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윤사랑 기자] 415 총선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막을 내리면서 이제는 거대 여당을 이끌 21대 국회 첫 원내 사령탑이 누가 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민심은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이 180석을 획득할 수 있도록 압도적 지지를 보내줬다. 이제는 민주당이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민심은 민주당에 혹독한 심판을 가할 것이다. 임기 1년의 새 원내 사령탑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정책적 역량과 정무 능력이 요구된다. ‘거대 여당을 자중지란 없이 안정적으로 이끌고 청와대 및 정부와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후반기 국정운영 과제에서 성과를 내야만 한다. 또 야당과의 협치협상력도 보여야 한다. 거대 여당 의원들이 새 원내 사령탑으로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 아직은 오리무중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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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퍼여당 김태년, 전해철, 정성호 3파전 불붙어
-‘초선 68명 표심 향방, 친문 표 분산승패 가를 듯

이번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 후보들은 투표에 앞서 오는 6일 초선 당선인들을 대상으로 공약을 발표할 수 있는 합동 연설회를 갖게 된다. 경선은 하루 뒤인 7일 열린다.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에는 1, 2위 간 결선투표를 실시한다. 민주당의 비례대표 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당선자들은 경선이 합당 전에 이뤄지면서 투표에 참여할 수 없게 됐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김태년(21대 기준 4, 경기 성남시수정구)전해철(3, 경기 안산시상록구갑)정성호(4, 경기 양주시) 의원(기호순) 3파전으로 치러진다.

친문에서는 김태년, 전해철 의원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김 의원은 친문이면서도 이해찬 대표와 가까운 당권파이며 정책위의장과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다. 지난 2018825일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된 이해찬 대표는 20175월부터 당 정책위의장을 맡아온 김 의원을 유임시키며 신뢰감을 표출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민정수석을 지낸 전 의원은 참여정부 청와대·문재인 캠프 출신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전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으로 불리는 ‘3(양정철·이호철·전해철)’ 중 한명이기도 하다.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을 지낸 정성호 의원은 계파색이 옅은 비문 성향으로 평가 받는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가깝기도 하다.

최대 변수는 초선 표심친문 표 분산, 李心

이번 원내대표 경선의 최대 변수는 초선의 표심과 친문 표 분산을 꼽을 수 있다. 투표권이 있는 지역구 당선자 163명 가운데 초선은 68명이다. 재선 이상의 의원들은 어느 정도 성향 파악이 가능하지만 초선 당선자들은 속내를 명확히 알 수 없어 후보자들은 초선을 집중 공략 대상으로 삼고 있다.

민주당의 최대 계파인 친문이 두 명의 후보 가운데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1차 투표에서 당선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 과정에서 전해철 의원과 극심한 갈등을 겪었던 이재명계가 김태년 의원에게 표를 던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또 친문 세력이 친문 독식에 대한 부담을 피해 가기 위해 친문 직계인 전 의원이 아닌 김태년 의원에게 전략적 투표를 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진보·개혁 성향의 의원 모임 더좋은미래(더미래)와 고() 김근태 전 의원을 뿌리로 하는 재야 운동권 출신 중심의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표심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1대 국회 당선자 기준으로 민평련 소속은 27, 더미래는 20여명이다. 일부 의원들은 두 모임을 중복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20대 국회 마지막 원내대표인 이인영 원내대표는 정치적 기반인 민평련과 더미래의 전폭적 지지를 등에 업고 원내 사령탑 자리에 오른 바 있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는 두 모임 소속의 의원이 후보로 출마하지 않아 표의 결집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더미래 소속으로는 박완주·박홍근 의원이 한때 출마를 검토했으나 이번에는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며 불출마 뜻을 밝혔다.

이와 함께 대선주자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이심’(李心, 이낙연의 마음)도 판세에 막강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꼽힌다. 이 전 총리는 공개적으로 특정 후보를 밀지 않고 중립을 지키고 있지만 후보자들은 모두 그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 전 총리가 이번 총선에서 후원회장을 맡아준 강훈식·소병철·이탄희 등 22명 당선자들 표심의 향방도 승패를 가르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해찬 사단 김태년 재도전, ‘49+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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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 뉴시스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에서 고배를 마시고 재도전하는 김태년 의원은 지난달 28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일하는 국회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일하는 국회로 문재인 정권의 성공을 이끌겠다일꾼 원내대표를 내세우고 있다. 김 의원은 자신의 강점에 대해 문재인정부의 첫 정책위 의장으로서, 문재인정부 초기 다소 어수선했던 당정청 관계를 정리해본 경험이 있다고 강조하며 당정청 협력시스템을 한 차원 더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윤호중 사무총장이 최종 불출마를 결정하면서 당내 당권파표가 김 의원에게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김 의원은 지난해 5월 원내대표 경선에서는 1차 투표에서 총투표수 125표 가운데 37표를 얻었고 결선투표에서는 49표를 획득했었다. 당권파가 이번 총선 공천을 주도했기 때문에 공천을 받아 당선된 초선 68명이 당권파에 우호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권파인 김 의원이 초선 당선자들의 표심을 끌어오는데 유리할 수도 있다.

김 의원은 지난달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저는 친문, 비문, 이렇게 구분하는 것에 대해서는 별로 동의하지 않는다. 그 구분은 과거의 문법에 가두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그런 세력보다는 의원들께서 누가 더 일 잘하고, 누가 더 성과를 낼 것인가 판단하고 선택하시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친문 등에 업은 전해철, ‘30+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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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해철, 뉴시스

친문 직계 전해철 의원은 지난달 28일 출마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모든 분들이 친문이기 때문에 친문과 비문을 구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면서도 자신이 당정청 소통을 가장 잘할 수 있는 후보라고 강조했다. 전 의원은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당이 청와대, 정부와 일체감을 가지고 긴밀하게 소통하며, 긴급한 현안에 대해 즉시 협력해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신뢰를 기반으로 청와대와 소통하며 일로써 확실한 성과를 낼 수 있는 원내대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해철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두 차례 대선 조직에서 주요 역할을 한 기존 친문 직계의 지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30여명으로 추산되는 친문 직계는 정권 초기 부엉이 모임을 주도했으며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에서는 이인영 원내대표를 지지했다. 만약 이 원내대표가 전 의원을 지지할 경우 각각 30여명이 소속돼 있는 더미래와 민평련의 표심도 전 의원에게 기울 가능성이 있다.

21대 국회 입성에 성공한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 등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18명도 전 의원의 우군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 의원은 기자들에게 판세는 아직은 잘 모르겠다“(예결위 간사를 맡고 있어) 2차 추경 처리 때문에 굉장히 힘들었는데 추경이 통과되고 나면 자유스러운 위치가 되니까 이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한 분이라도 더 만나는 것이다. 특히 초선 당선자분들을 더 찾아뵙고 얘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지려고 한다고 밝혔다.

친이재명, 정성호 ‘34+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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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호, 뉴시스

이재명 경기지사와 가까운 정성호 의원은 지난달 27일 출마 회견에서 무계파’ ‘경험 많은 합리적 실용주의자라는 점을 강점으로 부각시켰다. 정 의원은 저는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에 야당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아 3건의 국정조사(진주의료원, 국정원 불법 대선개입, 개인정보 유출)2건의 조사청문회(가계부채, 가습기 피해)를 협상을 통해 관철시켰다사심 없고 계파 없고, 경험 많은 합리적 실용주의자 원내대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비문인 노웅래 의원이 지난해 5월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해 얻었던 표를 최소치로 ‘+α를 얻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노 의원은 당시 1차 투표에서 34(전체 125)를 얻은 바 있다. 아직 계파 성향이 뚜렷하지 않은 초선 68명 가운데 상당수가 정 의원에게 표를 던질 가능성도 있다.

정 의원은 지난달 30BBS 라디오 이상휘의 아침저널인터뷰에서 계파색이 없어서 불리할 것 같다는 지적에 저를 일부에서 자꾸 비문이다 비주류다, 이야기 하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고 본다지금 긴박한 위기 상황에서 야당과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대화 관계를 원만하게 이끌어갈 수 있는 리더십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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