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이 우수수 떨어지고, 스산한 바람이 돌면 왠지 슬프고 울적해진다. 모든 일에 집중이 잘 안되고, 매사 의욕이 없거나 이유없이 피곤하고 일도 하기 싫다”우울증은 가장 흔한 정신장애로 여자가 발발 비율이 남자에 비해 2배나 높다. 일생동안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30%라는 보고가 있을 만큼, 성인 10명중 1명 이상은 우울증을 경험하게 된다. 우울증을 경험하는 사람의 10~25%정도만이 전문가에게 치료를 받지만, 치료하지 않는 심한 우울증의 경우 10~15%가 자살로 이어지게 된다. 우울증은 업무수행 능력, 수면, 식사, 인생을 즐기는 능력 등이 전반적으로 떨어지는 상태로, 일부환자의 경우는 요통이나 만성적 피로감과 같은 신체증상만을 느낄 뿐이어서 스스로도 우울증을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경우 치료시기를 놓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기도 한다. 그러나 증상이 심한 경우는 자살의 위험까지 있어 반드시 정신과 전문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질환이다.우울증은 경도 우울증부터 심한 우울증까지 증상 정도가 다양하고 동반되는 증상들도 여러 가지다. 일반적으로 우울증에 시달리면 생활의 재미나 즐거움을 느낄 수 없고 불안, 거절, 보복, 실패 등의 우려 때문에 무슨 일이든 결정을 못하고 우유부단해 진다. 또 신체적으로는 식욕감소, 소화장애, 변비, 가슴답답함, 두통, 수면장애, 쇠약상태 등을 호소하게 된다. 이런 증상의 정도와 정서적 고통이 훨씬 심한 우울증은 입원치료를 요한다.

주요 증상을 살펴보면 △거의 매일 또는 하루종일 우울하다.△대부분의 활동에서 눈에 띄게 흥미가 감소한다. △의도하지 않았는데 식욕이 감소 또는 증가하고 체중감소, 체중증가가 두드러진다. △거의 매일 잠을 못자거나 아니면 너무 잠을 많이 잔다. △어쩔줄 몰라 가만히 못있거나 반대로 몸의 움직임이 느려진다. △늘 피곤하고 힘이 나질 않는다. △늘 자신이 무가치하게 여겨지고 지나치게 죄책감을 가진다. △집중을 못하고 어떤 결정을 내리지 못해 늘 망설인다. △반복적으로 죽음을 생각하고 자살하려는 생각이나 계획이 있다. 우울증의 필수증상인 우울한 기분이나 매사에 대한 흥미의 상실이 2주 정도 이어지면 우울증이 의심되며, 위의 증상 중 4가지 이상이 있다면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이런 증상을 보이는 우울증에 대해 전문가들은 환자 주변 환경으로부터의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또 우울증 발생에 있어 인생 중 어떤 특정 사건이 원인이 되고, 유발인자가 존재한다고 한다. 인지이론으로 접근해 보면 부정적 생활경험, 부정적 자기평가, 세계에 대한 비관주의적 인식, 무력감 등 자신과 환경에 대한 인지에 잘못된 부정적 해석을 하는 것을 우울증의 원인으로 보기도 한다. 우울증환자들은 자신이 사는 것이 무가치하고 바람직스럽지 않고 부적절하다고 느끼고, 세상이 자신을 처벌하고 있고 살만한 가치가 없다고 느낀다. 또 자신은 실패할 것이며 온갖 고통을 당할 것이라고 느낀다. 특별한 이유나 증거가 없고 반증이 있는 데도 임의로 부정적인 결론을 내린다. 부정적인 시각에 맞는 상황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긍정적인 경험은 축소 평가한다. 자신의 경험만 가지고 무리하게 일반화시키며 성급한 결론을 내린다. 전문의들은 가족 중에 우울증 환자가 있으면 우울증 위험률이 2~10배 증가한다고 한다. 또 상대방에 대한 공격성, 분노, 미움 등을 억제하며 자신 탓을 하다보면 우울감을 느끼게 된다고 말한다. 생물학적으로는 세로토닌이 우울증과 관련이 있다.

전문의들은 우울증 환자들에게 정신과적 면담과 객관적이고 정확한 진단·증상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해밀턴 우울증 척도 △몽고메리 아스버그 우울척도 △벡 우울증 척도, 스트레스 척도 등의 우울증 척도 검사와 △로샤검사 △다면적 검사 △주제통간 검사 △문장완성검사 △인물화 검사 등의 임상심리검사를 시행한다. 검사 후 치료에 있어, 외래통원치료는 경한 우울증환자의 경우에 시행하며 대부분 약물치료와 함께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계속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정도가 더 심해져 정신운동지체가 심해 직장업무 수행이 곤란해지면 입원하게 된다. 증세가 너무 심하거나 자살 위험이 있는 환자, 위기개입이 필요할 때, 복잡한 진단절차가 필요할 때, 전기경련치료를 할 때, 간호의 어려움이 있는 환자에게는 입원을 요한다.약물치료는 기존의 항우울제를 주로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높은 항우울 효과와 최소한의 부작용을 보이는 여러 가지 신약들이 나와있다.

증상의 정도와 다양한 우울증의 종류에 따라 치료 약물도 다양하게 처방될 수 있다. 기존의 항우울제는 신경 전달물질인 세로토닌, 노어아드레날린 등의 균형을 맞추어 주는 약물로, 70% 이상에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전기 경련 치료는 심한 우울증 환자에게 매우 중요한 치료법이다. 대부분의 연구 결과 내인성 우울증에 더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특히 병세가 더 심하고 망상적인 경우 치료효과가 좋다. 우울증 클리닉에서는 환자 개인별 우울증 차트를 작성해 경과를 관찰하고, 증상의 정도에 따라 가장 적절한 치료 계획을 세워, 환자를 치료한다.전문가들은 평소 긍정적인 사고를 기르고,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면 우울증은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술·카페인이 있는 음식을 피하고 야채·과일을 많이 먹는다. △규칙적으로 적당량의 식사를 한다. △하루 30분씩 일주일에 3번 이상 운동을 한다. △하루 두세 번씩 복부에 힘을 주면서 숨을 고르게 들이쉰다. 이는 횡격막을 자극, 부교감신경을 이완함으로써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준다. △긍정적 태도를 갖는다. △여유 있게 스케줄을 짠다. △체념할 줄 알아야 한다. △유머 감각으로 긴장을 해소한다. △고등어, 연어 등 불포화지방산이 함유된 생선을 많이 먹는다. 이런 사항을 잘 지켜 즐거운 생활을 유지하자.
<자료제공: 서울백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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