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팀]

 

참깨를 천 번 굴릴 것인가? 호박을 한 번 굴릴 것인가? 창업을 해서 돈을 벌고 싶은 욕구는 동일하지만 돈 버는 방식은 사람마다 많이 다르다. 어떤 사람은 확률은 낮지만 큰 거 한 방을 노리며 분주히 다닌다. 또 다른 사람은 안전 제일주의를 외치고 돌다리를 두들기며 건너듯이 안전한 사업을 원한다. 창업자의 성향에 따라서 돈을 버는 방식, 선호하는 업종이 달라진다. 만일 1500원짜리 커피를 하루에 400~500잔씩 팔아서 1일 매출 80만원씩 버는 사업은 죽어도 못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판매 단가가 높은 사업을 택하도록 한다.

고단가 업종의 장점은 고객 수가 적어도 높은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많은 고객을 응대하지 않아도 되므로 사업운영에 따른 피로도가 낮고 인건비가 적게 들어 워라밸이 가능하다. 서비스 가격이 높은 개인서비스업 중 가정을 대상으로 하는 개인서비스업에는 고단가 사업이 많다. 실내 환경 개선사업이나 정리 정돈 비즈니스, 포장이사 대행업 등은 1회 서비스비용이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100만원이 넘는다. 미세먼지 등으로 실내 환경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실내의 유해화학 물질이나 세균을 제거해 주는 실내환경개선 사업도 그 중에 하나다.

이 분야의 대표 브랜드인 반딧불이의 경우 오존장비를 이용해 오존의 산화력으로 실내의 오염된 공기나 세균을 없애주고 인체에 유해한 화학적 성분을 제거해주는 서비스 기업이다. 대표적인 상품은 새집증후군인데 시공가는 1㎡당 8500원선이다. 평당 2만8000원꼴이다. 30평대 주택은 84만 원, 40평대 시공비는 100만 원이 넘는다. 월 1000만 원대 매출을 위해서는 숫자상으로는 10건~15건 정도 시공을 하면 된다. 일하는 시간도 많지 않아 하루 7~8시간씩 한 달에 20일 정도 일한다. 물론 가맹점에 따라 주말에도 일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워라밸 라이프를 병행하기 쉽다. ‘스테라피’의 경우 오존이 아닌 공간멸균기술로 시공을 하는 게 특징이다. 병원 중환자실 등을 대상으로 하던 서비스를 일반 가정과 사무실 환경에 접목했다. 스테라피와 반딧불이 외에도 ㈜블루에코와 하나크린, 에어리스, 벨킨스 등 다양한 기업들이 실내환경 개선 서비스를 제공한다. 개인서비스업 분야, 소자본 무점포로 창업 가능하다.

포장이사 대행업은 새집증후군서비스와 짝을 이룬다. 이사하거나 새집에 입주할 때 두 서비스를 모두 이용하기 때문이다. 포장이사 대행업은 아파트 평형, 이사물량에 따라서 서비스료가 달라지지만 보통 80만 원에서 100만 원대다. 이 분야의 국내 대표 브랜드인 KGB물류그룹은 다양한 이사서비스업 창업 모델을 갖고 있다. KGB 가맹점은 독립된 개인사업자로 5톤 차량을 이용해 서비스를 한다. 투자비는 차량 구매, 관련 면허 획득비에 따라서 적게는 1억 원 많게는 수억 원대가 든다. 이사 차량을 구매하느냐 렌털하느냐, 이사 차량을 몇 대 갖추느냐에 따라 투자비가 달라진다. ‘YES2404’, ‘YES2424’는 지입차 형태로 가맹본사의 고객 알선을 받아서 사업을 운영하므로 훨씬 적은 자금으로 창업이 가능하다. 역시 차량을 직접 구매하느냐 할부 구매이냐에 따라서 투자비가 달라진다. KGB 가맹점은 자체 사무실을 갖추지만 YES2404와 YES2424는 차량만 준비하면 무점포로 사업할 수 있다.

용역서비스와 전문성을 결합한 고단가 서비스업 중에 하나가 정리정돈 서비스다. 청소 서비스와 달리 집안 가구와 물건을 보기 좋고 편리하게 정리하고 수납해 주는 일을 한다. 정리정돈 교육을 받은 정리정돈 컨설턴트들이 개인적으로 혹은 회사에 소속되어 활동한다. 서비스의 가격은 업체마다 상이한데 보통 부분정리정돈의 경우 20만 원부터 시작된다. 2인 1조로 활동하며 5시간이 기본 작업 시간이다.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덤인’ 외에 ‘정희숙의 똑똑한 정리’, ‘포홈’, ‘닥터홈케어’와 같은 회사들이 있다. 애견 관련 서비스업 역시 대표적인 고단가 사업이 많다. 애견미용이 대표적이다. 그밖에 애견목욕, 애견프리미엄 간식 사업, 애견 팻시터, 프리미엄 애견용품사업 등이 있다.

소비 회전 느리지만
충성고객 확보에 유리

판매업종에도 고단가 사업이 많다. 맞춤양복점이나 고가의 브랜드 의류 판매품, 건강식품 전문점 등은 상대적으로 판매 단가가 높다. 객단가가 높은 사업은 소비 회전이 느린 상품이 많은 대신 특정 고객층을 상대하므로 제품에 만족할 경우 충성고객 확보에 유리하다는 게 장점이다. 맞춤양복전문점이 대표적이다. 기성복 가격에 맞춤 양복을 제공하는 코디테일러 샵인 ‘카르마’는 맞춤 제작은 외주를 주고 사업자는 코디와 머천다이징 역량으로 제품을 사입해 고객의 체형에 맞게 체촌하기만 하면 돼 운영이 간편하다.

가격은 한 벌에 30만 원선. ‘포튼가먼트’는 30여 개의 국내외 가맹점을 운영하는 맞춤정장 브랜드다. 모든 제품은 하청 방식이 아닌 직영 작업실에서 제작된다.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 수트와 다양한 예복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맞춤정장점인 ‘오델로’는 서울 경기 지역에 13개의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다. 100% 예약제로 운영하며 1시간에 고객 한 명만 응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압구정 본사의 자체 공장에서 제작한다.

‘미래수트’ 맞춤정장은 서울 동작점과 관악점 두 군데서 운영 중이다. 100% 핸드메이드 제품이며 원단과 디자인 모두 고객이 직접 고를 수 있다. 건강식품점중 ‘정관장’ 등은 식품사업으로 객단가가 높은 대표적인 사업이다. 건강식품점은 손님이 많지 않아도 높은 객단가 덕분에 판매자 1인이 운영할 수 있다. 핸드 메이드 제품 중에는 저가 제품도 있지만 마스터급 작가의 경우 작품 하나당 10만~100만 원대인 경우도 많아 고단가형 사업에 속한다.

삼계탕 전문점
‘대표적 매스티지’ 고단가 외식업

외식업에서는 전문외식·비즈니스용 외식업에 고단가 음식점 많아 커피 한 잔에 1000원인 매장부터 1인분 가격이 5만~7만 원을 훌쩍 넘는 한정식까지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삼계탕 전문점은 매스티지(대중(mass)+명품(이라는 뜻으로 가격은 명품에 비해 싸지만 품질 면에서 명품에 근접한 상품을 지칭) 한 고단가 외식업이다. 1호점을 오픈한 지 올해로 30년이 되는 삼계탕 프랜차이즈 지호한방삼계탕의 경우 테이블 단가가 3만~5만 원대다.

1인분 가격이 1만5000원대이므로 원가율은 다른 음식점과 비슷하게 40%대 초반이지만, 실제 한 그릇당 순수익은 9000원이 넘는다. 서울 강남에 있는 한정식전문점 ‘고운님’의 경우 프리미엄 원재료를 사용하는 남도한정식으로 유명한데 1인당 객단가가 적게는 5만 원 많게는 10만 원이 넘는다. 4명이 가면 테이블당 30만~40만 원 이상 나오는 경우가 많다. 외식업의 경우 주로 비즈니스 레스토랑과 전문외식업에 고단가 업종이 많다. 주류원가가 동일하게 50%라고 하더라도 3000원짜리 막걸리 한 병 팔면 1500원이 남지만 3만 원짜리 와인을 팔면 1만5000원이 남는다. 따라서 원가율만 놓고 볼 게 아니라 객단가가 높으면 절대적으로 남는 액수가 커진다.

업종 특성에 따라서 차이는 있지만, 객단가가 높은 사업의 경우 상대적으로 편하게 일하고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판매가가 높으니 이익률도 높은 건 당연하다. 반면 가격이 비싸질수록 고객층은 줄어들고 소비회전은 낮아지기 때문에 영업 이슈가 늘 따라다닌다. 이는 마케팅과 영업력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이경희. 부자비즈 운영자. K프랜차이즈 리더과정 주임교수,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프로슈머전략가이자 마케팅 트렌드 창업 프랜차이즈 컨설턴트. 저서로 ‘이경희 소장의 2020창업트렌드’, ‘CEO의탄생’, ‘내사업을 한다는 것’ 등이 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네이버 등에서 '부자비즈'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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