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빚었던 간부 인사추천으로 ‘시끌’

 

[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과거 골프 접대 비리 등 물의를 빚었던 전 경영지원본부장 한모씨의 복직을 추진했다가 결국 철회했다. 한모씨의 복직은 무산됐지만 철도노조와 여론은 과거 비리를 절맀던 사람을 복직시키려는 코레일의 처사가 적합하지 않았다는 의견을 냈다. 특히 경영기획본부는 코레일에 신설된 부서로 철도 안전과 노사 문제를 책임지는 막중한 임무를 맡은 곳으로도 알려졌다. 한편 일각에서는 한모씨 인사 추천을 했던 손병석 사장에 대해 뒷말이 나오는 실정이다.

한모씨, 언론 보도 후 국토부 인사 검증에서 탈락

노조 “물의 빚었던 인물 인사 추천은 과거로 후퇴”

코레일이 2013년 골프 접대로 물의를 빚었던 한모씨를 이번에 신설된 경영기획본부 본부장으로 추천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됐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3일 ‘민중의 소리’ 단독 보도로 수면 위에 떠올랐다. 특히 손병석 코레일 사장이 한모씨를 추천한 사실도 함께 알려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지난 8일 ‘경향신문’은 코레일 복귀설이 도는 인물이 과거 골프 접대로 물의를 빚었다는 보도를 내보냈고 한모씨는 결국 국토교통부 인사 검증 과정에서 탈락했다. 이후 코레일은 경영기획본부 본부장에 새로운 인물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어수선한 분위기
부활 기회 노렸나

한모씨는 김대중과 노무현 정부 시절을 거친 후 철도민영화를 추진했던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승승장구했던 인물로 코레일 핵심 세력으로 부상했다. 당시 핵심 세력들은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추진했었던 철도민영화 도입 문제를 두고 노조와의 갈등도 격화됐었는데, 공공성이 크게 후퇴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특히 박근혜 정부 시절 임명됐던 홍순만 철도공사 사장이 사퇴하고 새로 취임한 오영식 사장은 공공성 강화라는 목표를 세우고 대대적 물갈이를 진행했다. 오 전 사장은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외주와, 민영화를 이끌었던 코레일 핵심 간부들에 대해 보직해임과 대기발령을 냈고 이 과정에서 한모씨도 코레일을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오 전 사장이 2018년 12월 강릉KTX 탈선사고 책임을 지고 물러났고 1년 만에 한모씨가 코로나19와 4·15총선 등 어수선한 분위기를 틈타 부활의 기회를 노린 것으로 일각에서 내다보고 있다.

앞서 한모씨가 코레일을 나간 과정도 잡음이 끊이지 않았었다. 2013년 경기 화성시 한 골프장에서 국토부 사무관과 함께 건설업체 관계자들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는데, 한모씨와 함께 골프 접대를 받은 국토부 사무관은 해임됐지만 한모씨만 경고처분을 받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또한 한모씨는 2016년 철도파업 당시 파업에 참가한 노조원들에게 무더기 징계를 내리면서 노조에게 고소를 당했다. 특히 한모씨는 철도파업 당시 ‘철피아(철도+마피아)’라고 불렸던 세력에서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던 인물로 알려지면서 노조 입장에서는 반갑지 않은 인물이라는 의견이다.

이미 몇 주 전부터 부패 세력이 코레일 간부로 복귀한다는 얘기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민중의 소리는 “코레일이 철도민영화를 추진하던 당시 핵심 간부로 노조에게 고발까지 당했던 한00 전 경영지원본부장의 복귀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미 코레일에서는 경영기획본부 본부장으로 한모씨를 추천한 뒤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에서 인사검증을 실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외적으로 알리지 않고 소리 소문 없이 일을 추진한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국토부는 인사 검증에서 한모씨를 결국 탈락시켰고 코레일도 서둘러 새 인물을 물색해 임명했다. 코레일 노조 관계자는 “과거 물의를 빚었고, 문제가 많았던 인물을 인사 추천한 일은 코레일이 과거로 후퇴한다는 의미”라며 “지금이라도 새 인물이 임명돼 그나마 반발이 크게 일어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실세 복귀 가능성에
손 사장 뒷말 나와

코레일 관계자는 한모씨 인사 추천 여부를 두고 “현재 코레일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선택이었다”며 “(코레일)적자가 계속돼 좋지 않은 상황에 인력 문제와 노사 문제, 철도 안전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가가 필요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현재 노조와의 분위기에 대해서는 “경영기획본부장에 새로운 인물이 임명되면서 노조와의 갈등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복귀가 무산된 한모씨의 현재 상황에는 “그 부분은 회사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에 아는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모씨의 복귀가 무산되면서 신임 경영기획본부장에는 전찬호 부산경남본부장이 임명됐다. 경영기획본부는 산하에 기획조정실, 인재경영실, 재무경영실 법무실이 편제되고 철도정책과 현안에 대한 점검, 관리 및 주요 사업의 기능조정 등 경영부문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는다.

한편 한모씨를 추천했던 인물이 손 사장이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과거 코레일을 떠났던 실세들의 복귀 가능성에 대한 추측과 함께 뒷말도 나오고 있다. 이미 노조에서는 과거 실세들의 복귀를 두고 노사 현안을 해결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도 나왔다. 특히 지난해 손 사장은 분식회계 의혹과 코레일 근로자 안전사고와 자살 사건 등이 이어지면서 문제 원인으로 손 사장의 자질론이 불거지기도 했다. 2017년 노량진역 사고 후 철도 현장에 대한 개선 목소리는 지속적으로 나오면서 손 사장 역시 현실을 받아들이고 철도 작업 현장을 안전하게 바꾼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3년이 지나는 동안 바뀐 것이 없다는 것이 노조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11월에는 화순시설사업소 소속 지부 대의원이 부당한 인사발령 통보에 항의 후 부당노동행위와 갑질 행위가 더욱 심해지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되면서 논란이 인 바 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