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설 수 있는 자생력을 갖추지 못하는 것"
"비대위 만든다는 건 본인들이 희생 안 하려고 하는 꼼수"
"영남 다선 중심의 새판으로 당을 조직해선 안 된다"
"무소속 당선인들, 절대로 복당은 없다. 저는 그래야 된다고 생각"

인명진 전 비상대책위원장 [뉴시스]
인명진 전 비상대책위원장 [뉴시스]

 

[일요서울] 인명진 전 새누리당(미래통합당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은 22일 통합당이 총선 패배 후 당을 수습하기 위한 방안으로 비대위 구성을 고심하고 있는 것에 대해 "통합당의 고질병"이라고 비판했다.

인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제가 여섯 번째 비대위원장이었다. 이번에 비대위원장이 또 누가 나오면 여덟 번째가 되는데 비대위는 참 미래통합당의 고질병"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걸핏하면 비대위 체제로 가고 비대위 체제는 좋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라며 "비대위를 구성하면 밖에서 사람을 데려오는데 그게 본인들의 위기와 잘못을 희생양을 데려다 덮어씌워서 위기를 모면하고 넘어가려고 하는 일시적인 방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본인들 당의 문제면 싫으나 좋으나 스스로 해결해야 자생력도 생기는 것 아닌가"라며 "저도 가서 당명도 바꿔보고 인적쇄신해야 한다고 해서 의원 세 사람을 3년 당원권 정지도 했다. 그런데 제가 나오니까 도로 복당시켰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럼 비대위원장이 가서 한 일이 욕만 잔뜩 먹고 나간 것"이라며 "60년 된 정당이 아직도 무슨 일만 있으면 외부의 힘을 빌려서 해보겠다는 것은 자기들 면피를 하는 일이고 그러면 이 당은 한 번도 제대로 설 수 있는 자생력을 갖추지 못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종인 전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는 것에 대해서도 "김종인씨를 비대위원장 시켜서 종신으로 한다고 하면 이해가 가겠다"며 "그러나 그분의 리더십에 의해서 유지된 당이라면 그분이 그만두면 또 문제가 생길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 당에서 비대위원장 하면 공천권을 쥐었다든지 대권후보가 됐다든지 이럴 때 힘이 있는 것"이라며 "이분은 가셔서 혹시 봉변당하는 것 아닌가 굉장히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밖에서 비대위원장 데려다가 비대위 만든다는 건 본인들이 희생 안 하려고 하는 꼼수"라며 "저도 당을 수습하고 전당대회를 열고 대통령 후보를 뽑는데 100일 딱 걸렸는데 나보고 나가라고 했다. 심재철 씨가 대표적인 사람이었는데 그때 당이 할 만하니까 자기들이 해보겠다고 했다. 그런데 결국 잘 안 됐다"고 회상했다.

인 전 위원장은 통합당의 혁신을 위해 젊은 인물을 중심으로 세대교체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새판을 짠다는 건 옛날식으로 그냥 해선 안 된다. 영남 다선 중심의 이런 새판으로 당을 조직해선 안 된다"며 "젊은 세대가 나와야 된다"고 말했다.

무소속 당선인들에 대해서는 "당에서 공천한 사람을 떨어뜨리고 당선된 사람들이 다시 들어오는 게 되풀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황교안 전 대표도 이 문제에 대해서 분명하게 얘기했다. 절대로 복당은 없다. 저는 그래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황 전 대표에 대해서는 "불운한 분"이라며 "황교안 대표는 선거를 한 번도 자기 생전에 치러본 사람이 아니다. 본인도 그런 역할(대표)을 사양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당도 선거를 치를 당대표를 뽑아야지 어떻게 그런 선택을 했는가. 저는 그때부터 이번 선거는 참 어렵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총선 참패 원인에 대해서는 "공천한 것을 보니 3년 동안 풍찬노숙하는 가운데 온 힘을 다해서 당을 3년 동안 지켜온 사람들 경선 한 번 하지 못하고 그냥 다른 사람을 내리 꽂았다"며 "그러니까 이 사람들이 마음이 어떻겠나. 나는 이번 선거에 진 것도 밑바닥에 있는 당원들이 정말로 당을 위해서 헌신하고 선거를 지원했는가 의문이 간다"고 분석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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