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원식 미래한국당 국회의원 당선인

신원식 당선인 [사진=황기현 기자]
신원식 당선인 [사진=황기현 기자]

 

[일요서울 | 황기현 기자] 신원식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당선인은 군에 평생을 바친 국방·안보 분야의 전문가다. 그는 40여 년간의 군 생활을 통해 제3보병사단 사단장, 수도방위사령부 사령관,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16년 전투복을 벗은 뒤 여러 차례 문재인 대통령과 정경두 국방부장관에게 쓴 소리를 던졌던 신 당선인은 지난 4월 15일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총선거에 비례대표로 도전장을 내 당선됐다. 그를 만나 국회의원으로서의 포부와 현재 대한민국 안보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신 당선인과의 일문일답.

“사회나 경제 문제가 감기라고 본다면 안보 문제는 암이라고 생각”
“文 정부의 안보 정책은 생명을 건 도박에 가까운 실험이다”

- 당선 축하드린다. 2번만의 당선인데 소감이 남다를 듯하다.

▲지난번에도 전역하자마자 주변에서 보내서 했던 거고, 내가 꼭 정치를 해야겠다는 뜻이 없었다. 두 번 만이기 때문에 남다른 건 없고, 어깨가 무겁다.

- 前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국방의 전문가다. 국회에서 맡을 역할이 있을 것 같은데.

▲국제정치에 감각이 뛰어난 건 아니고, 다른 군인들보다는 국방부나 합참, 상급부대에서 생활을 많이 하다 보니, 일반 야전부대에서 하는 군사 외에 정책이나 전략분야를 다루다보니까 조금 경험이 있다는 것뿐이다.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일을 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국방정책을 지적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이런 분야에 전념할 생각이다.

- 신 당선자의 등장에 군이 긴장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군이 나아갈 방향은.

▲언론에서 좀 흥미 있는 제목을 붙이다 보니 ‘역대급 전투력’이나 군이 긴장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데, 과장된 것 같다. 군은 제가 봤을 땐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킨다는 본연의 임무에 중점을 둬야한다. 최근 국민들한테 문재인 정부의 국방부가 비판받는 게 국방 전문성보다는 너무 정치적 의사결정에 휘둘린다는 점이다. 국방과 정치의 선순환적 관계를 위해서는 국방의 독립적인 일에 대해서는 정치논리가 개입돼서는 안 된다. 국민도 잘 아시다시피 모든 시스템의 최상위에는 정치가 있다. 정치의 역할은 이 모든 요소를 국가의 이익에 최대공약수가 되도록 조정하는 것이다. 그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정치가 하부 영역에 과도하게 개입하면 모든 분야가 망가진다. 경제에 개입하면 경제가 망가지고, 교육에 개입하면 교육이 망가진다. 문재인 정부는 국정 전반에 걸쳐서 과잉 정치 개입이다. 국방도 그런 경향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 정부가 자기네들의 독특한 이념적, 신념적 기반 하에서 그걸 일반화시켜서 사회 전체의 담론인 것처럼 언론을 통해서 퍼트리고, 밑으로까지 내려가서 전문 분야의 전문성까지 침해하는 상황이다.

- 9·19군사합의와 관련해 정경두 국방부장관을 이적 혐의로 고발했다.

▲정경두 장관과 저는 개인적인 악감정이 없다. 국방부의 수장이니까, 국방정책에서 궤도를 이탈하는 부분에 대해서 비판을 한 거다. 정상궤도로 갈 수 있게 합의점을 찾아내는 것이 제가 의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이다. 고발은 개인이 한 게 아니라 대한민국 예비역 장성단에서 9.19 군사합의에 대해서 고발한 거다. 정경두 장관과 저 사인과의 문제가 아니라 900명의 장성단의 예비역 단체가 고발한 것으로 이해해 달라.

- 문재인 정부 안보 정책의 허점을 짚자면.

▲한두 개를 이야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전반적으로 (문제가 있다). 한미·동맹과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자유세력의 힘으로 6·25전쟁 이후에 한반도의 평화를 지켜왔다. 문재인 정부는 수정주의적 관점에서 그걸 중국과 좋은 관계를 맺으면서 하려고 한다. 분명히 알아야 하는 게, 평화라는 것은 5000년 역사를 봐도 힘에 의한 평화가 전통적인 평화다. 모든 사람, 특히 북한은 국가의 이익을 추구하는 게 목적이다. 국가의 이익은 선악의 개념으로 볼 수 없는 거다. 상대방이 나한테 침략을 당하면 훨씬 손해라는 인식시켜줄 수 있는 억제력을 보유해야 한다. 이게 보편적인 사항이다. 두 번째로는 2차 세계대전 이후에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한 국가들끼리는 전쟁을 안 한다. 그래서 1000년을 싸우던 유럽이 전쟁을 하지 않는 거다. 미국이 캐나다나 멕시코로부터 공격받을 거라 생각하는 미국 사람이 있느냐. 미국이 힘이 강해서가 아니다.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전쟁은 전부 독재국가끼리의, 혹은 독재국가와 민주주의 국가의 전쟁이었다. 한반도에서 북한 정권의 성격이 바뀌지 않는데 그들과 대화를 한다는 건 말도 안 된다. 그들의 성격이 자유민주주의에 가까워지기 전에는 전통적인 억제력으로 평화를 유지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이 관점과 완전히 다른, 굉장히 이변적인 방법, 한 번도 성사되지 않은 방법으로 그걸 하려고 한다. 그게 외교 안보, 한미동맹, 국방태세의 근간을 모두 흔들고 있다. 이제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평화라는 거다. 이 방법으로 평화가 이루어지면 국제정치사와 인류 역사는 모두 다시 쓰여 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저는 이 방법이 잘못됐다고 본다. 이건 생명을 건 도박에 가까운 실험이다. 전통주의로 회귀할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저는 문 정부의 잘못된 주행에 제동을 걸 것이다. 문 정부가 정상적인 방법으로 돌아와서 미래에 새로운 안보대안을 만든다는 의지가 확인되면 적극 협조하고 돕겠다.

- 김정은의 건강 이상설이 최근 화두로 떠올랐다. 어떻게 보나.

▲김정은의 최근 행보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모르겠다. 그러나 며칠 내로 결과가 나온다고 본다. 전 세계에 김정은 건강에 대한 의문이 증폭된 상황에서, 과거에 비해 훨씬 정보의 유입과 소통이 많아진 북한 내부에서도 자기 최고지도자의 안위에 대한 궁금증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아마 별 일이 없다면 (김정은 본인이) 일주일 내로 나타날 것이다. 만일 나타나지 않으면 뇌사나 사망까진 아니더라도 신체에 육안으로 식별 가능한 정도의 문제, 다리를 전다든가 하는 문제가 있을 것이다. 만에 하나 김정은이 유명을 달리했다면 (후계로서는) 김여정이 됐든, 김정철이 됐든 김정은 형제 레벨의 누군가가 나올 확률이 높다. 북한에서는 백두혈통이 아니고서는 정통성을 가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가 나와도 1년을 버티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김여정의 경우) 북한은 가부장적 사회고 여성의 리더십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기 때문에 김여정이 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 가능성은 낮지만 김평일이라는, 김정은의 삼촌이 된다. 이 사람이 등장하면 제법 (체재를)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당장은 버텨도 북한의 리더십 불안정이 굉장히 증폭될 가능성은 있다. 다만 북한의 급변이나 내부 불만을 한국과의 전쟁으로 이어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소규모 충돌은 일어날 수 있겠지만. 문제는 지금 문재인 정부의 능력과 이념으로 볼 때 북한의 혼란을 이용할 만한 의지나 태세가 전혀 없다고 본다. 잘 풀어 가면 통일까지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인데. 답은 우리 정치 리더십의 실력에 의해서 결정될 거다.

- 정치인으로서는 첫 발을 내딛게 됐다. 앞으로의 바람이나 포부, 국민에게 전할 말이 있나.

▲저는 완전한 정치인이라기보단 전문 관료와 정치인의 중간쯤 되는 위치라고 본다. 비례대표이기 때문에 지역구를 살필 필요가 없다. 저는 국민만 보면 된다. 국민 다수의 이익 그리고 안보다. 정치인으로서의 태도는 받아들이겠지만 저는 정치를 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문재인 정부가 이렇게 안 했으면 비례대표 신청 안 했을 거다. 지역구 제의도 몇 번 받았지만 다 사양했던 것은 정치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저는 당원이 아니었다. 정치인으로서의 포부는 별로 없다. 4년 동안 나라와 국민의 안전에 도움 되는 만큼 열심히 하겠다.
개인적으로 사회나 경제 문제가 감기라고 본다면 안보 문제는 암이라고 생각한다. 당장은 드러나지 않지만 서서히 망가지는 것이다. 특히 안보 문제는 대통령에게 너무 권한이 집중돼 있다. 일반인은 접근하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일반 국민을 대신해 안보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내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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