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을에 출마하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3일 대구 수성구 두산오거리에서 출근길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대구 수성을에 출마하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3일 대구 수성구 두산오거리에서 출근길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대구 수성을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번 선거의 참패 원인으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를 지목했다. 아울러 이번 총선 출마를 발판으로 2022년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홍 전 대표는 17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당이 지금 중심이 없다""이번 선거에서도 공천문제로 일시 당을 떠나서 선거를 계속했지만, 메시지 없는 선거는 25년 정치를 하면서 처음봤다"고 말했다.

이어 "메시지는 간결하고 단순하고 국민 귀에 들어와야 되는데 그게 다른 당에 혼란을 가져다줬던 차명진, 김대호 이 두 분의 사건하고 같이 겹쳐다""당이 전하는 메시지는 아예 전달이 안 돼 버리고 그 두 분의 발언이 전부인 양으로 도배를 해 버렸다. 그러니까 야당 심판론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전 대표는 "'당의 의견은 아니다. 그건 후보 개인의 의견이다. 당하고는 상관없다' 하고 애초에 잘랐어야 옳은데 그것을 전부 가져왔다. 정치 25년 하면서 선거 과정에 후보를 갖다가 제명 비슷하게 하는 것을 처음 봤다""처음부터 무시 전략으로 갔어야 옳았다"고 강조했다.

홍 전 대표는 "(차명진 후보의 제명이)가처분으로 받아들여졌는데 '우리 당 후보는 아니다' 그런 식으로 말하는 당 대표가 도대체 (어디있냐)""그게 선거 하루 전날이다. 그것은 정치 초보생들이나 하는 바보 같은 짓인데 그런 짓을 해 놓고 어떻게 이기기를 바라냐"며 황교안 전 대표를 겨냥했다.

다만 홍 전 대표는 후보들의 제명 책임에 대해 전적으로 "황교안 대표 문제"라고 지적하며, "김종인 위원장이 무슨 책임이 있나. 아무리 명장이더라도 허약한 병사를 내세워서 전쟁이 되겠나. 김종인 위원장은 책임이 없다"고 말했다.

또 홍 전 대표는 이번 선거 패배의 원인을 '공천'으로 돌렸다. 그는 "당내 통합공천을 했어야 한다. 선거 후에 자기 체제 강화를 위해서 경쟁자 쳐내기 공천을 했다""당내 통합이 안 된 선거를 했지 않냐"고 반문했다.

홍 전 대표는 특히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1차 책임자"라며 "팔순을 바라보면서 새털처럼 가볍게 말을 한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자기가 직접 전화해서 경선을 약속해 놓고 바로 이튿날 뒤집는 사람이 공천을 했으니까 공천이 정상적으로 될 리가 없다"고 거듭 지적했다.

홍 전 대표는 "정치 25년 했지만 후보 등록 당일 공천 번복하고, 또 공천 취소하고, 가처분 신청하고, 선거기간 중에 그렇게 하는 건 처음 봤다""그런 식으로 했는데 어떻게 '우리 당에 투표를 해 달라', 이렇게 국민들한테 호소를 할 수가 있었겠느냐"고 했다.

홍 전 대표는 통합당에 대해서는 "우선 지도부가 붕괴됐기 때문에 비대위 체제로 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7월 전당대회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래서 비대위 체제로 해서 일단 당을 수습을 하고 그 다음에 전당대회 절차로 가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홍 전 대표는 "우리 내부에는 비대위원장 감이 없다고 본다""(선거에서) 살아온 분도 있지만 그분들도 비대위원장으로 카리스마를 갖고 당의 혼란을 수습하기에는 좀 어렵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당 외에서 비대위원장을 모셔오는 게 맞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카리스마도 있고, 오랜 정치 경력도 있고, 민주당이나 우리 당에서 혼란을 수습해 본 경험도 있고 하기 때문에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들어오면 어떨까 그런 생각을 해 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오는 2022년 치러지는 대선이 "저로서는 마지막 꿈"이라고 했다. 홍 전 대표는 "수성을에 굳이 출마한 것도 2022년도를 향한 마지막 꿈이고 출발"이라며 "1996년도 DJ83석을 가지고 97년 대선에서 대통령이 됐다. 국회의원 의석 수는 대선을 결정하는 요소가 아니다. 한나라당 총재를 했던 이회창 총재는 1번 후보 달고 두 번 대선에 도전해서 실패했다. 국회의원 수는 대선의 패러다임하고는 다르다. 대선은 정치 지형이 또 바뀐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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