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훈 [넷플릭스 제공]
이제훈 [넷플릭스 제공]

[일요서울 | 곽영미 기자] “배우로서의 인생을 살 수 있을 만한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끊임없이 묻고 있어요.”

영화 ‘사냥의 시간’으로 돌아온 배우 이제훈이 연기를 향한 끊임없는 열정을 내비쳤다. 지난달 28일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온라인 화상을 통해 진행된 인터뷰였지만, 그는 또 다른 형태의 소통에 만족해하며, 영화·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털어놨다.

이제훈은 “이번 작품을 하며 인생에서 어떤 선택을 하면 어떤 결과가 오는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며 “배우 인생을 살 자격에 대해 스스로 묻고 있는데 결과를 예단할 순 없지만 더 나은 방향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노력 중이다”고 생각을 전했다.

배우 이제훈에게 또 한 번 성찰의 시간을 갖게 한 작품 ‘사냥의 시간’은 영화 ‘파수꾼’으로 제32회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윤성현 감독의 신작이다. 이 작품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네 친구들과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이들의 숨 막히는 사냥의 시간을 담아낸 추격 스릴러다.

이제훈이 ‘사냥의 시간’을 택한 가장 큰 이유는 ‘윤성현 감독’이었다. 그는 “난 소통이 잘 될 수 있는 사람과 작품을 하는 걸 선호한다. 제작자 입장에서도 내가 어떤 부분을 고쳤으면 하는 바람 같은 게 있을 거다.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작품을 선택한다. 이번에는 ‘파수꾼’을 통해 작업을 해본 윤성현 감독의 작품이었기에 시나리오나 여러 상황 등에 대한 고려를 다 빼고 출연을 결정했다. ‘파수꾼’은 내 배우 인생에 뿌리를 내려준 작품이고, 그 당시 경험을 통해 윤 감독은 함께하면 좋고, 배우로서 성장하게 하는 감독이라는 걸 알기에 어떤 후회도 없을 것 같아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극 중 이제훈은 위험한 계획을 가장 먼저 설계하는 준석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준석은 희망 없는 도시에서 벗어나기 위해 친구들과 위험한 계획을 세우지만, 갑작스레 자신들의 목숨을 노리는 정체불명 킬러의 등장으로 살아남기 위해 도망치게 된다. 자신감에서 불안으로 바뀌어 가는 표정 연기와 함께 그는 이 작품에서 총격 액션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제훈 [넷플릭스 제공]
이제훈 [넷플릭스 제공]

“죽음을 눈앞에 둔 경험이 없으니 상상력을 극대화할 수밖에 없었어요. 한(박해수 분)이 내게 총을 겨누고 있을 때는 실제로 총알이 들어있고, 발사되는 순간 죽는다는 생각을 하며 연기했어요. 준석의 미숙함을 통해 총 혹은 무기가 주는 공포를 리얼하게 보여주고 싶었죠. 취기 어린 젊은이들이 총을 다룰 때의 공포감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2007년 영화 '밤은 그들만의 시간'으로 데뷔한 이제훈은 '파수꾼'으로 제32회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을 받았고, 영화 '건축학개론’, 드라마 ‘시그널’ 등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다양한 캐릭터로 대중과 만나온 그는 “앞으로도 맡고 싶은 역할이 많다”고 연기 욕심을 내비쳤다.

“이번 작품에서는 총격액션을 찍었는데 다음에는 맨몸 액션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호러 영화에서 귀신으로 나오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고요. 변호사나 의사 같은 전문직 캐릭터도 경험해보고 싶네요. 영화를 떼놓고는 내 인생을 논하기 힘들 정도로 영화가 좋아요. 배우뿐 아니라 영화 제작자로서도 영역을 넓혀보려 노력 중이니 많이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네요.”

이제훈은 이번 영화를 개봉하는 과정에서 낯선 경험을 했다. 당초 영화관 개봉 예정이던 작품이 코로나19 여파로 상영이 어려워졌고, 진통 끝에 넷플릭스를 통해 190여 개 국에서 오픈됐기 때문이다.

관련해 이제훈은 “개봉이 연기돼 당황스러웠지만, 내가 좋아하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수 있어 기분이 좋았다”며 “극장 개봉 때보다 주변 사람들에게서 더 많은 연락을 받았다. ‘고생 많았다’나 ‘긴장됐다’는 반응이 제일 많았는데 서스펜스를 잘 즐겨준 것 같아서 감사한 마음이다. 여러 면에서 ‘사냥의 시간’ 넷플릭스 공개는 내게 놀랍고 신기한 경험이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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