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섬 평화랑 전시 ‘사물 채집’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코로나19 종식을 위한 ‘방역 의료진의 협업’과 ‘사회적 거리 유지’ 시민 참여로 확진자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가운데, 봄을 맞이하는 문화계 소식들이 줄을 잇는다.

지난 4월15일에 남이섬에서 개막한 업사이클링 전시 ‘사물 채집’은 버려진 사물과 쓰임 다한 물건이 어떻게 예술작품으로 승화 가능한지를 관객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설치미술가 엄아롱의 업사이클링 작품을 모아 선보이는 전시로 4월22일 지구의 날을 맞이해 환경문제 해소와 문제점 해결을 위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최근 복고와 실용이라는 ‘뉴트로’아이템으로 효용가치를 다한 물건이라도 디자인과 활용도를 더해 새로운 가치를 입히는 업사이클링 작업이 여러 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전시에서는 예술적 감각을 더한 실용적인 제품을 엿보는 기회가 될 예정이다. 

엄 작가의 어린 시절은 재개발로  여러 번 이사를 해야 했고 도시 속에서 안정되지 못한 삶의 연속이었다. 이러한 삶에도 일상적인 것과 낡고 버려지는 것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가져오면서 지속적인 작품 구현의 소재로 삼았다. 버려지는 일회용품, 생활 용품과 낡은 가구를 비롯해 인터넷에 떠돌던 오래된 사진들도 작품의 재료가 됐다.  

특히 과거 이동과 정착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적 약자가 겪는 현실 속 생존을 표현한 작품 ‘Move and Move’에서는 주춧돌과 스테인리스 스틸, 다양한 오브제로 뿌리 없는 식물을 표현했다. 버려진 가구와 인조 식물, 사다리, 거울, 작가가 직접 촬영한 영상으로 채운 작품 ‘히말라야’에서는 히말라야 등반을 위해 고민했던 효율적인 짐싸기와 이사를 하며 물건을 줄여 갔던 경험을 동일시해 표현했다. 제주의 해변에서 부표로 사용됐던 플라스틱 조각을 소원탑처럼 쌓아 올린 ‘바다에서 오는 것들로부터의 위로’는 깨끗한 제주 해변을 소망하는 마음을 담고 있다.

작가는 지구를 보존하고 환경을 살리려는 가치를 평범한 물건이 지닌 흔적으로 본인의 서사와 해석을 더해 예술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 물건을 쉽게 구입하고 소비해 버리는 현시대의 성향을 비판하면서 효용성과 예술성을 넘나드는 작품으로 관람객과 연결고리를 찾으려 했다.

더군다나 남이섬에서 흔히 보는 공작이 오브제로 등장하면서 작품속에 녹아내려는 시도가 엿보이는 작품도 기대해볼 수 있다. 

전시는 오는 8월9일까지 남이섬 평화랑에서 이어지며 남이섬을 찾는 누구나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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