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한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바른사회운동연합 주최 '21대 국회, 어떻게 해야 하나' 토론회에 참석해 격려사를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04.24.  [뉴시스]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한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바른사회운동연합 주최 '21대 국회, 어떻게 해야 하나' 토론회에 참석해 격려사를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04.24. [뉴시스]

 

[일요서울]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24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토론회 ‘21대 국회, 어떻게 해야 하나’에 참석하면서 기자들에게 “통합당 상황이 나를 꼭 필요로 한다고 의견이 모아지면 힘든 일이지만 (비대위원장을) 해 보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앞서 김 전 위원장은 최근 심재철 미래통합당 당대표 권한대행으로부터 비대위원장을 맡아 달라는 요청을 받아 왔다. 심 권한대행은 지난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앞으로 (당이) 김종인 비대위 체제로 갈 것을 결정했다”며 “어제(21일) 하루 종일 20대 국회의원과 21대 당선자 142명에 대해 전수조사로 했다. 이들 중 140명 의견을 취합해 최종 수렴한 결과, 김종인 비대위가 다수”라고 전했다.

결국 김 전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했다. 이에 대해 기자들이 ‘어떤 마음으로 수락했느냐’고 질문하자 “(나는)자발적으로 (비대위원장을) 추구한 사람도 아니다. 당의 사정상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여러 생각을 한 끝에 결정한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그는 비대위원장 임기에 대해 “1년보다 짧을 수도 있다. 정해져 있는 게 아니다.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면 언제든 그만둘 것”이라며 “임기를 정확히 할 필요가 없다. 무엇 때문에 임기가 필요한가. 나는 통합당을 돕는 사람 입장이지 내가 거기서 추구할 게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지난 1940년 서울 관악구에서 초대 대법원장인 김병로의 손자로 태어난 그는 중앙고등학교를 거쳐 한국외국어대학교에 진학해 학업을 이었고 이후 조부 김병로의 비서 역할을 하면서 정계와 연을 맺었다.

조부가 세상을 떠난 후 독일 뮌스터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러다 1973년 귀국 후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교수가 됐다. 당시 서강대학교에 다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교수였던 김 전 장관의 강의를 수강하기도 했다. 그런 그는 박정희 정부에서 정책자문역할 등을 맡아 활동하기도 했다.

훗날 김 전 위원장은 자신의 저서를 통해 박정희 대통령에 대해 “역대 대통령 가운데 스스로 경제에 대한 분명한 인식을 갖고 있었던 유일한 대통령”이라며 지난 2016년 1월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전직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는 자리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오늘날 산업화를 성공적으로 이끈 공로만큼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 1981년에는 제11대, 12대 국회의원에 당선됐으며 1989년에는 국민은행 이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곧이어 보건사회부 장관과 청와대 경제수석,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그러던 지난 2004년 새천년민주당에 영입돼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의해 지난 2011년,,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됐고, 지난 2016년에는 더불어민주당에서 선거대책위원장과 비상대책위원장으로도 활동했다.

결국 지난달 26일, 한나라당에 이어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의 후신이기도 한 미래통합당에 합류해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당시 그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감과 함께 본인이 문재인 정부 탄생의 기틀을 마련했던 것에 대해 죄책감이 크다고 전했다.

그런 그가 다시금 미래한국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추대되는 모양새다. 당 안팎에서 이번 총선 패배의 책임론이 거론되고 있지만, 차기 대선까지 불과 22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김 전 위원장이 필요하다는 기류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위원장이 이미 비대위원장을 수락한 만큼, 앞으로 어떻게 활동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차기 대선을 바라보고 있는 미래통합당이 총선 패배의 책임을 어떻게 씻어 내고 쇄신에 성공할지 세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