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백사마을 사진공모전 최우수작품. (사진=서울시 제공)
서울시 백사마을 사진공모전 최우수작품. (사진=서울시 제공)

[일요서울ㅣ장휘경 기자] 서울시는 노원구 중계본동 30-3번지 일대 18만6965㎡ 부지에 공동주택 1953세대와 임대주택 484세대 등 총 2437세대를 건립하는 백사마을 재개발정비사업이 14일 건축위원회 심의를 통과함에 따라 재개발이 본격 추진된다고 16일 밝혔다.

백사마을은 지난 1967년 도심 개발에 의해 청계천, 창신동, 영등포 지역 등에서 강제 철거당한 철거민들이 이주해오면서 형성된 마을이다. 이주 초기에는 마실 물도 없고, 전기도 없었을 만큼 주거환경이 열악한 곳이었다.

1980년대 이후 재개발사업 등을 통해 다른 이주 정착지들이 아파트 단지로 변했지만 백사마을은 군사시설보호구역이자 개발제한구역으로 제한돼 아직까지도 기존 마을의 지형, 터, 골목길 등 공간이 고스란히 유지되고 있다.

시는 이번 건축심의 통과로 백사마을의 특성을 살려 1960~1970년대 서민들의 삶과 생활사를 보전하고 집과 골목길, 계단길 등 일부 원형을 보전하는 새로운 유형의 재개발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앞서 시는 백사마을 고유의 정취를 보전하기 위해 지난 2018년 3월 '서울특별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를 개정해 '주거지보전사업'이라는 새로운 유형의 사업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주거지보전사업구역 4만832㎡ 부지에는 총 484세대의 임대주택을 건립하며 지역주민의 공동체 보전을 위해 박물관, 마을식당, 마을공방 등 다양한 주민공동이용시설을 적재적소에 배치했다.

또한 기존 가옥들 중 마을형성 초기 원형을 간직한 가옥 2채를 선정해 리모델링한 후 주민 휴게시설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주거지보전사업구역 뒤쪽에 위치한 공동주택 부지 10만2262㎡에는 총 1973세대의 분양 아파트가 들어선다. 이는 2009년 5월 최초로 결정된 정비계획의 세대수 1461세대보다 무려 512세대나 증가한 것으로 사업성이 향상돼 사업 추진이 한층 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백사마을 재개발사업은 그동안 상당한 시련과 진통이 있었다. 낮은 사업성과 주민 갈등 등으로 인해 지난 2008년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됐음에도 개발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시는 백사마을 재개발사업의 조속한 진행을 위해 갈등전문가를 현장에 파견해 주민갈등을 조율했고, 행정력을 동원해 정비계획을 조정했다.

아울러 시는 50여년 이상 지난 노후된 건축물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재개발에 앞서 위험건축물 거주자를 대상으로 긴급 임시이주를 추진했다. 그 결과 현재 신청자 236가구 중 183가구(약 78%)가 이주를 완료한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 백사마을은 '서로 돌보며 함께 잘 사는 도시 서민의 대표적 보금자리'로 탈바꿈될 것"이라며 "과거(보전)와 현재(공동주택)가 상호 공존하는 새로운 방식의 정비사업을 시행하는 첫 사례인 만큼 정비사업 분야에서 새롭고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는 고령화 및 1인 노인가구 위주의 백사마을에서 '젠트리피케이션(원주민의 비자발적 내몰림)'을 방지하기 위해 주민공동체의 활성화 촉진을 위한 다양한 방안도 모색한다.

더불어 백사마을 추억이 영원히 기억될 수 있도록 백사마을에 대한 기록과 과거와 현재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사진 등의 발굴사업을 추진했다. 사업시행자인 서울주택도시공사에서는 '백사마을 물리적 공간 이미지 기록화 사업'을 통해 백사마을의 3D 스캐닝 자료를 기록으로 남길 예정이다.

백사마을 재개발사업은 올해 하반기 사업시행계획인가를 거쳐 2021년도 관리처분계획인가, 2022년도 이주 및 철거를 통해 2024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추진될 계획이다.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백사마을 재개발사업은 지역의 특색을 유지하고 이웃이 서로 어울려 살아가는 서울형 도시재생 역사의 첫 페이지로 장식될 것"이라며 "성공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서울시에서도 적극적인 행정지원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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