2012년 대선에 출마하려 경남지사직을 던졌던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경남 양산을에 도전했다. 그는 당 지도부 요청으로 경남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자신의 승리는 물론 경남 의석을 6석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김 의원은 나동연 통합당 후보와 초접전을 벌였다. 16일 새벽까지 100표 단위의 피말리는 개표 끝에 신승을 거뒀다.

이광재 전 강원지사는 2011년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지사직을 상실했지만 9년 만에 다시 강원 지역에 컴백했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의 강원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으면서 본인의 원주갑 선거는 물론 강원 의석 확장도 책임졌다. 이 전 지사는 47.5%로 박정하 통합당 후보(42.2%)를 근소하게 눌러 당선을 확정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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