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더피플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현재 지지후보가 있다는 응답은 전체의 68.1%를 차지했다. 3명중 2명은 이미 지지후보를 내심 점찍고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제3후보가 등장할 경우 지지 후보를 바꿀 의향이 있다는 응답도 60.3%에 달해 아직은 불안정한 대선 정국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 지지자 중에서도 ‘지지 변경 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44.6%에 달했다.
응답자들은 제3후보가 나올 경우 경제계 출신(30.1%)과 도덕적 청렴성(30%)을 바람직한 조건으로 들었다.


한나라당 경선은 이미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다. 범여권에서도 출사표를 던지거나 거론되고 있는 후보들이 20여명 안팎에 이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응답자들이 여전히 ‘새로운 얼굴’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 결과 ‘기존 거론되는 후보들 외에 다른 제3의 인물이 나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참신하고 능력있는 인물이 나와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39.6%였다.

‘기존 후보와 별 차이 없을 것이므로 나올 필요가 없다’는 응답이 46.8%로 가장 높게 조사됐지만 이 같은 결과는 선거 막판 의외 인물의 출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남북문제는 ‘후순위’

새 후보 출현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상대적으로 20대(47.1%)와 남성(42.3%)에서 높게 조사됐다. 민주신당(52%) 열린우리당(57.1%) 민주당(54.8%) 등 이른바 범여권 지지층에서 과반수 이상이 ‘나와야 한다’고 답했다. 지역적으로는 호남(광주 60.7% 전남 56.3% 전북 61.5%)에서 그 필요성에 깊은 공감대를 보여줬다.

‘제3 후보가 나온다면 어떤 후보가 나와야 하느냐’는 물음에는 전체의 47%가 ‘(기성 정당과는) 전혀 다른 후보가 나와야 한다’고 답했다. ‘범여권의 후보는 바꿔야 한다’고 답한 응답은 43.8%였고 ‘한나라당 후보는 바꿔야 한다’는 비율은 9.1%였다. 이미 한나라당 경선이 한창 진행중이라는 점도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통합 민주신당(64.6%)과 열린우리당(83.7%) 지지자 중에서는 ‘전혀 다른 후보’를 꼽은 비율이 높았다.

제3인물이 나올 경우 자질을 묻는 질문에는 경제계 출신(30.1%)과 도덕적 청렴(30%)이 가장 많이 지적됐다. 그 뒤를 정치경력(23.5%), 국제문제 해결(13.1%) 대북문제 해결(3.4%) 등이 이었다.

2차 남북정상회담으로 한반도 문제가 최대 이슈로 떠올랐지만 여전히 ‘경제’와 ‘도덕성’이 선택의 선결 조건이 될 것임을 보여준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에서 정치경력(31.4%)을 가장 많이 꼽았고 20대와 50대에선 도덕적 청렴(36.3%)이 1위를 차지했다. 30대와 40대에선 ‘경제계 출신’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민주노동당 지지자들은 경제계 출신(10.9%)에 비해 도덕적 청렴(43.5%), 정치경력(23.9%), 국제문제 해결(19.6%)을 우선 순위에 뒀다. 열린우리당(7%)과 민주당(5%), 민주신당(4.8%) 지지자들은 상대적으로 대북문제 해결을 많이 꼽았지만 그 비율은 한 자릿수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제3후보’는 누구?

응답자들은 제3의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 나올 경우 지지후보를 바꿀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60.3%가 ‘있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20대(71.1%)와 민주신당(82.3%), 열린우리당(79.1%), 민주당(77.5%), 민주노동당(84.8%)지지자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조사됐으며 한나라당 지지자 중에서도 44.6%가 ‘바꿀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빅2를 보유한 한나라당도 올 대선을 만만히 볼 수 없음을 시사한다.

지역적으로는 광주(82.6%)와 전남(92.3%), 제주(87.5%)에서 ‘바꿀 의향이 있다’는 답변이 높게 조사됐다.

현재 정치권에선 제3후보로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의 이름 등이 언급되고 있지만 의외의 인물이 나올 가능성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다. 보수 그룹과 시민단체 일각에서도 구체적인 논의가 오가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일부 종교계에서도 후보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대선에서 대미 관계 고려할 것”

노무현 대통령은 한 때 ‘반미면 어떠냐’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최근 아프간 피랍 사건을 통해서도 미국의 역할과 위치는 다시 한 번 확인됐다.

본지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들의 상당수는 이번 대선에서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전체의 41.1%가 후보 선정 기준에서 ‘매우 중요한 기준’이라고 응답했으며 43.2%는 ‘고려할 사항’이라고 답했다.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응답은 15.8%였다.

‘매우 중요한 기준’이라고 답한 비율은 20대(40.4%)와 50대(48.2%), 60대 이상(56.5%)에서 높았으며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는 응답은 30대(27.8%)에서 높았다. 특히 한나라당 지지자들은(매우 중요한 기준 51%) 미국과의 관계를 중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민주노동당 지지자의 37%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과반수 이상, “새 정치세력 필요”

본지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들의 절반 이상은 여전히 새로운 정치 세력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만큼 현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54%가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필요치 않다’는 응답은 29.1%였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7%였다.

모든 연령층에서 ‘필요하다’는 응답이 ‘필요치 않다’는 응답보다 높았으며 특히 40대(59.9%)와 50대(55.7%)에서 높았다. 지지정당별로는 대통합민주신당의 74.2%와 열린우리당의 64.9%, 민주노동당의 66.7%와 민주당의 59%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에 반해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48.2%가 ‘필요하다’는 응답을, 34.3%가 ‘필요치 않다’고 답해 상대적으로 현상태 유지 목소리가 많았다. 지역적으로는 광주(81%), 충남(69.2%), 충북(71.4%), 전남(62.5%)에서 ‘필요하다’는 비율이 높게 조사됐다.


###제3후보는 누구?

한나라당 경선이 막바지를 향해 달려감에 따라 일단 대선 구도의 한 축은 어느 정도 윤곽이 그려지고 있다. 하지만 범여권 후보들은 20여명이 난립하는 등 아직도 오리무중 상황이다.

박상천 대표가 이끄는 통합민주당도 조순형 추미애 의원 김영환 김민석 전의원 등 자천타천 거론되는 인물들이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제3후보를 점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때 여의도 정치권에선 미국계 인사가 나타날 것이라는 루머도 나돌았지만 실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한나라당 탈당 후 제3정치세력화를 꾀했던 손학규 전지사도 범여권 통합신당 합류를 결정했다.

현재로서는 범여권 합류가 점쳐졌던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정도가 손꼽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사 중 한 명이다.

문 사장은 당초 예상과 달리 독자적인 노선을 걷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조만간 출사표를 던질 문 사장은 범여권에서 경선을 치르기보다는 제3후보로서 활동 반경을 넓혀갈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한나라당 대선 주자로 이명박 후보가 선출될 경우 가장 경쟁력있는 상대로 문 사장을 꼽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범여권 인사들과 잇따라 만나는 등 정치색은 한쪽으로 분명히 기울어져 있다.

이 외에도 지식층과 일부 종교계에서도 대선과 관련된 논의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민사회에서도 박원순 변호사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내부 관계자의 평가다.

한나라당이 경선 이후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경우 이회창 전총재가 대안으로 거론되기도 하지만 ‘참신성’을 강조한 제3후보와는 거리가 멀다. 과연 4개월 남은 기간 깜짝 놀랄 ‘제3후보’가 등장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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