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을 이틀 앞둔 13일 오전 국회 사무처가 의원회관에서 21대 국회의원 배지를 공개하고 있다. 2020.04.13. [뉴시스]
21대 총선을 이틀 앞둔 13일 오전 국회 사무처가 의원회관에서 21대 국회의원 배지를 공개하고 있다. 2020.04.13. [뉴시스]

 

[일요서울] 4·15 총선이 마무리되면서 21대 국회는 개원 준비에 돌입했다. 국회의원의 상징인 빛나는 '금배지' 300개도 당선인들을 기다리고 있다.
 
◇무늬만 金…가격은 3만5000원
 
사실 국회의원 배지는 이름만 '금배지'일 뿐 99% 은(銀)으로 제작된 '은배지'다. 여기에 미량의 공업용 도금을 입혀 만든다.
 
처음부터 은배지였던 건 아니다. '순금' 배지이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과도한 특혜라는 지적과 함께 도난 우려가 생기자 1981년부터 도금으로 바뀌었다.
 
처음 등록할 때는 1개를 무료로 배부하지만 분실하거나 추가 구매를 원할 때는 3만5000원을 내고 사야 한다. 배지의 가격이 생각보다 저렴한 건 무게가 6g에 불과한 순은이기 때문이다.
 
◇금배지 역사는 2대 국회 때부터…폐지 움직임도
 
국회의원 배지의 역사는 1950년 2대 국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12대 때부터 동광기업이라는 회사가 납품하고 있다. 동광기업은 4년에 한 번씩 총선에 맞춰 국회사무처와 배지 납품 계약을 맺는다.
한때 배지가 사라질 뻔한 적도 있었다. 금배지가 특권의 상징으로 여겨져 아예 없애자는 의견이 제기된 것이다.
 
20대 국회는 개원하자마자 정세균 당시 국회의장의 주도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의원 배지 폐지를 권고했다.
 
국회 배지 형태는 세월에 따라 10차례 가까이 바뀌었다. 배지에 한글로 '국회' 글자가 새겨진 건 19대부터다. 2014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나라 '국(國)' 대신 한글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배지 안에 글자가 '혹(或)'자로 보일 수 있다는 의견과 함께 국회의 상징 문양을 우리 고유문자인 한글로 표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된 덕분이다.
국회규칙 '국회기 및 국회배지 등에 관한 규칙' 제7조에 명시된 국회의원 배지 형태 규정. [뉴시스]
국회규칙 '국회기 및 국회배지 등에 관한 규칙' 제7조에 명시된 국회의원 배지 형태 규정. [뉴시스]

 

◇금배지, 남녀 모두 자석형
 
20대 국회까지는 남성은 나사형, 여성은 옷핀형으로 성별에 따라 다른 배지를 배부했다. 하지만 21대 국회부터는 성별에 관계 없이 남녀 모두 자석형 배지를 받게 된다.
 
금배지의 형태와 규격 등은 국회규칙 '국회기 및 국회배지 등에 관한 규칙' 제7조에 엄격하게 규정돼 있다.
 
금배지는 지름 1.6㎝ 자주색 동그라미를 바탕으로 한 금색 무궁화 꽃 모양 안에 '국회'라고 새겨져 있는 형태다. '국회' 글자 역시 가로 0.62㎝, 세로 0.4㎝로 규격이 정해져 있다.
 
금배지의 형태와 규격만 법으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 패용 방법까지 법에 나와 있다. 같은 규칙 제9조에는 "배지는 왼쪽 옷깃에 단다"고 나와 있다.
 
이렇게 엄정한 기준 탓에 국회 사무처는 금배지의 제작 과정과 완성본의 정확한 규격을 사전에 점검하고 있다.
 
21대 총선을 이틀 앞둔 13일 오전 국회 사무처가 의원회관에서 21대 국회의원 배지를 공개하고 있다. 2020.04.13. [뉴시스]
21대 총선을 이틀 앞둔 13일 오전 국회 사무처가 의원회관에서 21대 국회의원 배지를 공개하고 있다. 2020.04.13. [뉴시스]

 

◇21대 국회 '금배지' 수령 1등은 與 정청래
 
금배지에는 일련번호가 새겨져 있다. 국회의원 등록 순서에 따라 배부된다. 이 역시 국회 규칙에 나와 있다. '국회기 및 국회배지 등에 관한 규칙' 제7조는 '국회의원 배지는 뒷면에 국회 대수와 번호를 조각하며 번호는 국회의원 등록순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다.
 
21대 금배지 1번의 주인공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당선인(서울 마포을)이다. 정 당선인은 17일 뒷면에 '0001'이라고 새겨진 금배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21대 국회는 5월30일 개원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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