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피로증후군은 암이나 에이즈처럼 치명적이지 않아도 인간을 끊임없이 무기력하게 만든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 질환을 미래사회의 인류를 괴롭힐 최후의 질환으로 꼽을 정도다. 최근에는 특정한 질환 없이 장기간 피로감이 계속된다면 일단 만성피로라고 본다. 미국의 질병통제센터는 ‘쉬어도 낫지 않고 일상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원인 불명의 피로가 6개월 이상 계속될 때’를 만성피로증후군이라고 정의 내렸다. 단 과로나 특정 질환 등 원인이 있는 피로는 제외된다. 따라서 장시간 막연한 피로감이 지속된다면 우선 의사를 찾아 원인부터 밝혀내야 한다.

만성피로는 사회와 가정에서 받는 불안과 긴장, 업무 과다, 스트레스가 주원인으로 복잡한 사회 구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빈번하게 나타난다. 처음에는 약간 피곤하다고 느낄 정도이지만, 시간이 경과할수록 소화장애, 두통, 견비통, 기억력 감퇴 등의 증상이 계속된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피로나 기력저하의 상태를 ‘기허, 혈허, 기혈양허’ 또한 특별한 원인이 없이 몸을 곤하게 하여 나타나는 ‘허로’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주로 제 때 식사를 못하거나 자주 거르는 경우, 심한 육체적인 노동을 한 경우, 비위기능이 허약한 경우, 과도한 성 관계로 신장을 손상시킨 경우,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많은 경우 등에 원인을 두고 있다.

만성피로증후군에는 완전히 손을 놓는 휴식이 오히려 증세를 악화시킨다. 무기력할수록 매일 적절한 신체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과식과 카페인 첨가 음료, 음주는 대표적으로 피로를 악화시키는 요인이므로 피해야 한다. 시판중인 항 바이러스제제나 엽산 등 영양제류는 치료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명됐으므로 무의미한 복용은 삼가는 것이 좋다. 심리적 안정도 중요하다. 만성피로증후군은 따로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지 않는 질환이므로 지나친 걱정대신 운동과 영양을 통한 섭생관리가 필요하다.

만성피로의 증후

·온종일 나른하다.
·기억력이 떨어진다.
·모든 일이 귀찮고 의욕이 없고 원기가 없다.
·신경이 예민해지고 스트레스가 잘 풀리지 않으며 자주 화가 난다.
·집중력이 떨어져 일의 능률이나 학업에 진전이 없다.
·몸이 무겁고 머리가 띵하다.
·소화가 안 되고 속이 더부룩하거나 설사를 한다.
·어깨나 목 뒤가 자주 결린다.
·현기증이 나고 기분이 나쁘다.
·충분한 수면을 이루지 못한다.
·성욕이 감퇴했다.
·갈증으로 필요 없는 물을 많이 마신다.
·휴식을 취해도 늘 피곤함이 가시질 않는다.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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