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군상조회 매각에 의혹 무성...‘라임 선긋기’ 한창

향군정상회추진위원회, 김진호 향군회장 고발 기자회견 현장[뉴시스]
재향군인회 홈페이지

[일요서울 | 양호연 기자]재향군인회(이하 향군)가 향군 상조회 매각을 앞두고 돌연 수익사업 심의기구의 위원장을 교체하는 등 매각 과정에 개입한 정황이 알려지면서 라임사건 결탁 의혹에 휩싸였다. 한 언론매체는 최근 향군 상조회가 라임과의 결탁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는 내용을 단독 보도했다. 이후 향군 측은 해당 내용은 추측성 보도로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또한, 이상기 향군 전 이사가 주축이 되는 향군정상화추진위원회가 김진호 향군회장을 상태로 검찰 고발하면서 이를 둘러싼 갈등과 의혹은 점차 확대되는 모양새다.

“향군 해명 다른 정황, 수사 탄력 전망”vs“추측성 보도‧사실무근”
일부 향군 소속원, 김진호 회장 고발...상조 인수 보람상조도 ‘난감’


최근 대한민국재향군인회상조회(이하 향군상조회) 매각 과정에서 라임자산운용과 결탁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관련 내용을 다룬 보도가 이어졌다. 한 매체는 매각 과정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향군의 해명과 다른 정황이 밝혀지면서 향군과 라임의 결탁 의혹을 추적하는 검찰 수사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라고 단독 보도했다.

향군 측은 해당 매체 보도가 전혀 사실이 아닌 추측성 보도라고 반박했다. 제기된 라임과의 결탁 의혹에 유감스럽다는 입장이다. 향군측은 김봉현 전 회장이 향군상조회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김진호 회장 등 향군 수뇌부와 결탁했다는 내용을 두고 “매각과정에서 불필요한 오해 소지를 없애기 위해 매각 주간사를 선정해 합법적으로 절차를 밟아 투명하고 공정하게 추진했다”며 “인수자 선정도 복지사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의결하는 등 그 누구도 업무에 개입하거나 로비를 받을 여지가 전혀 없다는 점을 거듭 밝힌다”는 입장이다. 매각 과정에서 라임사태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또한 육사 출신 후배 외부위원을 압박하기 위해 교체했다는 기사 내용에 대해서는 “복지사업심의위원회 위원장 교체는 위원장을 하던 기획행정국장의 보직이 만료되고, 부회장급으로 맞춰진 인사위원회위원장의 균형을 위해 교체한 것”이라며 “복지심의위원 구성은 총 10명 중 국가보훈처 임명 8명, 향군 2명으로 선임하게 돼 있어 위원장 한 명의 교체가 의사 결정을 바꿀 수 없는 구조”라고 반박했다.

로비‧횡령 혐의 고발
불꽃 튀는 양측 공방


향군정상화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 위원장 이상기)는 최근 김진호 향군회장을 상대로 검찰 고발에 나선 상황이다. 추진위는 재향군인회 소속 회원들로, 전국대의원연합회와 공동으로 고발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고발 내용은 김 회장이 라임 사태 관련자 등의 로비를 받아 440여억 원을 빼돌리는 등 업무상배임 및 횡령 혐의가 있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향군정상회추진위원회, 김진호 향군회장 고발 기자회견 현장[뉴시스]
향군정상회추진위원회, 김진호 향군회장 고발 기자회견 현장[뉴시스]

이상기 위원장은 고발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김 회장이 투자한 것들을 보면 ‘위험한 장사가 많이 남는다’는 듯 부도난 곳만 계속 투자하겠다고 한다”며 “요즘 세간에 화제 되는 라임 사태 관련자들이 로비 명목으로 향군에 어마무시한 돈을 썼다는 식의 녹음파일이 공개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회장이 이렇게 향군상조회를 무리하게 매각하는 것은 2년 전 최저경매가의 2배를 주고 산 학소원장례식장의 흔적을 지우기 위한 것이라는 의심을 떨칠 수 없다”며 “이번 기회에 관련 비리를 철저히 파헤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박삼득 국가보훈처장이 김 회장의 각종 비리 의혹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것으로, 보훈처의 특정감사 결과 시정지시와 학소원장례식장 매입취소 처분에 불복해 시위 등으로 정부감독기관에 저항하는 김 회장을 즉각 검찰에 고발해 달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 같은 상황에 재향군인회측은 입장문을 통해 향군의 명예가 손상된 데 유감을 표하며, 해당 추진위 측의 주장은 악의적으로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향군 측에 따르면 위원회의 검찰 고발은 의혹만 가지고 이뤄졌으며, 이 위원장에 대해 법적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전 위원장이 ‘향군정상화추진위원장’의 호칭을 자칭하면서 향군과 김 회장을 무차별 음해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향군측은 “이상기는 김진호 현 향군회장 취임 후 업무방해 3건, 배임수재 3건, 업무상 배임 3건 등 형사사건 9건과 선거중지, 당선무효 등 민사사건 6건을 포함 총 15건을 검찰과 법원에 순차적으로 고발 및 제소해 향군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상습적인 고발꾼’”이라며 “이사직 수행당시부터 의도적으로 향군의 내부 정보와 자료를 빼내 의혹을 제기하거나 언론에 제공해 여론을 호도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직 대의원 일부를 중심으로 SNS 계정을 개설해 사실무근의 메시지를 전송하는 등 지휘부 모략에도 선동하고 있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향군상조 인수 보람상조
라임과의 관계 ‘선 긋기’


라임과의 결탁 의혹으로 이들의 공방전이 치열해진 가운데 향군상조를 인수한 보람상조그룹도 라임과의 관계에 선을 긋고 나섰다. 인수 당시 컨소시엄이 라임과 관련 있다는 사실을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서야 처음 알게 됐다는 설명이다.

앞서 재향군인회가 추진한 향군상조 매각은 지난해 11월 라임의 부동산 투자를 시행하는 자회사로 알려진 메트로폴리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매각이 무산돼 공개입찰로 전환됐고, 향군상조 컨소시엄이 320억 원을 제시해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다. 해당 컨소시엄을 주도한 인물은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회장은 라임 사건 연루 인물로 거론된다. 컨소시엄은 인수 이후 보람상조에 60억 원을 더해 되팔게 된 것이다.

이에 보람상조는 지난 13일 입장문을 통해 “보람상조가 향군상조를 인수하게 된 것은 인수로 인한 시너지 효과도 고려됐지만, 무엇보다도 상조업의 운영 경험이 전무하고 일정한 목적 달성 후 청산이 예상되는 특수목적회사(컨소시엄)가 향군상조를 경영할 경우 상조업계 전반에 걸쳐 소위 ‘먹튀’라는 오명과 불신을 줄 우려가 있어 이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향군상조의 인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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