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진 대표
김대진 대표

180석 거대 여당이 탄생했고, 대통령에 대한 국정평가도 60%를 웃도는 상황이나, 여당 관계자들과 여당 지지층에게는 왠지 모를 불안감이 남아 있다. 

영남과 호남 지역의 경우, 지역주의가 강화되는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다소 그 결과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기는 했다. 그러나 수도권의 경우, 선거 직전까지도 선거 결과를 속단하기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개표방송에서도 엎치락 뒤치락을 거듭하는 지역이 많아,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물론 선거 결과는 180석 대 103석, 수도권은 103석 대 16석이란 명료한 결과를 내놨지만, 그 속에는 득표율이라는 함정이 숨어 있었다. 

서울, 경기, 인천의 수도권 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얻은 득표수를 합산해 보면, 더불어민주당은 7,712,531표(53.7%), 미래통합당은 5,924,987표(41.2%)로 나타난다. 이때, 두 정당 간 득표 차는 1,787,544표, 비율로 따지면 약 12.4%p 차이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수도권 지역 의석 점유율이 더불어민주당 85.1%(103석), 미래통합당 13.2%(16석)인 것과 비교해 본다면, 그 차이가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야권 후보를 선택한 유권자의 표심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반증이며, 이것이 결국 민주당과 민주당 지지층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인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비례대표 정당 투표에서도 나타났다. 민주당계인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의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의 득표수는 5,581,753표(39.9%), 미래한국당 득표수는 4,483,492표(32.1%)로 나타나 차이는 1,098,261표, 약 7.9%p차에 지나지 않았다. 결국 실제 두 정당 지지층의 크기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았단 것이다.

만약 이번 선거에서 정당 득표율과 의석수를 일치시키는 독일식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적용되었다면, 두 당의 의석 차는 훨씬 더 줄어들었을 것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 그토록 반대했던 미래통합당 입장에선 선거가 다 끝난 이후 도리어 찬성했어야할 이유를 찾아버린 것이니 참으로 알 것 같다가도 모를 일이다.

차기 대선 정국은 내년 3월부터 시작될 것으로 관측된다. 물론 대선 전초전이라 불린 종로구 선거에서 이낙연 후보가 황교안 후보를 58.4% 대 40.0%로 승리했다고는 하나, 현재 유권자들의 표심과 성향에 대한 분석은 충분히 해 놓을 필요가 있다. 당장 코로나19가 끝난 뒤 닥쳐올 세계 경제 불황과 현재 그 행방이 묘연한 김정은 위원장까지 현재의 표심이 유지되기엔 변수가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14대 대선에서 김영삼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15대를 거쳐 19대까지 진보정당과 보수정당이 서로 번갈아가며, 10년씩 집권하고 있다. 대선은 2년 남았지만, 향후 7년을 결정할 두뇌싸움이 이제 곧 시작될 예정이다. 이번에도 그 공식이 유지될지 또는 누군가에 의해 깨지게 될지, 차기 대선 주자들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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