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 렴]

최근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해 큰 혼란과 어려움이 야기됐고, 우리나라 역시 여기저기서 도사린 문제점을 해결해 가며 힘겹게 싸우고 있다. 초기에는 확진자가 다수 증가 추세였으나 다행히 최근에는 전파세가 약해지고 있어 천만다행이다. 한때 중국에서 우한 폐렴으로 불린 코로나 바이러스는 정식명칭 ‘COVID-19’로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해 폐렴을 일으켜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까지 이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과 연구가 진행중이기 때문에 완전히 정복된 것은 아닌데 생명을 위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번 호에서는 폐렴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폐렴이란 세균, 마이코플라즈마, 클라미디아, 리케차, 바이러스, 곰팡이, 기생충 등 다양한 미생물들이 하부기도에 증식해 인체에서 염증성 반응을 보이는 상태며 폐 실질의 염증으로 기도와 기관지의 염증과는 구분된다. 즉 폐렴은 여러 병원균에 의한 말단기도, 폐포 및 폐 간질의 염증으로 임상적으로는 고열, 화농성 객담, 기침, 오한 및 늑막통 등과 함께 흉부 방사선 사진상 음영 증가가 관찰되는 질환군을 일컫는다. 특히 폐렴은 만성 호흡기질환을 앓고 있거나 노인, 면역력이 떨어진 경우 더 호발하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노인 환자에서 가장 빈도 높은 합병증으로 노인 환자의 사망 원인 1위이기도 하다. 노인 폐렴의 경우 발열이 없는 등 비전형적인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진단이 어렵고, 보통 환자의 체력과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이기 때문에 항생제 사용에 주의를 요한다.

과거 폐렴은 전형적인 지역사회 획득 폐렴(Community-acquired pneumonia, CAP), 병원획득폐렴(Hospital-acquired pneumonia, HAP), 기계호흡관련폐렴(Ventilator-associated pneumonia, VAP)으로 나뉘었다. 그러나 최근 20년간 항생제의 과용과 남용과 동시에 병원 획득 폐렴과 연관된 multidrug-associated pneumonia(MDR)병인에 의한 감염을 찾아냈다. CAP와 별도로 MDR에 의한 감염을 health care-associated pneumonia(HCAP)라고 한다.

폐렴은 의심증상과 함께 청진, 방사선학적인 변화로 진단하게 된다. 폐렴의 특징적인 청진음은 수포음(crackles, rales)인데 폭발적인 단속성의 소리로 주로 흡기 시에 ‘빠르락’하고 들린다. 수포음은 그다지 많은 환자에게 들리는 것은 아니며 비정형폐렴, 기관지 폐렴, 노인환자, COPD 동반 시 수포음이 들리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청진만으로 폐렴 유무는 판단하기 힘들다. 수포음은 고정된 위치에서 비교적 일정하게 또는 수일간 연속적으로 들리기에 일시적인 부잡음과 구별이 가능하다. 

또 흉부 X-선상 consolidation, 공기기관지 조영 등이 나타나는데 폐렴이 의심되는 병변이 있더라도 폐렴 확진은 불가능하다. 폐렴 외에도 폐출혈, 급형호흡곤란증후군, 폐경색, 폐부종, 폐종양, 약제 및 혈과염 등에 의한 폐실질염 등에서도 동일한 흉부 X-선 소견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특정 폐렴에서 많이 나타나는 폐침윤의 양상이 보일 때는 감별 진단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사용하며 공기 기관지 조영이 보이면 67% 정도의 양성 예측이 가능하다.  폐렴 원인균 동정을 위해 객담배양검사, 혈액배양검사 등의 방법을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체온 38.3도 이상, 흉부 X-선상 새로운 폐 침윤, 화농성 기관 및 기관지 분비물, 백혈구 수 증가 혹은 감소, 항균제 사용 후 임상적 호전이 모두 있을 시 폐렴을 확진한다. 그러나 비정형 폐렴, 노인성 폐렴 등의 경우 고열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고, 노인 환자들은 체력과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이기 때문에 항생제 사용에 있어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임상소견은 무증상에서 전격성까지 다양하며, 기침 80%, 객담 배출 60~80%, 흉통 30%, 오한 40~50% 등이 관찰된다. 폐렴 원인균 동정을 위해 객담배양검사, 혈액배양검사 등의 방법을 사용하지만, 국내 노인성 폐렴 연구에서 객담배양검사 음성률이 49~61%라는 보고가 있다.

폐렴의 치료 원칙은 초기치료가 중요하며 가능한 한 적은 범위에 적용되는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최근의 추세는 치료 효과는 물론 안정성 등에 문제가 없고 새로운 내성균의 출현을 염려하여 단기간인 7~10일 정도를 추천한다. 그러나 P. aeruginosa, A.baumanii, S. maltophilia 같은 유당비분해 그람음성균의 경우에는 단기간의 치료 군에서 재발률이 의미 있게 높아 이러한 경우에는 보다 장기간의 치료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CAP 치료를 위해 경험적 혹은 확인된 원인 미생물을 표적으로 항생제를 사용하며, 통상적으로 7~10일 투요한다. 대개 환자의 발열상태는 치료 후 2일, WBC와 C-반응성 단백(C-reactive protein, CRP)은 3~5일, 호흡기 증상은 보통 14일 정도면 폐렴 전의 상태로 호전되나, 방사선이상소견은 이보다 서서히 호전되어 대부분 치료 후 약 4주 내에 방사선 소견에서 소멸된다고 한다.

한의학에서 폐렴(肺炎)은 온병(溫病), 폐옹(肺癰), 해수(咳嗽)의 범주에 속하는데, 온병은 고열과 감염 증상 위주, 폐옹 및 해수는 객담 및 해수 증상 위주로, 주로 청열해독(淸熱解毒), 거담선폐(祛痰宣肺)의 치료 원칙을 삼고 있다. 폐렴의 변증시치는 풍열범폐(風熱犯肺), 담열옹폐(痰熱雍肺), 담습조폐(痰濕阻肺), 폐음부족(肺陰不足)등이 있는데 폐렴의 한방치료에 관한 문헌적 고찰에 따르면 1981년부터 2004년까지 출판된 폐렴의 패턴 인식에 관한 문헌들을 정리했을 때 높은 출현 빈도의 주 유형은 담열옹폐(痰熱雍肺)
50%, 풍열범폐(風熱犯肺) 28.13%, 담습조폐(痰濕阻肺) 28.13%, 폐음부족(肺陰不足) 25% 순으로 나타났다.

국외 폐렴에 대한 대체의학 연구로 일본에서 Mantani등의 청폐탕(淸肺湯)을 사용한 폐렴 환자군이 대조군 환자에 비해 열, CRP등 폐렴의 임상증상을 유의하게 개선시키고, 항생제 사용량을 유의하게 감소시켰다는 무작위대조군 예비연구가 있다. 

국내에서는 폐렴의 한방치료에 대한 다수의 증례보고와 임상증례군 보고가 있는데, 폐렴환자에 소청룡탕가미방, 반하복령탕, 시경반하탕가미방, 가미진해탕 등을 항생제 등 양약의 투여 없이 한방치료로 호전시킨 증례보고가 있다. 폐염방(금은화, 사삼, 길경, 지각, 황금, 백출, 생지황, 백복령, 택사, 전호, 시호, 형개, 연교, 석고)과 항생제를 동시 투여하여 폐렴의 유병기간을 단축시키고 사망률을 감소시키면서, 간기능과 신 기능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보고도 있다.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서 한의학이 실제 효과가 있다는 중국의 연구결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사용이 제한된 것은 국민건강에 있어서 매우 실망스러운 결과이다. 앞으로 다양한 연구와 협진을 통하여 세계적인 건강 위협에 더 발전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참보인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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